나의 이야기

봄 농사일이 시작되었다.

백수.白水 2017. 4. 9. 21:13

말 그대로.. 세월은 고고씽!

청명과 한식·식목일이 낀 4월 상순의 첫 주가 한순간인 듯 이렇게 휘딱 지나가고 있다.

극심한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일까?

잔인한 4월이 시작되면서부터 우리부부 똑 같이 감기몸살을 앓고 있다.

나도 컨디션이 엉망이지만 자리에 눕지 않고 하루하루 나무를 심고 밭일을 하면서 잘 버티고 있는데 호흡기가 약한 아내가 문제다.

잠잘 때 호흡곤란증세를 보여 병원에 갔더니 급성천식기가 왔다고...

3일간 입원치료 후 퇴원했지만 아직도 완쾌되지 않아 골골거리며 힘겨워한다.

 

날이야 늘 뿌옇지만 기온이 오르고 봄꽃들은 화사하게 흐드러졌다.

한 뙈기 땅이 있으니 때에 맞춰 농사일을 해야 하는 것이 농사꾼의 소임 아니겠는가.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면 좀 편하지만 혼자서라도 해야만 하는 나의 ()이다.




출입통로에 깔아놓은 자갈은 거의가 밭을 고를 때 나온 잔돌들이다.

맨땅은 아무리 단단하게 다졌다하더라도 비가 내리면 진창이 되고 말지만 

자갈을 깔고 다지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진다.

 

자갈까는 작업을 하면서 옛날 간선도로인 신작로가 생각난다.

동네마다 집집마다 신작로에 자갈을 깔아야 하는 책임구간이 있었다.

관에서 지시가 떨어지면 먼 강에서 우마차나 지게로 자갈을 실어다가 도로 가에 무더기로 쌓아두었다가,

어느 시기 신작로에 펴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모두들 나가서 펴야하고, 다시 긁어모으라면 모으고...

긁어모았다가 펴기를 반복해야하는 국민이 부담해야하는 공력, 곧 부역이었다.

 

여기 출입통로(길이24m × 5m)는 면적이 36평쯤 된다.

이곳을 20cm두께의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하려고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젊은 굴착기기사의 조언을 듣고 이렇게 친환경상태로 사용하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겨울에 눈치기가 지랄인데, 지랄이면 지랄인대로 눈을 치지 않고 겨울을 나면 그만이다.

그래서 화단아래쪽에 눈삽을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폭 50cm의 맨 땅 길을 만들게 되었다.

2년쯤 지나면 정원의 잔디가 뻗어 내려와서 잔디길이 될 것이다.

눈이 오면 잔디길만 눈을 치워 보행로로 삼고

자동차는 도로 가까이에 주차해뒀다가 쏙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공력을 많이 들이고 있는 정원이다.

사진으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아로니아 7, 감나무 1, 사과대추 1, 미니사과 1, 왕개암나무 1주 등의 과일나무를 심었으니 금년부터 열매가 열리기 시작할 테고...

국화, 수선화, 꽃잔디, 돌단풍 등의 꽃나무를 심었다.

생각나는 대로 천천히 가꿔나가야 할 자리이다.



블루베리 15주를 심은 둔덕 뒤로 아랫집과의 경계에 황금측백을 심었다.



퇴비비료를 펴고, 트랙터가 로터리를 치고,

이랑을 만드는 작업은 관리기로 골을 타면 간단하지만,

돌을 추려내기 위해서 내가 일일이 삽으로 했다.

이랑의 방향은 배수와 채광을 가장 우선시하여 결정했다.




포트에 파종작업을 했다.

모종으로 사는 것보다 집에서 모를 기르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비닐하우스 안은 후끈후끈, 온도 수분 공기가 발아의 3대 조건이다.



우선 땅콩, 울타리콩, 작두콩, 옥수수를 파종했다.

얼마나 걸릴지? 잘 모르겠다.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