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초여름 용봉산 산보(散步)와 밭농사 근황

백수.白水 2017. 6. 3. 06:24

경기남부와 충남서부지역의 가뭄이 심각하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경 가뭄심각단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비 소식은 없고 하늘만 쳐다보며 기우(祈雨)하는 수밖에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우리 마을은 자체적으로 간이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벌써 며칠 전부터 물을 아껴 써달라는 이장의 방송이 있었다.

고지대에 가끔씩 물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하니 수돗물로 정원이나 밭에 물을 주지 말라는 당부다.

 

서로 아껴 쓰는 방법밖에는 없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주방에서 하던 설거지와 채소 씻는 일을 밖의 수돗가에서 하고

세탁도 가급적 밖에서 손빨래로 하면서 여기서 나오는 허드렛물을 모아 채소와 나무에 주며 밭 가뭄을 버텨내고 있다.

허드렛물로 버려지는 물이 생각이상으로 많음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열 번 물을 주는 것보다 비 한 번 맞는 것이 훨씬 났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가 비료라는 것을...

비를 맞아야 초목과 작물들이 쑥쑥 자라게 된다.

화요일 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하니 기대해보자.


내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가뭄과 미세먼지는 상관관계가 없고,

그렇다고 어제부터 가동중단에 들어간 석탄 화력발전소의 영향도 아닐 테지만

요즈음 맑고 깨끗한 날들이 계속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될 수 있으면 일주일에 화 목요일 이틀은 탁구를 치고, 좋은 날을 골라서 하루는 산보를 한다.



용봉(둔리)저수지에서 1km- 가루실고개 -1.3km- 용바위를 돌아오는 왕복4.6km의 짧고 편안한 코스를 3시간정도 소요(逍遙)했다.

용바위에서 병풍바위를 거쳐 용봉사로 내려가려면 0.7km이며,

용바위에서 악귀봉을 지나 용봉산 최고봉까지 1.2km에 불과하므로 용봉저수지에서 용봉산정상까지 왕복7.6km를 걷는다 해도 큰 무리는 아닐듯하다.



소위 말하는 우리밀이 누렇게 잘 익어 색깔 고운 지금이 수확기다.

가루실마을에 들어서니 흔히 보기 어려운 옛 추억속의 밀밭과 보리밭을 구경하게 된다.

이웃마을에서도 보리와 밀을 계약재배하는데 지금은 옛 시절처럼 보리수확 후 후작으로 벼를 재배하는 이모작농은 찾기 힘들다.



앞에 보이는 긴 수염의 이삭 몇 개는 보리이고 나머지는 모두 밀이다.



용봉산에서 수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넘는 고개 중에서 가장 낮은 가루실고개다.

내포신도시(충남도청)에서 가루실고개를 넘어 둔리(저수지)에 이르고, 수덕사와 덕숭산으로 갈 수 있다.



팥배나무 열매.



저수지 위 높은 봉우리가 수덕산정상이고, 멀리 가야산정상과 원효봉이 보인다.



내포신도시와 중앙의 충남도청



기암



신도시가 정착되려면 한참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



수암산너머로 삽교와 덕산의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용봉산 용바위



용바위에서 바라다 보이는 용봉산의 악귀봉과 최고봉.



홍성시내너머로 멀리 보이는 충남에서 세 번째로 높은 오서산(790.7m)이다.



사진 가운데 봉곳하게 솟은 봉수산(483m), 백제부흥군의 최후거점이었던 임존성이 자리한다.



다른 방향에서 본 용바위.





소쿠리를 엮는 재료로 쓰였던 댕댕이덩굴



초여름하늘이 참 청량해 보인다.



황금색으로 물든 밀밭과 보리밭.



다 늦게 솟아오른 고사리.



앞마당의 잔디가 가뭄 속에서도 강한 번식력을 보이며 번져나간다.

씨가 맺히는 시기에 깎아주어야 뿌리가 잘 뻗는다고 하여 33만원에 예초기를 구입하여 택배로 배달된 예초기를 스스로 조립하여 생애 처음으로 제초작업을 했다.




열심히 물을 준 덕분에 상추가 소담스레 자랐다.



옥수수가 제법 자랐고



땅콩과 고구마 등 밭작물들이 제자리를 잡았다.



토마토가 열리고



감자를 캐보니 먹을 만큼 알이 굵어졌다. 엊그제 시식.



산에서 캐다 심은 취나물이 자리를 잘 잡았고



씨로 뿌린 것도 느지막이 싹을 틔우더니 제대로 잘 크고 있다.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곳에는 울타리콩을 올리고 있다.



비닐하우스에 참외와 오이를 심었다.

장마피해를 보지 않을 테니 노지보다도 훨씬 오랫동안 따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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