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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나오는 고속도로

백수.白水 2017. 11. 8. 19:30

 

2008년도에 녹음된 영상을 끌어온 것인데 지금은 노면이 마모되어 이런 정도로 분명한 소리가 나지는 않고,

12초라는 시간은 비슷하게 경쾌한 음악이 나온다. 내가 12월 중순 인천공항에 갈일이 있는데 녹음을 시도해봐야겠다.

 

 

 

 

 

 

 

지난1018, 내포신도시버스정류장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던 길에서 경험한 일이다.

버스는 서해고속도로(15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안산JC를 지난 다음 조남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100번 도로)로 노선을 바꾼다.

조남JC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JC는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도리JC가 된다.

내가 정확한 지점을 특정하지 못하겠는데, 하여튼 조남JC에서 도리JC로 향하던 중 바퀴마찰음이 어느 지점에선가부터 늘 듣던 그런 소리가 아니라 잠시 동안이지만 첼로를 켜는 듯 경쾌한 선율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예전에도 경기지방으로 올라가는 길뿐만이 아니라 내려오는 길에서도 몇 차례 경험한 일이라서 참 희한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매번 그때뿐이고 바로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감흥이 꽤 오래 이어졌고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아내와 여러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동차바퀴가 도로를 만나 스치게 되면 그 접촉면에서는 필연적으로 마찰음이 일어나게 되어있는데...

대개 시끄럽고, 둔탁하고, 깨지는 소리가 나기 마련이지만, 받아들이는 도로의 결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소리, 아름다운소리도 나는 것이구나.

 

사람의 일도 이와 같은 이치가 아니겠는가.

내가 상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인간관계가 결정된다는 것,

사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결을 가진 사람도 많다.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은 누구든 지문처럼 저마다의 목리문(木理紋)을 새기며 인생을 살아간다.

2014. 1월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다시 올린다.

 

 

가실보다 표준말인 가을의 어감이 더 아름답지만,

 

마실이 정겨운데 누가 마을 간다고 표준말을 쓰니 영 어색하다.

 

지난가을 고샅굴착공사를 할 때

 

이리저리 내두르던 포크레인의 앞발에 채여 자두나무가 크게 다쳤다.

 

몇날 며칠 심하게 일그러진 생채기에서 맑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무정세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생인손의 고통,

 

저 혼자 몸부림을 치며 얼마나 속울음을 울었을까.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

 

눈물방울 상처에 내려앉아 종유석처럼 굳어 하얀 딱지가 되었다.

 

화해를 하겠다면서 굳이 상처를 헤집고 지난 자잘못을 논하지 마라.

 

속으로 참아내는, 그 세월이 약이다.

 

 

 

보드라운 손보다 뚝살 박혀 거치러진 손이 더 예쁘고

 

쭉쭉빵빵 매끈한 것보다는 참고 견뎌낸 흔적이 더욱 아름답다.

 

흉측하다고 욕하지 마라.

 

상처에 배어난 송진이 굳어 옹이가 생기고 관솔이 된다.

 

관솔은 어두운 밤을 밝히고, 평범한 무늬목보다 옹이 들어찬 목리문(木理文)을 더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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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퍼온 글임.

 

[위치] 도리분기점 조남분기점 판교방향4차선도로(도리JC를 살짝 지나서 산등성이를 끼고 우측으로 살짝 커브길) 행정구역상 시흥시논곡동 / 목감동근처로 옆에 물왕저수지가 있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방향103.2km지점(경기도 시흥시 금이동부근)4차로(화물차로) 345m구간에 가로방향 홈파기(그루빙)을 시공하여 노래하는 고속도로를 만든 것이다.

 

이 지점을 시속100km로 달리기만하면 고속도로가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노래는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라는 동요 비행기이다.

 

사람이 지날 때마다 노래가 나오는데, 제한속도인 시속100km가 넘으면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속도가 줄면 박자가 느려진다.

 

원리는, 고속도로노면에 횡()방향 홈파기(그루빙)를 하여 홈과 홈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고, 주행 시 타이어의 진동음을 음원으로 변화시켜 타이어와 노면과의 마찰음을 노래로 바꾼 것이다.

 

즉 그루빙의 간격에 따라서는 음의 높이가, 폭에 따라서는 음의 량이, 그루빙의 개수(홈의 설치길이)에 따라서는 음의 길이가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너비2.4cm의 홈을 10.6cm의 간격으로 파놓으면 차량이 지날 때 기본음 소리가 나온다.

9.5cm, ‘8.4cm로 홈 간격이 짧아진다.

홈이 도로위에서 실로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자는 홈이 설치되는 길이로 조정하는데, ‘음을 내는 홈을 차량진행방향으로 20m까지 쭉 늘어놓으면 0.72초 동안 음계가 이어지고, 이것이 한 박자()의 효과를 낸다.

10m를 늘어놓으면 반 박자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노래의 길이에 따라서 도로시설의 길이도 달라지는데,

이곳은 비행기노래1절 길이에 맞춘 345m로 약12초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