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집의 봄맞이

백수.白水 2018. 4. 3. 21:44


우리 아랫집에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바람에 전망이 툭 트였는데 언제부터 토목과 주택건축이 시작되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공사판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그동안 미뤄놓았던 개울 쪽의 석축을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인 요새가 길이나 계곡사방공사를 하고, 집주변이나 농경지를 손보고, 가축분뇨를 논밭에 펴는 일 등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거꾸로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굴삭기와 석공을 구하기가 제일 어려운 때이고...

 

어떤 일을 작심하면 후닥닥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일사천리로 진행하다가 자주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이번에도 급하게 서두르다가 잘못 연결된 엉뚱한 사람에게 홀려 까딱 잘못했으면 170만 원이나 바가지 쓸 뻔했다.

 

이래 저래하자고 구두로 계약을 한 후 헤어지고 나서 곰곰이 따져보니 이건 아닌데...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한 번한 약속을 잘 뒤집지 못하는지라 한참을 고심하다가 한 시간쯤 후에 조건이 맞지 않아서(당연이 금액문제다) 못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랬더니 그사이에 이미 사람도 구하고 돌도 주문해 놓았는데 그러면 되느냐고 언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구관이 명관, 집질 때부터 우리집일을 했던...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다는... 동네석공한테 사정을 해서 축대를 쌓게 되었다.



미리 돌을 받아놔야 해서 15톤 덤프트럭으로 3차를 받았다. 석산(石山)과의 거리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나는데 가까운 곳이라서 대당 60만원.



개울 쪽 20m와 펜션 쪽 축대 8m로 도합 28m. 요즘 굴삭기는 하루에 보통50만원, 좀 더 큰 굴삭기는 60만원도 한다.



석공 노임은 하루에 25만원



밭이 10여 평 넓어진 듯하다.



밭 흙도 좋은 걸로 2차 받아서 깔았다.



내가 구상했던 대로 배수관도 몇 개 붙었다.



완숙된 닭똥(계분, 鷄糞)을 받아 쌓아놓고 수시로 조금씩 사용할 요량이다.



축대 끝에서 가깝게 2m간격으로 울타리대신 황금측백나무를 심어 경계표시를 했다.



축대에서 1m쯤 안쪽으로 약 4m간격으로 과일나무를 옮겨 심었다. 단감나무, 감나무(대봉), 복숭아나무, 대왕대추, 살구나무, 매실나무, 미니사과 등을 과일나무를 옮겨 심었다.

내일 홍성산림조합에서 자두나무와 복숭아, (대봉)을 추가로 사다가 심을 것이다.

 

황금측백나무와 나무사이에는 머위를 캐다가 심었는데, 앞으로 황금측백나무 줄과 과일나무 줄 사이의 공간에는 방풍과 부지깽이나물, 향채인 고수 등을 기를 생각이고.



그동안 집 앞마당 잔디밭 끝의 블루베리를 심어놓은 곳에 파란색차광막을 덮었더니 미관을 해치기에 이번에 모두 걷어내고 깨끗하게 정리했다.



옆집의 밭의 너저분한 것들을 가리기 위해서 담장대신 축대를 따라 측백나무를 심었다. 몇 년 자라면 바람에 날려 오는 나뭇잎이나 먼지를 막아주는 방풍림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 믿는다.



달래 냉이 꽃다지...그 꽃다지를 뜰 앞에 심었다. 손자들이 와서 앙증맞게 돌을 둘러놓고 갔다.



야생화인데 개량종인가 보다. 꽃이 피기 시작한다.




3.31() 금산 조카 집에서 천연기념물인 미선나무를 얻어다 심었다.



작년에 진입로 왼쪽에 조그마한 정원을 조성했는데 자리를 잡아 꽃을 피우고 있다.



할미꽃과 돌단풍



조카 집에서 가져온 부지깽이나물. 제주도취나물



3.30일부터 오늘까지 5일에 걸쳐 많은 일을 했다. 이번 토요일과 이어서 다음 주 일요일에 친구들이 온다. 작년보다 많이 변했음을 실감할 것이다.



허드레로 쓰고 있는 탁자와 의자, 집을 보고 있을 때는 요리대역할만 했지만 수덕산을 보도록 돌려놓으니 활용도도 높고 느낌이 새롭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밭농사 준비  (0) 2018.04.22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불역락호>   (0) 2018.04.09
시원섭섭. 대숲을 추억하며...  (0) 2018.03.25
복을 짓다.  (0) 2018.02.15
단독운동과 쌍방운동  (0) 2017.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