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기록을 하지 않아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비가오지 않은지가 아마도 한 달포 되지 않았나 싶고,
폭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7월20일부터 시작되었으니 오늘로 벌써 23일째다.
다른 농가에다 대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마사토가 깔린 건조하고 척박한 땅이라서 작물과 과수에 마당의 잔디까지..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비실거리며 말라 들어가니 내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냥 바라만 볼 수만은 없으니
수돗물을 틀어 어제는 저곳 오늘은 이곳 땜빵 하듯이 조금씩 물을 주기는 하는데
시답잖으니 작물들은 얼마나 갈증을 느낄까.
그럼에도 아침마다 밭에서 푸성귀와 과채를 한 바구니씩 거두는데
조선호박의 호박순과 호박잎은 덤으로 얻는 추억의 먹거리이다.
감촉이 뻣뻣하고 센 잎은 추어탕을 끓이기 전 미꾸라지를 손질할 때 점액질을 닦거나
갈치 같은 생선 등의 비닐을 제거하는데 쓰이고,
여린 잎과 순은 된장국을 끓이거나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양념된장에 찍어 먹으면 담박한 맛이 별미다.
호박 줄기를 자라는 대로 키우면 족히 20-30m는 자라나 땅을 너무 차지하므로
나는 줄기가 4-5m쯤 자란 후부터 사정없이 새순을 잘라다 먹는다.
그렇게 하면 새순이 산지사방으로 정신없이 벌어나서
호박이 많이 열리고 호박순도 엄청 많이 거둘 수 있으니 일석이조로 나만의 농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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