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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순환등산로를 걷다.

백수.白水 2018. 10. 18. 10:21

2018.10.13()

 

점심식사 후 선자령 등산에 나섰다.

대관령처럼 선자령(仙子嶺 1,157m)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의 경계에 위치하는데, 이 경계는 대관령 선자령 매봉 소황병산 노인봉 진고개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이기도 하다.

 

대관령(832m)에서 산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5km쯤 오르면 선자령에 이른다.

정상에 서면 누구든지 고개가아니라 산봉우리가 분명한데 왜 고개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의아심이 들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한국지명유래집에도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자를 쓴 유래는 알 수 없다.”고 하여 선자령을 고개가 아닌 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 낮은 곳에만 고개가 생기던가.

고산준령(高山峻嶺)이라는 말이 있듯이 높고 가파른 산에도 필요에 따라 짐승과 사람이 넘나들다 보면 길이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향토지에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은 선자령으로 넘나들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예전에는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던 관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에서 북쪽능선으로 조금 내려서면나즈목이’라는 지명이 나오는데 혹시 그곳이 선자령고개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관령(840km)에서 선자령(1,157m)까지 5km 남짓한 거리를 걸으며 해발고도 325m정도를 높이는 것이라서 등산로는 밋밋하고 평평하여 트레킹코스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트래킹의 시작은 대관령휴게소

거리와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자동차로 국사성황당으로 이동하여 차를 세워두고 출발,

새봉전망대 선자령정상 샘터 풍해조림지를 거쳐 다시 국사성황당으로 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

10.8km의 구간 중에서 자동차로 왕복 이동한 2,4km를 빼면 8.4km쯤 걸은 셈이다.

 

 

 

노박덩굴이다. 시월2일 첫서리가 내렸고 어제아침 2.8도까지 떨어졌다.

드넓은 고랭지채소밭은 이미 수확을 다 끝냈고,

산길에서 만나는 구절초나 쑥부쟁이 등 들국화 같은 야생화도 생기를 잃어 추레하다.

띄엄띄엄 눈에 띄는 열매들이 가을이 깊었음을 말해준다.

 

 

 

조릿대밭에서 피어난 천남성(天南星)’의 붉은 열매.

 

 

 

백두대간주능선을 타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걷는 길이다.

동쪽(강릉 쪽)은 급경사벼랑에 이렇게 수목이 우거졌고, 서쪽은 억새가 무성하고 아늑한 초원과 목장지대다.

선자령으로 올라갈 때의 단풍은 조금 말라서 바삭한 모습이지만 정상에서 순환등산로로 내려서면서부터는 제대로 채색되어 늦가을의 정취에 깊이 젖어들게 된다.

 

 

 

억새와 풍차 파란하늘 흰 구름이 조화를 이룬다.

 

 

 

 

 

 

고향친구들과.. 부부가 함께 여섯이서 봄가을 일 년에 두 번씩 만나 여행을 한다.

 

 

 

찬 서리 세찬바람을 맞으며.. ! 으악새 슬피우는...

 

 

 

목장지대가 가까워진다. 그 위로 양떼구름이 낮게 떠간다.

 

 

 

 

 

 

강릉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족도리풀(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풀)

 

 

 

저쪽이 한일목장인가보다. 하늘엔 양떼구름이...

 

 

 

 

 

풍차는 여러 곳에서 많이 찍었는데 대관령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풍물의 하나이니 여러 장 그대로 올린다.

 

 

 

 

 

 

 

 

 

 

 

 

 

 

 

터리풀(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정상이 가까워지고 제법 넓은 평지가 나온다. 하룻밤을 묵을 사람들인 듯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애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있다.

 

 

 

구절초

 

백두대간 선자령정상. 지리산까지 1,400km라고 거리표시가 나온다.

 

 

 

 

 

 

매봉은 북쪽 백두대간길로 이어지는 방향이고, 나는 순환등산로 쪽으로 내려가다가 좌틀할 것이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발왕산() 계방산() 오대산(서북) 황병산()이 보인다.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강릉시내, 그뒤의 동해는 구름에 가렸다. 

 

 

 

먼 뒤 가운데 봉곳한 봉우리가 황병산(1,408m)

 

 

 

산줄기가 내려가다가 저 아래 나지막한 곳이 나즈목이(?)’옛사람들이 넘나들던 선자령이 아닐까?

 

 

 

아득하고 밋밋한 초원도 보기 좋지만 목장 길 따라 이어지는 풍차가 이국적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곳에서부터 순환등산로, 출발점이었던 대관령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요염한 자태

 

 

 

 

 

 

순환등산로는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의 서쪽사면을 따라서 내려가는데, 길과 나란히 흘러내리는 계곡은 작지만 수량이 풍부하여 물소리 청량하고 주변이 싸늘할 정도의 냉기를 내품는다.

 

덕분에 등산길 어느 구간은 질퍽거릴 정도로 수분이 많아 곳곳에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단풍도 능선 쪽보다는 훨씬 윤택하여 아름답다.

 

계곡물은 대관령면소재지에서 송천을 만나고, 아우라지를 지나 동강 충주호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습지식물인 속새!

속새는 규소성분이 많아 잘 타지 않는데 옛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여 연마제로 쓰기도 하고 손톱을 깎고 자른 면을 부드럽게 만드는데도 썼으며, 연필심을 갈아 쓰기도 했고, 칫솔이 귀할 때는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질감이 차고 질겨서 여름엔 방석을 만들어 깔고 앉기도 했으며, 뜨거운 냄비를 놓을 때 받침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옅은 무지개가 생겼다.

 

 

 

 

 

 

 

 

 

 

 

 

 

 

 

 

 

 

이곳에서 국사성황사로 올라가 등산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