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의 폭우피해가 매우 심각하고 오늘도 여전히 하늘이 으르렁거리며 장맛비를 쏟아낸다.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이 산에 수분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는 아카시아나무가 많기 때문이란다.
집에 꼼짝없이 갇혀 있으니 생각난 김에 나무이야기를 옮긴다.
웬만큼 자란 소나무는 옮겨 심으면 죽는 것으로 알아왔다. 굳이 옮겨 심으려면 뿌리에 막걸리를 몇 섬씩 먹여 마비시켜야만 살아날까 말까 한다는- , 한민족처럼 정착성이 강하고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무다.
비단 소나무뿐 아니라 모든 나무가 어느 지역에서 적자(適者)로서 크게 자랐을 때는 그 지역의 생태학적인 여러 조건들- , 곧 기후, 강우량, 지질, 다른 나무와의 관계 등이 조화됐다는 것을 뜻하며, 함부로 옮겨 심으면 그 맥락이 단절돼 시들거나 잘 자라지 않는다.
이웃한 나무끼리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이를테면 느릅나무와 포도나무는 가까이 심어야 서로 잘 자란다.
전나무와 참나무도 궁합이 맞는다. 과수도 인근에 있는 나무와 궁합이 맞고 맞지 않고 에 따라 과실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포도덩굴은 질투가 심하여 다른 덩굴나무가 느릅나무에 기생하면 죽여 버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또 너도밤나무는 전나무나 소나무의 보호 없이는 자라지 않는다하여 이처럼 보호관계에 있는 나무를 모자수(母子樹 )라 한다. 반대로 궁합이 맞지 않는 나무가 인근에 있으면 서로를 해친다.
인도원산인 반안나무 등 다섯 종류의 나무는 서로 상극(相剋)으로 인근 100미터 이내에만 있어도 서로를 해친다고 한다. 독일의 식물학자 모릿쉬는 나무에도 제 나름의 화학물질을 방출, 서로 생사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증하고 이 현상을 타감작용(他感作用)으로 이론화하고 있다.
또 은행나무처럼 나무에 성이 있어 암수나무를 상대시켜야 잘 자라는 나무가 있는가하면 미루나무나 삼나무는 제가 무슨 시인이라고 고독을 좋아하여 인근에 같은 종류의 나무가 있으면 성장을 주저한다.
어느 한 나무가 어느 지역에서 20-30년간 大木으로 자란다는 것은 이 같은 많은 여건들이 복잡하게 맥락 되어 그렇게 큰 것이지 다른 생태계에 옮긴다 해서 그렇게 잘살고 잘 자란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이규태코너 / 大木移植(큰 나무 옮겨심기)>
향나무
붉은별무늬병(적성병)
아파트주변이나 공원에서 병들어가는 아그배나무나 꽃사과나무를 볼 수 있는데 잎이 철이 녹슨 것처럼 붉은 점이 생기고 점점 커지다가 잎 전체가 붉어지면서 일찍 떨어져 버리고 심하면 나무가 죽는다. 이것은 붉은별무늬병이 든 것이다. 이병을 일으키는 균은 아그배나무, 꽃사과나무, 모과나무, 명자나무에서 봄부터 살다가 겨울이 다가오면 향나무로 옮겨가서 겨울을 나고 다시 봄이 되면 돌아온다. 향나무와 이 나무들 사이의 거리를 1km이상 멀리 심으면 균이 옮겨 갈 수가 없어 사라지게 된다.
또한 공원의 잔디밭 울타리에는 매자나무 울타리가 많이 있는데 매자나무는 벼과식물인 잔디에 녹병을 들게 하는 녹병균이 중간에 기생하는 나무다.
향나무류는 배·사과의 치명적 병해충인 적성병균 의 중간숙주로써 적성병균이 향나무에서 월동하여 과일나무에 해를 준다. 매실도 사과나무와 같이 적성병균에 감염 될 수있다.적성병 즉 붉은별무늬병은 녹균병균의 기생에 의해 생긴다. 7월 이후는 녹포자가 중간숙주인 향나무류에 붙어 발아하여 기생하며 월동하기 때문에 방제하는 방법은 배나무 밭으로부터 1㎞ 이내에 있는 향나무류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결과적으로 향나무와 배나무, 사과나무 매실나무 등의 과수는 는 이런 의미로서는 상극이다.
나무도 요리저리 잘 따져보고 심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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