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갈등(葛藤)에서 보는 순행(順行)과 역행(逆行)

백수.白水 2019. 1. 26. 08:13

2019.1.24(목)



천주교순교성지인 한티고개



가야산 회목고개 원효봉



자두나무 꽃망울이 제법 통통해지고 연분홍빛이 나기 시작한다.



하늘은 맑고 날이 풀리니 얼었던 산길이 질퍽해진다.



개미두마리가 고개 왼쪽의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나왔다.



가야산(678m)정상남쪽 470m봉 아래의 큰 계곡



절 한 채 들어서도 됨직한 꽤 넓고 아늑한 자리.



계곡의 좌우측 산줄기가 찬바람을 막아주고 정면으로 수덕산이 건너다 보인다.



가시나무 중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엄나무



무슨 풀의 꼬투리일까? 여름쯤에 확인해봐야 할 듯



콩과식물이라서 다닥다닥 붙은 꼬투리가 콩꼬투리와 흡사하다.



갈등(葛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을 볼 때마다 세상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저마다의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생존함을 느끼게 된다


조선개국 전 태종 이방원이 고려충신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하여 지은 시조 하여가(何如歌)가를 보자.

이런들 엇더ᄒᆞ며 져런들 엇더ᄒᆞ료. 만수산(萬壽山)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ᄒᆞ리. 우리도 이ᄀᆞᆺ치 얼거져 백년(百年)까지 누리리라. 」  

여기서 드렁은 두렁의 평안북도 방언으로 논밭의 가장자리로 작게 쌓은 둑이나 언덕을 말하는 것이니, ‘드렁칡이라는 칡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만수산언덕의 칡을 칭하는 것이다.


아무튼 실타래처럼.. 이리저리.. 얼기설기..

산지사방으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대표적인 식물이 칡(, )과 등()나무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갈등(葛藤)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갈등(葛藤)은 사전에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이해관계 위로 적대시 또는 불화하는 일.

상반(相反)하는 것이 양보하지 않고 대립함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두 가지 식물이 다른 나무를 타고 감아 올라가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 본다면,

천방지축 제멋대로가 아니라 일정하게 정해진 법칙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칡덩굴(, ): 역행(逆行)                              왼새끼

             

================================================================================================================================



         

            등나무(, ): 순행(順行)                           오른새끼




왼새끼와 오른새끼


나는 소싯적의 경험을 바탕삼아 새끼를 아주 잘 고게 되었다. 

위의 새끼는 견주어보기 위해서 내가 꼰 것이다.

새끼는 두 손을 빌 듯이 비비면서 꼬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오른손잡이는 오른새끼를, 왼손잡이는 왼새끼를 꼬게 된다.


짚을 비빌 때 오른 새끼는오른손을 앞으로 미는 동시에 왼손을 몸 쪽으로 댕겨야 하고,

반대로 왼새끼는왼손을 앞으로 미는 동시에 오른손을 몸 쪽으로 댕기는 것이다.


이는 오른손잡이가 달리기나 스케이팅 그리고 자동차경주 등에서 코너링을 할 때

왼손방향으로 돌아줘야 편안한 것과 같은 원리로 보면 될 것이다.

 

하여튼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칡덩굴은 내가 꼰 왼새끼처럼 왼쪽에서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올라가면서 감아 돌고

등나무는 오른새끼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시계방향)으로 감아 도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새끼는 악귀를 물리친다고 하여 신성한 장소나 일반인의 출입을 삼가는 장소에 치거나 내걸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의 금줄, 초상났을 때 상주가 쓰는 머리띠나 허리띠, 성황당이나 고목 등에 걸렸던 왼새끼들이 기억에 남는다.



순행(順行)역행(逆行)

    

역학(易學)의 기초가 되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는

12지지(地支) 곧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로부터 순차적으로 시계방향을 따라 순환하는 것으로 배정하였다.


이는 천문학과는 달리 고대에는 천동설(天動說)을 적용하였으므로,

지반(地盤: 북반구에서 12()에 의한 지표 방위 및 그 표시)은 영구불변으로 보아

이 순서를 지구의 자전에도 적용하여 시()·계절·방위 등을 아래 표처럼 배정하였다.





따라서 음양오행설의 지반방위로 볼 때

칡덩굴이 시계바늘과 반대방향(⤿)으로 감아 올라감으로 왼새끼처럼 역행(逆行)하고 있는 것이고,

반대로 등나무는 오른새끼처럼 시계방향(⤾)으로 감아 오르는 순행(順行)을 한다는 말이다.

  


천문학(天文學)에서의 순행과 역행



음양오행설과는 달리 천문학(天文學)에서는

천체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여 움직이는 운동을 순행(順行)이라고 한다.

시계바늘과 반대방향의 운동을 말하기도 한다. 행성의 공전은 모두 순행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순행하므로

해가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다.

순행과 반대방향의 운동은 역행(逆行)이라고 한다.

 

지구의 공전(公轉)으로 인해 계절이 바뀌고, 자전(自轉)으로 인해 밤낮이 바뀐다.

이로 인해 1년과 1일이라는 시간 개념을 갖게 되었다.

지구의 운동에 의해전향력이라는 현상이 생겼고

이로 인해 태풍의 반시계방향의 소용돌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


전향력 [轉向力]

<네이버지식백과>




1828년 프랑스의 G. G. 코리올리가 이론적으로 유도하여 '코리올리의 힘'이라고도 한다.

회전하는 운동계에서 운동하는 물체를 관측할 때 나타나는 겉보기의 힘이다.

지구상에서는 지구의 자전으로 북반구에서는 물체가 운동하는 방향의 오른쪽으로 전향력이 작용한다.

전향력의 크기는 극 지방에서 최대이고, 적도 지방에서 최소이다.

그림과 같이 북극에서 적도 지방을 향하여 물체를 발사했을 때, 물체가 이동하는 동안에 지구의 자전으로 지구상의 관측자에게는 물체를 던진 방향보다 오른쪽으로 휘어져 이동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즉 물체를 던진 방향에 대해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운동하게 되는데, 이때의 가상적인 힘이 전향력이다.

<출처: Basic 고교생을 위한 지구과학 용어사전>



==========================================================================================================================================




태풍의 눈을 향해 반시계방향()으로 부는 태풍의 소용돌이에서 바람의 방향을 쉽게 알 수있다.



나는 한동안 전향력(轉向力)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덩굴식물이 태풍처럼 반시계방향으로 나무를 감아 도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관찰결과 칡덩굴과 등나무에서 보는 것처럼, 지역에 띠라서가 아니라,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걸 확인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뻥 뚫리며 콸콸 쏟아진다.  (0) 2019.03.05
깜짝할 새 봄이 온다.  (0) 2019.02.12
겨울나기  (0) 2019.01.21
메리 크리스마스  (0) 2018.12.24
한청온탁(寒淸溫濁)  (0) 201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