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은 소만(小滿). 텃밭작물 땅내를 맡다.

백수.白水 2019. 5. 21. 07:23

한해를 춘하추동으로 나눈 것이 사철(계절)이고, 이보다 더 잘게 스물넷으로 구분한 게 절기이다.

오늘이 소만(小滿),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를 지녔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절기중의 하나로 생소하게 느껴진다.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어제는 비온 끝에 날이 쾌청하였으나,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긴팔 옷을 걸쳐야 야외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써늘했다.

소만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어제저녁때 소만추위를 치르고 넘어갔으니 참으로 신통한일이다.

세시풍속사전을 보면 소만께의 일과 농촌풍경을 그림으로 그린 듯 잘 묘사되어있다.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 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은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이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한다.<발췌>



4. 24일 강남콩심기를 시작하여 5.14일 고구마심기를 마지막으로 텃밭작물심기가 모두 끝났다.  

이번 비 덕분에 모든 작물이 땅내를 맡고 새파랗게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열 번 물주는 것보다 비 한번 맞는 것이 더 좋음이다.  

 

농사의 7분은 하늘이 짓고 3분은 사람이 짓는다 했다.

가뭄, 홍수, 태풍, 병충해 등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예기치 않은 일이 종횡으로 밀어닥치기에 7분의 불합리와 운명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이렇게 본다면 농사는 짓는 것이라기보다 자연의 섭리로 지어 지는 것이다.


금년에도 나는 3의 이치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잘되고 못되는 건 하늘의 뜻이다.



우물가의 상추와 부추, 베어 먹으면 금방금방 우후죽순보다도 더 급하게 올라온다.



밭을 파헤쳐 평탄하게 고르고 취나물을 다시 고쳐 심었다.



구절초모종을 포트에 키우고 있다. 뿌리가 실하게 내리면 군락을 이루도록 밭모퉁이에 옮겨 심을 것이다.



바위솔



비닐하우스에서 내가 직접 싹을 낸 황금고구마와 시장에서 구입한 꿀고구마를 조금 심었다.



블루베리 열 댓 그루 심었는데 제법 많은 열매가 달렸다.



이번에 마이크로 플라스틱튜브 끝에서 물방울을 똑똑 떨어지도록 검정부직포속으로 점적관수(點滴灌水)비닐호스를 깔아줬다. (물방울 적): 물방울. 극히 적은 분량. 떨어지다.

분수처럼 내품는 호스를 깔게 되면 많은 물이 허비된다.

가랑비에 옷이 젖고, 물방울이 바위구멍을 뚫는다는 원리를 생각하면 된다.



콩 무늬가 호랑이가죽처럼 알록달록하여 호랑이강남콩으로 불린다. 덩굴이 타고 올라가도록 오이망을 설치해줬다.



땅콩



왕년에 다른 지역에서 고추300포기를 심어 고춧가루로 100근을 수확한 적도 있으나 말리는 과정이 어려워서 그 후로는 심지 않았다. 이번에 시험 삼아 100포기를 심었는데 가뭄을 대비하여 점적호스를 깔았다.



백도라지



가지 두포기와 그 뒤로 비트



토마토



참외(장아찌용)와 오이. 참외를 오이 기르듯 그물망으로 올려서 키워볼 생각이다.



미나리꽝을 만들었다. 미나리를 캐다 심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취나물도 뜯어먹기가 바쁘게 금세 올라온다.



비닐하우스 안에 이렇게 씨고구마를 심어 고구마 싹을 얻었다.



마디호박과 재래종조선호박



황금고구마 싹이 남아서 아까워 흙무더기에 꽂았다. 밭이 아니라도 고구마는 분명히 달릴 것이다.



진짜로 옥수수는 우후죽순보다도 더 빨리 자란다. 곁가지를 이렇게 제거해준다.



아욱! 가을아욱을 최고로 치는데 다슬기국에는 꼭 아욱이 들어가야 하고, 덕산에 사시사철 미나리대신 아욱을 넣어주는 복집이 유명하다.



아로니아가 오지게 매달렸다.



백선(白鮮) ‘봉삼이라고도 한다.



백작약



두루미천남성



고무 통에 수도꼭지를 달아 물통을 만들었다. 수돗가에서 허드렛물을 받아 밭(특히 미나리꽝)으로 내려 보낼 요량이다. 통은 홍성의 고물상(3,000원)에서 구했고 부속(8,000)을 사서 끼웠다.



이런 제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만드느라 애를 먹었다.

통을 사거나 구한다고 하더라도 그릇점이나 부속을 파는 철물점 어디에서도 통에 구멍을 뚫어 수도꼭지를 달아주는 곳이 적어도 홍성이나 덕산에서는 한 곳도 없다는 사실.


이틀간 많이 돌아다니면서 허탕을 친후 내가 수작업으로 구멍을 뚫을 작정을 하고 오늘 예산오가에 있는 철물점에 부속을 사러갔더니, 그곳 사장님 내가 먼저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거 어떻게 박을 거냐고 묻는다. 내가 해볼 거라고 했더니 그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통 싣고 왔으면 자기가 해주겠으니 내려놓으란다.


세상에 소비자에게 이토록 감동을 주는 곳이 있다니...



비닐하우스 안에 고추건조를 위한 2단 건조대를 만들었다.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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