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틀린 것이 아니니 다름을 인정할 수박에는...

백수.白水 2011. 8. 10. 17:18

 

해는 잠깐씩 얼굴을 내밀었다가 들어가고

습도가 높아 짜증스러운 희물그레한 날씨.

그나마 비가 내리지 않으니 다행한 일이다.


아침에 들깨 밭에 올라가 무릎까지 자라난 잡초를 낫으로 쳐내고

오전에는 머윗대를 리어카로 하나가득베어 내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머윗대에 돼지고기와

두부 좀 썰어 넣고 벌겋게 끓여낸 찌개를 즐긴다.

낮잠 자다가 눈을 떠보니 마누라가 안 보인다.

자가용도 보이지 않은 걸로 보아 찌개거리 준비하러 시장에 갔나보다.

 

해질 무렵 깨밭에 제초제를 뿌릴까하고 날씨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나는 아침에 신문을 받아들면 오늘의 날씨부터 꼭 살핀다.

김화성기자의 감칠맛 나는 글에 중독이 되었네.

 

짬짜미 들르는 블로그. 8개월째.

겪어보니 별난 사람이 있다.

잘난 척 유식한척 툭툭 튀고 설치며 바닥을 보인다.

꼴不見이면 꼴을 보기도 싫다는 말인데도

별로인 그 얼굴 다시 쳐다보게 되는 사람

 

그러나 그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임을 인정할 수밖에는... 

사람은 생긴대로 놀고 자기방식대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겠지.

너와 나는 다른 것이고, 너와 다른 사람도 다른 것이다.

틀림은 수학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너와 우리는 서로 다를 뿐이지....

농약통이나 걸머메고 밭으로 올라가야겠다.

 


 

발밑의 채송화를 몰랐구나.

 

출근길 아파트 시멘트 담벼락 아래 별 싸라기처럼 활짝 핀 채송화.

바람 살랑일 때마다 “까르르∼ 까르르∼” 웃어 젖힌다.

크고 높은 것만 찾다가, 정작 발밑의 ‘소박한 꿈’ 잊고 살았구나.

‘몸을 세워 높은 곳에 이르지 못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세상 살아가는’(김윤현 시인)

풀소나무꽃(菜松花).

장독대 돌계단 밑에 납작 엎드려 피는 ‘아기 꽃’.

분홍 노랑 빨강 울긋불긋 어우러진 색동꽃밭.

<김화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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