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옮겨 온 글

사부곡 (思夫曲)

백수.白水 2022. 8. 2. 11:18

 

 

1. 유고문집  "아픈 시인의 이야기" 를 발간한 아내의 글  <2022. 6. 3.>

 

그리울거야

특히,

당신

 

그리움 지독히 앓다가

그리움나라로 떠난 당신,

구절초 별자리 된 당신을

내가 그리워합니다.

그러니 당신,

다시는 그리워하지 말아요

 

당신이 받아준 꽃씨를 땅에 묻고

이제,

당신의 글을 나의 마음에 묻습니다.

씨앗은 잠깐의 꽃이 되었다가

다시 씨앗이 되어

결국 씨앗의 꿈은 씨앗인지 모릅니다.

당신 글들이 내 영혼에

씨앗으로 떨어져 묻힙니다.

세상에 사는 동안

꽃으로 피었다가

누군가의 마음에 고운 씨앗으로 떨어지는,

당신이 그랬듯

나도 그리 살아야 하겠습니다.

 

 

 

 

2. 아흔 아홉 날의 아침과 백 번째의 밤 <2022. 2. 17.>

 

여보,

당신 없이

아흔 아홉 날의 아침을 맞이했고

지금

당신 없는

백 번째의 밤을 보내고 있어

 

깨어있는 밤이 길수록

당신을 눈물로 쏟아내

 

당신은

줄줄 흐르다가

마침내

진득한 고약처럼 내게 다시 붙어

 

당신이 그렇듯

내게도 그리운 건

특히

당신

 

그래서

당신에게 밥 먹이듯

매일

당신의 전화기를 충전해

 

그립다그립다 하며

그리고 그리던

당신 꿈을 꾸었어

 

함박눈 종일 내리는 숲길에서

당신 기다리는 꿈

 

끝내 당신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슬프지 않았어

꿈속에서 당신 기다리는 동안

설레고 행복했거든

그리고 고마웠어

 

당신 없이 맞이할

백 번째 아침이 다가오고 있어

 

수리봉 자락, 오목한 산등성이

우리들의 꽃피는 언덕으로

예쁜 해가 떠오를 거야

 

나는 영원히

당신 안의 해 되어 줄게

당신은

나를 감싸는 동그란 무지개 -

해무리가 되어

영원히 나를 지켜줘.

 

여보,

당신이 하얀 구절초 별로 태어난 지 백일,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라

나도 잘 지낼게

 

 

 

 https://blog.daum.net/misan59/15958546  에서 발췌함.

 

왕은범 유고문집 아픈 시인의 이야기

다 그리울거야 특히, 당신 그리움 지독히 앓다가 그리움나라로 떠난 당신, 구절초 별자리 된 당신을 내가 그리워합니다. 그러니 당신, 다시는 그리워하지 말아요 당신이 받아준 꽃씨를 땅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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