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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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둘레길에서 만난사람

백수.白水 2010. 12. 24. 16:38

 

 

마을 꼭대기에서 쳐다 본 감악산 정상.

바라보면 지척인데 아내가 오르기를 겁내서 매번 오른 쪽 산등성이를 넘어 둘레 길을 걷는다. 

둘레길 돌면서 새로운 사람 사귀고 세상사는 이야기 듣는 것도 큰 재미.

신선고개로 가는 길. 사방 둘러봐도 민가 한채 없는 적막강산의 그 깊은 골짜기에  

70대 초반의 남편과 60대 초반의 부부가 2000평 정도의 땅에 머루농사를 지으며 산다.

그런데 고생만 할 뿐 공장에 머루 납품해도 돈이 잘 나오지 않는단다. 작년 납품대금도 여적 못 받고...

할아버지 아직도 기력왕성 해서 자유로 옆의 일산 논 5000평 농사를 왔다 갔다 하면서 혼자 짓고 있다.

땅값으로 치면 수십억원 인데 쌀농사 지어봐야 적자란다.

일산 살다가  나온지 7년. 아주머니 병 때문에  이 곳으로 왔는데 콘테이너 박스 하나 놓고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다.

아주머니는 만병통치가 아니라  만병종합병동이다.

변비. 당뇨. 관절염. 불면증. 우울증 등으로 밥은 못 먹은지 오래, 먹는 약만해도 한 주먹씩이다.

그러면 무얼 먹고 사느냐 했더니 과일이나 물이나 그 런 것들만 속에서 받는단다.

논 일부 팔아 제대로 살만하게 꾸미고 사시라고 해도 땅의 소중함을 아는 농부출신이라서 그런지 그건 아니란다.

하도 안돼 보여 그 집 트럭타고 우리 집으로 모시고 와서 팥 칼국수로 점심 챙겨드리고

변비에 특효인 돼지감자 한박스와 불면증에 좋다는  한방환약 2-3개월 먹을 분량을 챙겨드렸다.

아주머니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한스러운 얘기는 생략하고.............

우선 변비와 불면증 만이라도 치료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빨강팥은 시루떡 해 먹을때 쓰고  검정팥은 칼국수에 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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