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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미타암에서 믿음을 생각하다

백수.白水 2011. 4. 13. 06:56

<나의 네이버 글에서 옮김>

 

            등산안내도에 미타암을 미타사로 잘못 적었다.

 

2010. 12. 18. 토요일.

오늘은 아내가 서울로 외출을 나가 혼자 감악산 舊절터를 찾기로 했다.

보통 날은 집에서 미타암까지 30분, 미타암에서 구절터까지 쉬엄 쉬엄 30분 걸렸는데 오늘은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왕복10분씩 단축되어 40분 만에 쉬지 않고 구절터까지 올랐다. 장족의 발전이다.

 

절의 유래와 이름은 알 수가 없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냥 구절터라 부른다.
큰 길에서 미타암으로 갈라지는 길 옆, 아미사(阿彌寺) 미타암(彌陀庵)이라는 돌 표지석으로 보아

나는 옛날 그자리에 아미사라는 절이 있었음을 추정할 뿐이다.
여기서 아미는 현철의 노래 아미새에 나오는 아미가 아니다.

아름답고 미운 새를 줄여 아미새라 한 것이고 절 이름은 불교에서 염불할 때 사용하는

'나무아미타불'에서 그 이름은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도 신자가 아니라도 '아멘'이 '믿는다'라는 말인 것은 다 알듯이

불교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러니 나도 불신도가 아지지만 그 뜻이나 알고 넘어가자.

 

            광화문 앞에 화재를 막아 준다는 해태가 버티고 있듯이 극락전 앞에 해태 모양의 자연석(壽石) 두점이

                     극락전을 지키고 있다. 극락전 오른 쪽으로 높은 곳에 삼성각이 있다. 

 

 

이 말의 원어는 범어(산스크릿트어)로 'Namo Amitabha Buddha'(나모 아미타바 붓다) 인데 중국인들이

이 말을 받아 들일 때 南無阿彌陀彿로 적었고 우리는 보통 나무아미타불로 발음을 하는 것이다.


Namo나모 는 귀명(歸命).귀의(歸依) 이라고 중생이 부처님께로 진심으로 귀의한다는 뜻이 있는 말인데

되돌아 간다는 동사다 즉 부처님에게로 되돌아간다는 말이다.

아미타불이란 Amitadha Buddha  장구한 세월 동안 수행을 통하여 옛적에 성불한 아미타부처님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나무아미타불은  아미타 부처님(Buddha=깨달은 자)께 귀의 합니다 라는 뜻이다.

 

 

관세음보살이란 Avalokitesvara (아박로기뎌습벌라)인데 한자로는 我縛盧棋低濕伐邏로 적고 그 뜻은
觀自在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재롭게 觀照하여 보살핀다).
觀世音(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
즉 觀世音自在로 지혜롭게 관조(觀照) 하므로써 현묘한 결과를 얻으리라는 뜻 이다

 

            절에 자주 들리지만 스님을 자주 볼 수가 없다. 스님은 상주하지 않고 보살로 보이는 분이 절을 관리하는 듯 하다.

            나는 새로운 지명이나 말을 처음 대하면 그 어원과 유래를 생각해 보는 버릇이 있다.

            지금은 스님을 비하하는 말로 '중,이라 하지만 옛날에는 불도를 닦는 이를 중이라 하고 한자로 僧이라 적으니

            높임말로 하면 "승님"인데  ㅇ이 탈락되어 스님이 된 것으로 본다. 원래 중의 어원이 산스크릿트어 든 아니면

            어느 말이든지 '중님'보다 스님이라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말이 되는가.

 

보살이란 원래 범어 (산스크릿트어)로 Bhodhisattva인것을 보뎨살타(菩諸薩陀)로 한역한 것인데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두 글자가 생략되어 보살로 불려지고 있으나
그 의미는 "모든 세상의 이치를 통달하여 위로는 부처 되기를 갈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이나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성인의 수준에 이른 분에게 붙이는 말이다.

근래에는 여자 신도 들에 대한 호칭으로 변모하였다.

어렵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란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여

세상의 이치를 깨 닫고 중생을 구제하겠다" 는 말로 요약 된다.

 

 

미타암에서 옛절터(나는 구절터 보다 이 말이 더 정겹다)로 가는 길은 좀 가파르다.

                          포근레인 같은 중장비가 오를수 있도록 크고 굵은 돌을 깔아 길을 내 놨는데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을까

짐작하고도 남지만 경사가 심해 중장비가 올라갈 때 뒤로 뒤집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어느 절에 가든지 그 옛날 헬리콥터도 중장비도 동원 할 수없던 시절 그 큰 공사를 인력으로 어떻게

다 했는지 내 머리로는 불가사의다.

 

                      절터에 있는 샘. 가뭄 때도 물은 마르지 않으며 물맛이 좋다. 옛날 절에서 사용했을 것이다.

 

                      나무밑에 쌓아 놓은 기와조각과 널려있는 돌로 보아 옛 절터임을 알 수있다.

 

 

                      절터 위에 누가 황토로 흙집을 지어 놓았는데 여름에 갔을 때 열어보니 사람이 일시 머무르는 흔적이 보였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안전과 복을 기원하며 던져 놓은 돌들이 쌓여 서낭당 돌무덤이 되었다.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지역  몽고 티베트 등의 영상에서 자주 볼 수있는 오보도 같은 형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새 형상의 솟대를 세운 곳도 있는데 민간신앙의 원형이다. 

 

옛날 우리 어머니는 동네에서 신성한 곳으로 여기던 물탕골에 자주 오르시며 가족들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잘 되게 해 달라고 치성을 드렸고 집에서는 정한수  떠 놓고 소지도 올렸다. 

때로는 쌀자루 머리에 이고 동네 무당 집 찾아가서 불상에 절하며 기도도 했다.

 

요즘 잘난 사람 들.

일본 사람들이 우리의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토속신앙을 미신이라고 폄훼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조건 등록된 종교가 아니면 미신이라고 배척하는데

신앙의 대상만 다를 뿐이지 왜 그것이 망령된 일이란 말인가.

태양을 숭배하는 것도 곰을 숭배하는 것도 삼신이나 삼성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그 민족의 유래며 고유한 정신인 것을 현대의 가치판단 기준을 가지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낙인을 찍으니 안타깝다는 말이다.

 

역사가  깊은 절에 가보면 대웅전보다 높은 곳에 산신각이나 삼성각이 꼭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도래되기 전부터 삼신(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토속 신앙이 있었는데

불교가 들어 오면서 배척 한 것이 아니라 같이 포용하고 공존했다는 역사적인 증거로 보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의 미모에 끌리거나 마음에 끌리거나, 또 내가 누구를 사랑하거나

그것은 선택의 자유 아닌가. 양심의 자유가 있듯 신앙도 자유라는 얘기다.

자기가 믿는 종교만 선하고 다른 종교는 나쁘다는 배타적인 생각.

그것은 내 마누라는 좋은데 네 마누라는 틀렸다는 것과 다름 없는 얘기다.

 

나는 귀속된 종교가 없다.

절이 가깝게 있으니 주변의 경치와 고요함이 좋아서 절을 찾게 되는 거고

명동에 있을 때는 엄숙함이 좋아 성모마리아상을 지나 뒷 마당 벤치에서 사색도 하고

미사에도 참석도 해 봤다.

기독교의 자유스런 분위기에 끌려 집 근처 교회에 가서목사님의 설교도 듣고 기도도 했다.

천도교의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인내천의 사상도 좋고,

원불교의 불교의 생활화 대중화 시대화를 추구하는 것도 좋다.

우리 아내도 유아 영세를 받았는데 혜거스님의 법문이 좋아 불강에 자주 참석했고

장경동 목사의 TV의 강의도 즐겨 듣는다.

 

목 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으며 기분 좋을 때 술 한잔 하는거다.

아프면 약을 먹고 더 아프면 침을 맞거나 수술 받으면 된다.

양방이나 한방 칸 막을게 무엇인가.

내가 필요하고 내게 맞는 대로 하면서 살면되는 거지.

나는 목마를 때 물을 마시는데 상대방은 캔맥주 먹는다고 비난하지마라.

나는 몸에 안좋다니  술 마시지않는데 바보처럼 술이나 좋아한다고 폄훼 할 일도 아니다.

마음에 끌리는 대로 믿고 따르면 되는 일이다.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것은 결국 믿음을 통해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

이웃과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아주 평범한 진리 아닌가.

 

맹목적으로 믿는 자체가 전부가 아니고 그 믿음으로  깨우친 것을 실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스님이 신도들 앞에서 "여기와서 백날 돌부처 한테 절 할 생각 말고 집에 가서 살아 있는 부처

즉  시부모나 남편이나 자식한테 먼저 잘 하라"고 했던 말씀이 떠오른다.

 

선무당이 사람 잡고 쇠뿔 빼다가 소 잡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않될 일이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처럼 경전이나 교리 한 글자 한 글자에 얽매이지 말고

보다 크게 사랑과 베품  존중과 배려라는 종교 본래의 근본사상을 생각하자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며 살 일이다.

심오한 진리의 탐구는 성직자나 스님 들이 할 일이고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은

생활종교 즉 배운대로 바른 길 걸으며 사는거다.

 

IMF 위기가 터졌을때 금모으기행사가 시작됐고 김수환 추기경 님, 불교의 월주 스님, 기독교, 천도교 ,

원불교 등의 종교단체 최고 어른들이 명동성당 앞의 우리 사무실에 모여 행사를 하게 되었다. 

행사 준비를 하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는데 행사 전에 서로 들 반갑게 만나 덕담을 하고,

행사 때는 발언의 순서를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모습이 바로 타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공존이구나 하는 걸 느꼈었다.

 

아직 까지는 다종교 국가이면서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종교 갈등 같은 문제는 

심하지 않은데 최근 들어서 우려스러운 일 들이 좀 생기고 있다.

지역감정이나 종교얘기 잘못하다가 싸움하기 십상인데 나 같은 일개 범인이

종교문제 거론 할 처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이웃끼리라도 서로 장벽을 허물고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법정스님 말씀 처럼 내가 이러는 것도 글빚이요 말빚인데

그저 평소의 생각, 미타암 사진 올리는 김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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