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마음의 별

백수.白水 2011. 4. 5. 04:53

매일 새벽,

하늘을 쳐다본다.

봄날 하늘이 오늘도 차갑다.

희부연 하늘에 큰 별 몇 개가 하늘을 지킨다.

 

내별이, 내 마음의 별이 슬프다.

내 마음도 흔들거린다.

사람들은 왜 별을 보며 아파할까

 

<네이버 글(2011.1.2일)을 퍼옮긴다.>

 

    저 바위

    산마루에 홀로 버텨 앉아

    그 오랜 세월

    비바람 눈보라에

    몸 속 무른 살점 하늘에 흩어 날리고

    이제는 돌부처가 되어        

    신묘년 새해 아침태양을

    온몸으로 맞는다.


    내 곁에 있는 사람

    가끔씩 안부를 전하는 사람

    말은 없어도 생각나는 사람

    이제는 화석이 되었지만

    산 사람보다 더욱 자주 눈에 밟히는 사람


    언제나 바위처럼 변치 않고

    내게 다가서는 소중한 사람들

    올 한해 힘찬 발걸음 하시길...


 

                        누군가 나를 보고 시골살이의 특권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눈을 씻지 않고도 밤 하늘의 별을 볼 수있는 거라고 말한다.

고개 들어 천천히, 그리고 밝은 눈으로, 밤 하늘을 봐야 초롱초롱한 별을 볼 수가 있는데,  

내 젊은 날을 뒤돌아 보면 "욕망이 부풀수록 생은 더욱 무거워진다" 는 어느 시조시인의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부단히 더 높은 곳을 향해 기어 오르다가, 어느 때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때로는 알지도 못하는 길 용감하게 들어섰다가 덫에 걸려 온갖 고생 다하고,

항상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을 술이나 오색잡기로 달래려 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여유가 나더라도 go와 stop 불러대느라 하늘 한 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는데,

하물며 어찌 부옇게 성에가 낀 눈으로 별 볼일이 있었겠는가.   

 

어린 시절 여름날이면 쑥을 베어다가 마당 한 구석에 모깃불을 피웠다.

멍석 위에 온 가족 둘러앉아 이른 저녁밥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조금씩 피곤해지면 각자 목침을 베개 삼아 눕기 시작한다.

한 쪽에서는 코를 골며 잠이 들지만 나는 그 시절 밤하늘의 총총히 빛 나던 수많은 별을 잊을 수가 없다.

구름 한 점 없이 아주 새 파아∼란 하늘.

백사장의 금빛 모래를 쫙 뿌려 놓은 듯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들, 그 중에는 내가 아는 샛별과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북극성과  W자 모양의 카시오피아를 찾을 수가 있었다.

수컷 물고기가 체외수정을 위해 물 속에 쏟아 부은 듯

부옇게 은빛이 된 시내를 흐르는 별의 군단이 은하수라는 것도 알았다.

은빛의 강물, 銀河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지...

그 때는 별이 찍찍 똥을 내갈기는 것도 많이 보았는데...... 

 

가끔씩 친구들과 못 둑의 잔디밭에 앉아 밤 이슬 맞아 가며 달과 별 그리고 우주를 얘기하고,

나중에 우리 나이 먹어 늙어지거들랑 시골에 돌아와 살자,

저수지  윗산에다 정자를 짓고  막걸리 받아다가 한 잔씩 하며 장기도 두고

그렇게 살자 했는데 다들 뿔뿔이 흩어져 이러고 사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높은 황새봉에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던 날.

어머니 돌아 가시고 계모와 갈등이 너무 심해 힘들었던 그 시절.

화려하고 도회적인 동네 누나의 제의를 마다하고, 참하고 예쁜 순임이 누나에게 프로포즈를 했었다.

용기를 내기 위해 미리 동네점방에서 술 한병 사다 먹고 떨리는 목소리로 누나 하자고....

그 후로 나는 예쁜 누나가 생겨 참으로 좋았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노래를 자주 부르고 ......, 

그 날도 온 하늘에 별들이 그리도 찬란했는데. 그 누나와 헤어진지 40년,

그 동안 딱 한번 만나고 못 만났으니 많이 보고싶다.

 

나는 한때 사주명리학에 심취하여 파고들은 적이 있다.

한 우물파서 성공한 사람이 박사고, 양주동박사처럼 여러 분야 골고루 잘 알면 博學多識한  萬物博士요,

나처럼 여기저기 파고 덮기를 잘하는 사람은 그저 일개 書生이고,

엷을薄자를 써서 잡학薄士라 하는 게 딱 맞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내가 알고 싶으면 우물을 팔 것이고, 파다가 힘들면 덮으면 그만이니

그 또한 자유로움이요 즐거움이다.

 

세살배기 우리 손자가 추석 때 마지막으로 이 곳을 다녀갔고,

지난달 내가 내려 갔을 때 " 너 지난번 할아버지 집에서 무엇을 봤느냐"고 물으니

나비와 벌, 메뚜기, 사마귀, 나비, 잠자리, 개미 까지 모두 기억을 한다. 

이제 또 둘째를  가졌는데 금년에 태어나면 토끼띠니 한 집안에 나와 유일하게 쌍토끼가 되고,

결혼한지 5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애가 없는 작은 며느리,

새해 전화가 왔기에 금년에는 영어 잘하는 손자하나 낳으라 했더니

싫다는 얘기인지 알았다는 말인지 그저 큰 소리로 웃고 만다.

누구든지 나중에 보면 안다. 자식보다 손자가 훨씬 귀엽다는 사실을,

큰 손자 조금 더 커서 할아버지 집을 찾으면 한자를 가르치고 평상에 나란히 앉아

해외 달과 별을 얘기하며 호연지기를 길러 줄 수있다는 기대가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다. 

내일은 손자 만나러 3박 4일의 여행을 떠난다.

 

우리 선조들은 우주의 원리와 이치를 실생활에 전부 녹여서 사용했다.

우주와 자연은 원래 음과 양의 조화다. 해가 있으면 달이 있고, 밤이 가면 낮이 오고

하늘아래 땅이 있고, 남자와 여자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되니 말이다.

새도 한 날개로는 날지 못하니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이 수평을 이루어야

제대로 날 수있는 것은 자연과 세상의 이치다.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을 보자.

음양오행(陰陽五行)이 요일을 이룬다. 양인 해가 日요일이고 음인 달이 月요일이다.

 

자연은 목, 화, 토, 금, 수 즉 오행의  선순환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물이 있어야 나무(木)가 살고 나무에 불(火)이 나면 흙(土)이 되고 흙이 굳어 돌이나 쇠(金)가 되며

쇠에서 이슬이 맺히고 커져 물(水)이 생긴다는 것이 오행의 원리다.

사주팔자라는 것도 그 사람이 태어난 년. 월. 일. 시의 4개 기둥에 각각 12달(支)로 사용하는

자,축, 인,묘.....중에 해당되는 한(一)자를 붙여 모두 8자가 되니 이를 8자라 하는데

내가 사주팔자를 조금은 볼 줄도 알지만, 고리타분하니 생략하고.......

이 오행의 화. 수. 목. 금. 토를 요일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해에는 日을, 달에는 月을 배정하고, 그리고 행성에도 나머지 오행의 이름을 붙였으니

서양에서 일요일을 sun으로 월요일은 mon(moon)하는 것과 기가 막힌 조화가 아닌가.

태양계 8개 행성중 나머지는 하늘과 바다를 붙인 天王성과 海王성이고

명왕성은 2006년도에 태양계에서 축출됐다.

 

달을 보면 음력 날짜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달은 처음 ) 모양에서부터 왼쪽으로 배가 부르기 시작해서 ◑ 모양의 반달이 되기 까지를

상현 달이라 하는데 대개 음력 7∼8일 쯤 되고, 점차 더 배가 불러 ●이 되면 보름이니 15∼16일 쯤 이다.

그 후부터는 오른쪽을 갉아 먹고 들어가 ◐이 되면 22∼23일이고  ( 모양의 손톱달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달을 쳐다볼 때 오른쪽이 차있으면 상반월이고

오른쪽이 깍이기 시작할 때부터가 하반月 되는 것이다. 

 

별의 이름도 그냥 붙인 것이 아니다. 金은 訓이 쇠 즉 새롭다는 의미의 "새"다.

양주동 박사가 시내. 새내를 東川이라 고증한 바 있으나 그 비정의 옳고 그름은 제쳐두고

동쪽을 "새"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바람의 이름도 모든 지역이 다 똑같이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북풍을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높바람’, 

남풍을 마주보는 방향(우리나라의 가옥은 대부분이 남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의 ‘마파람’, 

서풍을 천자의 나라 즉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의 ‘하늬바람’(하늬=하늘),

그리고 동풍을 새롭게 날이 밝는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의 ‘샛바람’(샛=new)이라고 부른 것이며

높새바람은 바로 북동풍을 의미하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샛별은 동쪽하늘에 제일 밝게 뜨는 별이라서 샛별이라 한 것이다.

 

좀더 상세하게 내용을  옮기면 샛별은 金星이다.

서양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의 이름을 따서 Venus(비너스)라고 부른다.

크기는 지름이 지구보다 작고 지구에서 볼 때 태양, 달 다음으로 세 번째로 밝은 천체이다.

금성은 일 년 중 한동안은 초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또 다른 때는 아침 동쪽 하늘에서 그 어떤 행성이나 별보다 늦게까지 보이기도 한다.

금성이 가장 밝은 곳에 있을 때는 대낮에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샛별 또는 계명성(啓明星)·명성(明星)이라고 부르고 

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저녁별'이나 '개밥바라기' 또는 '태백성(太白星)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샛별은 그리 오랫동안 빛을 발하지는 않는다.

태양이 뜨기 조금 전에 떠올라서 잠시 반짝이지만 태양이 떠오르면 빛을 잃고 만다.

그러나 그 찬란한 광채는 하늘의 천체들 중에 특별한 존재로 대접받기에 충분하다.

이 별이 바로 금성이다. 그러나 이렇게 찬란하게 빛나는 별은 초저녁에도 있다.
 
태양이 숨어 버린 서쪽 하늘의 고도가 낮은 곳에 다른 별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밝은 별이 하나 보인다.

밝을 때는 주먹만하게 보이기도 해서 마치 우주선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별이 태백성이다. 

그런데 사실은 태백성과 금성은 같은 별이다.

수성 다음으로 태양 가까이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금성은 태양의 앞에 있을 때는 샛별이 되어

새벽에 보이고, 태양의 뒤에 있을 때는 태백성이 되어 초저녁에 보인다.

태양과 달을 뺀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금성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 주는 찬란한 별이었다.

 

금성이 태양의 왼쪽에 보이면 결국 태양보다 동쪽에 위치하기에 태양보다 늦게 뜨고 늦게 진다.

따라서 이때의 금성은 저녁에 해가 진 후 서쪽하늘에서 관측 가능하다.

반면에 금성이 태양의 오른쪽 편에 보이면 태양보다 서쪽에 위치하기에 태양보다 먼저 뜨고 먼저 진다.

이때의 금성은 새벽에 해뜨기 전 동쪽 하늘에서 관측 가능하다.

따라서 새벽에는 샛별을 볼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오늘 아침 내가 금성을 볼 수있었던 것은

공전궤도상에서의 금성의 위치가 태양의 오른쪽 편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금성이 태양을 기준으로 어느 쪽에 보이는가 확인하고

위치에 따라 언제 어디서 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이해된다.

 

우리네 마음속에

별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자.

별을 보며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우며 살자.

가슴 속의 별은 흐린 날에도 어김없이 반짝인다.

 

내 마음의 별이 아프다.

때로는 추위에 떨고, 바람에 흔들리지만......

                                    변함없이 오늘도 내 가슴을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