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회상((回想))

백수.白水 2012. 11. 2. 09:50

회상 / 고은

 

가을 크다.

가을은 올 시간보다 가버린 시간이 더 크다.

아가

아가

이 탐진치의 나 또한

옛날 옛적에는 신생아의 잠 배내웃음 사뭇 웃었더니라.

이뻤더니라.

 

*. 탐진치(貪瞋癡): 탐욕(貪慾)과 진에(瞋恚)우치(愚癡), 곧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 번뇌는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므로 삼독(三毒)이라 함.

 

 

 

 

 

 

 

상강과 입동사이. 늦가을과 초겨울의 경계.

영하 4도로 기온이 뚝 떨어진 아침, 하얗게 서리 내리고 살얼음이 얼었다.

밤샘 추위로 하얗게 질려버린 달은 서산으로 기울고,

해 뜨는 동쪽하늘로 기러기 떼지어날아 간다.

깜짝할 새 수컷은행나무 도도한 노란단풍도 속절없이 떨어져 내렸다.

 

손도 시리고 마음도 시린 세월과 계절.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해야 할일이 많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추운 겨울을 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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