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쾌청하고 내리쬐는 햇살의 가운이 세차다.
참깨를 베어 묶어 세운지 겨우 사흘인데 꼬투리가 까맣게 말라 손끝만 대도 하얀 깨가 우수수 떨어진다.
제철만난 비둘기 날아들어 겁도 없이 헤집고 쪼아 먹는다.
더 많이 뺏기기 전에 건지자고 우선 일부를 털었다.
5월 23일 날 심었으니 3개월 만에 수확을 하는 것,
번거롭기는 하지만 익는 대로 골라서 3차례에 걸쳐 나눠서 벴다.
털기는 애벌로 한번 털고, 며칠 더 말렸다가 두 번째 마저 털어 마무리를 하면 된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
눈곱만한 씨알이 모여 한 됫박이 되고 또 한말이 된다.
30m짜리 다섯 이랑을 심어 2말 수확을 기대했는데 농사가 제대로 안됐다.
1말은 넘고 2말은 안 될 듯... 집사람, 이만하면 됐단다. 나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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