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점점 서울이 낯설다.

백수.白水 2013. 8. 25. 22:16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들이 2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날, 내가 병원을 간다던지, 喪家問喪을 가는 등의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가급적 서울나들이를 하지 않다보니 4개월여 만에 서울 땅을 밟았다.

   

적성농협에 차를 대놓고, 30번 시외버스로 불광동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이용했다.

자가용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깥풍경을 즐기고, 졸리면 요람처럼 흔들거리는 버스의 진동을 자장가 삼아, 잠깐 잠깐씩 잠에 빠져드는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지하철을 타려는데 신용카드의 자화테이프가 깨졌는지 교통카드기능이 먹히지 않는다.

안내원을 불러 티켓자동발행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1회용티켓을 구입하기로 했다.

요금1,250원에 보증금500원 합해서 1,750원을 넣어야한다.

아내는 천 원짜리 지폐2장을 꺼낸 후 위아래로 가지런히 정리하더니, 이게 웬일인가?

글쎄 2,000원을 한꺼번에 지폐투입구로 흡입시켜버리고 말았다. 당연히 에러가 날 수 밖에는...

 

이서 한참을 웃고 말았지만, 갈수록 서울이 낯설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불광동시외버스정류장에서 기념으로 찰칵.

197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이곳을 이용한 기억이 나는데, 터미널건물은 지금도 그때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서있다.

 

요즘 시골버스도 냉방은 끝내준다.

장마철의 잡초처럼 이놈의 白首는 왜 이리도 빨리 자라 올라온 다냐... 

따라잡지 못한 세월, 나 본래 천성이 게으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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