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고구마를 캤는데 고구마덩굴을 미리 걷어내는 작업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식으로 전체를 한 덩어리로 만들어 굴린다든지 끌어당기려한다면 아무리 힘센 장정이라 해도 금방 지치고 만다. 나는 이제 요령이 생겼다.
농사용 깔개받침(방석)을 깔고 이랑에 앉아서 이랑의 고구마덩굴을 낫으로 잘라 왼쪽고랑으로 밀치면서 앞으로 나가면 일이 아주 손쉬울 뿐만 아니라, 나중에 밭갈이를 할 때 일부러 펴서 흩어 뿌려줘야 하는 수고도 덜 수가 있다.
고구마순 4단(400개)을 심었는데 20kg상자로 12개정도 수확했다. 고구마농사는 토질에 좌우되는데 진흙이 비교적 적게 섞인 보드라운 흙 즉 사질양토(沙質壤土)가 좋고, 특히 황토면 더욱 좋을 듯하다. 거름을 많이 하거나 땅이 습해서 물이 차게 되면 줄기는 무성한 반면에 농사는 망친다.
이웃집 도라지 캐는데 가서 둬 시간 도와주고 비료포대로 한 포대를 얻어왔다.
도라지의 주요 약리성분은 사포닌으로서 기관지분비를 항진시켜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는데, 도라지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은 진정, 해열, 진통, 진해, 거담, 혈당 강하, 콜레스테롤 대사개선, 항콜린, 항암작용 및 위산분배 억제효과 등 여러 약리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무튼 천식이나 목감기로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잦을 때에는 도라지만한 것이 없다.
깨끗이 씻어서 일부는 나물로 먹기 위해 남겨두고 나머지는 쪄서 말리고 있다. 햇볕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무말랭이를 만들 때 건조기에 말린 것은 생도라지처럼 뽀얀 색깔이 나지만 햇볕에 말린 것은 말리는 도라지처럼 저런 색깔이 나온다. 햇볕을 담아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왼쪽 길쭉한 것이 도토리고 오른쪽 둥근 것이 상수리다.
아내가 며칠간 도토리를 주어왔고 내가 도토리를 까준 날도 그만큼의 며칠이 걸렸다.
참나무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 6종류인데 통칭하여 참나무라 하고, 열매는 상수리나무열매만 ‘상수리’, 나머지는 모두 ‘도토리’라 한다.
어릴 때 시골에서 참나무열매를 ‘굴밤’이라고도 했는데 원래 굴밤이란 졸참나무열매를 이르는 말이지만 방언으로 도토리나 상수리 모두를 ‘굴밤“으로 부르기도 한다. 상수리는 커서 양은 많이 나오지만 맛은 도토리가 훨씬 좋다. 열매를 이렇게 말려서 보관했다가 날이 조금 더 추워지면 물에 불려서, 물을 넣고 맷돌에 갈아 녹말가루를 낼 참이다.
고추튀각! 애고추의 배를 갈라 튀김가루를 묻히고 쪄서 말리는 중이다.
많이 하는 사람들은 건조기에 말리지만 나는 조금이라 그냥 햇볕에 말린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부추꽃 (0) | 2013.10.17 |
---|---|
들깨를 베다. (0) | 2013.10.10 |
2013년 시월 어느 날 가을풍경 (0) | 2013.10.02 |
고추잠자리의 결혼비행 (0) | 2013.10.01 |
조금씩 거두다. (0) | 2013.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