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꽃

나비야! 나비야!

백수.白水 2014. 5. 5. 17:34

오늘 계곡산책길에서 호랑나비과의 나비3종을 근접 촬영했다.

 

호랑나비

 

 

<글 출처> 곤충의 사랑, 성기수(반디), 2007.12.28, 일공육사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32823&cid=3075&categoryId=3075  호랑나비는 나비 무리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곤충입니다. 크고 화려한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5월부터 10월까지 햇볕이 강한 날에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른벌레는 꽃에 앉아 꿀을 빨지만, 애벌레는 대부분 운향과 식물의 잎을 먹고 자랍니다. 1년에 서너 차례 발생하며 지역과 날씨에 따라 성장 속도도 다릅니다. 완전변태하는 곤충으로, 사람과 달리 자외선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곤충을 꼽으라면 단연 나비가 첫 손가락에 들 것입니다. 날개에 새겨진 아름다운 무늬며 색깔들, 그리고 우아한 날갯짓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청춘 남녀의 상징으로 꽃과 나비를 떠올립니다. 이도령이 춘향을 찾아가는 장면을 두고도 나비가 꽃을 찾는다고 하지요. 그만큼 꽃과 나비는 사랑에 빠진 선남선녀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꽃과 나비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꽃은 꽃끼리, 나비는 나비끼리 서로 사랑할 뿐이지요. 꽃은 나비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비를 이용해 자신의 사랑을 이루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나비는 꽃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만의 멋진 로맨스를 갖고 있답니다.  지금은 겨우 이름만 남았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세시풍속 중에 단오(端午)가 있습니다. 양력 55일이 어린이 날이라면, 음력 55일은 단오입니다. 바야흐로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자 사랑의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랍니다. 춘향과 이도령이 광한루에서 처음 만난 것도 단오이지요. 나비들에게도 이 무렵부터 본격적인 사랑의 계절이 시작된답니다.  나비의 짝짓기 장면은 우리 눈에 쉽게 띄지 않습니다. 비행의 달인들답게 구애도 공중을 날면서 하기 때문에, 나풀거리는 날갯짓에 가려 좀체 자세히 볼 수가 없답니다. 그러나 장면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놓고 찬찬히 살펴보면 구체적인 동작들이 나타납니다.  1) 호랑나비의 종류와 그 애벌레

 

호랑나비의 종류에는 긴꼬리제비나비, 꼬리명주나비, 애호랑나비, 제비나비, 산호랑나비, 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 사향제비나비가 있다.  2) 비행술의 지존

 

나비 중에서도 가장 멋지고 인기 있는 녀석은 호랑나비이지요. 호랑나비과()의 나비들은 모두 큼직한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처럼 내려앉지 않고 줄기차게 비행을 계속할 수 있지요. 게다가 커다란 날개를 가진 곤충들은 장애물을 피하고자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날개를 다치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것은 마치 좋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가시밭길을 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따라서 호랑나비도 장애물이 없는 탁 트인 곳을 좋아합니다.  호랑나비에 관한 오래 전의 관찰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9월에 야산 능선에 있는 작은 공터에서 호랑나비를 관찰한 기록입니다. 바위에 앉아 1시간 30분 동안 관찰한 결과 약 3~5분 간격으로 총 23마리의 호랑나비가 공터 위를 날았습니다. 그리고 녀석들의 비행 항로를 기록한 결과 전부가 똑같은 길로 지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아마도 비행기처럼 일정한 항로가 있는 듯했습니다.  3) 꽃밭에서 열리는 사랑의 축제

 

호랑나비의 사랑은 보통 꽃밭에서 시작됩니다. 단오 무렵이면 주위에 꽃들이 만발하지요. 날씨가 땀이 날 정도로 후텁지근해지고 햇살이 환한 날이면 밀원식물 곁에서 호랑나비를 기다려 보세요. 특히 자귀나무나 익모초 꽃이 핀 곳이라면 안성맞춤이지요.  호랑나비에게는 달콤한 꿀물이 중매쟁이가 된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여자에게 초콜릿을 주면서 환심을 사듯이 암컷에게 꿀물을 갖다 바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꿀이 있는 꽃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암컷을 기다리는 것이지요. 암컷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곧 그곳에 나타날 테니까요.  호랑나비가 좋아하는 꽃은 산과 들판이 인접한 곳에 많습니다. 7월에는 비단 부채처럼 고운 자귀나무 꽃이 호랑나비들을 불러들입니다. 정원에 핀 참나리, 원추리 등도 호랑나비가 좋아하는 꽃입니다. 8월이면 익모초의 분홍빛 꽃이 호랑나비들을 유혹하지요.  여느 곤충들처럼 호랑나비도 수컷이 암컷에 비해 몸집이 작습니다. 수컷의 몸은 희끄무레한 바탕에 검은 띠가 둘러져 있고 하늘색의 광채가 납니다. 반면에 암컷은 광택이 없고 암갈색에 어두운 빛이 돕니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수수한 옷을 걸친 셈이지요.  그러면 호랑나비는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짝을 찾을까요? 앞서 살펴본 긴꼬리는 수컷이 소리를 냄으로써 암컷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겨울자나방은 암컷이 페로몬을 분비하여 수컷을 불러들였지요. 호랑나비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그렇습니다. 사람처럼 눈으로 보고 짝을 찾는답니다.  그러나 나비의 눈은 사람의 눈과는 다르답니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광선을 가시광선(可視光線)’이라고 합니다. 이 광선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의 일곱 빛깔 무지개 색이 나타나지요. 이때 빨강의 바깥쪽에 있는 빛을 적외선(赤外線)이라고 하고, 보라색 바깥쪽을 자외선(紫外線)이라고 한답니다. 나비의 눈은 바로 이 자외선 영역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나비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색까지 볼 수가 있다는군요.  나비의 날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늘처럼 생긴 인편(鱗片)들이 마치 한옥의 기와지붕 모양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 인편에는 프테리딘(Pteridine)류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자외선 영역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나비들은 자외선 영역에서 이 물질을 보고 배우자를 찾는 것이지요.  그런데 화학 용어를 동원해 가며 설명하려니 너무 어려워 보일까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간단한 실험을 통해 호랑나비가 색깔을 구분하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날씨가 맑은 날 호랑나비가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갑니다. 붉은색 헝겊을 준비해서 호랑나비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걸어 두면, 잠시 후 수컷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다가와 천 조각을 꼼꼼히 살피다가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차례 조사해 본 결과 호랑나비는 백일홍 등 붉은 계통의 꽃에 즐겨 앉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호랑나비가 모든 색깔을 구분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붉은색을 특히 좋아하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사람의 눈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까요? 사람은 눈의 망막에 길쭉한 감광세포(感光細胞)가 있습니다. 이 감광세포에는 로돕신(rhodopsin)이라는 색소단백질이 있습니다.  영화관에 들어갔다고 합시다. 영화 상영시간을 조금 지나서 들어갔더니 도무지 앞을 볼 수 없습니다. 이때 눈에서는 어두운 곳을 잘 볼 수 있도록 레티날(retinal)과 옵신(opsin)을 결합시킵니다. 그러면 잠시 후 어두운 곳에서도 웬만큼 잘 보게 된답니다. 반대로 영화관을 나올 때는 눈이 부셔서 잠시 머뭇거린답니다. 이때 눈은 앞에서 결합시킨 것을 다시 원래대로 분리해 놓습니다. 즉 로돕신은 밝은 곳에서는 레티날과 옵신으로 나눠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한데 결합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의 이 로돕신은 파장이 498nm인 초록빛을 잘 흡수한다고 합니다. 초록빛은 가시광선의 한가운데 영역이지요. 사람이 가시광선의 영역을 잘 보는 이유이지요. 

4) 수컷의 구애

 

 

방법호랑나비 수컷은 일단 암컷을 보면 다짜고짜 뒤쫓기 시작합니다. 빠른 속도로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 구애를 합니다. 새침한 암컷이 관심 없다는 듯이 나풀나풀 날아다니면, 그 뒤를 따르는 수컷은 모든 다리를 앞으로 쭉 내밀기도 하고 돌돌 말린 입을 길게 내뻗기도 하며 암컷의 관심을 끌어 보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수컷의 애처로운 구애 노력이 한참 동안 계속되고, 마침내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암컷이 허공에서 퐁당퐁당거리면 수컷도 암컷을 따라 퐁당 비행을 합니다. 한동안 암수가 사이좋게 퐁당퐁당 날다가 이윽고 암컷의 승낙이 떨어졌지요. 암컷이 먼저 신호를 보내며 나뭇잎 위에 사뿐히 내려앉으면, 수컷도 뒤이어 암컷에게 내려앉으면서 서로 꽁무니를 맞대고 사랑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곤충의 세계에서는 대개 수컷보다 암컷의 역할이 큽니다. 호랑나비는 몸집도 수컷보다 암컷이 훨씬 크지요. 나뭇잎을 잡고 매달리는 것도 암컷의 몫입니다. 수컷은 그저 암컷의 꽁무니에 붙어 물구나무를 선 것처럼 허공에 매달려 있습니다. 호랑나비는 이런 자세로 30분 이상을 버팁니다. 누군가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따금 아직도 짝을 찾지 못한 노총각 호랑나비가 이들을 슬며시 엿보고 갑니다. 혹시라도 아직 결혼식을 치르지 않았다면 신부를 낚아챌 심산이겠지요.  호랑나비 암컷은 아직 짝짓기를 하지 않은 경우라면 이처럼 수컷과 정겹게 날며 구애를 받아들이지만, 이미 짝짓기를 끝낸 경우라면 날갯짓을 빠르게 하여 횅하니 옆으로 비켜납니다. 마치 시간 낭비 말고 딴 데 가서 알아봐요!”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특히나 암컷이 꽁무니를 치켜들고 있으면 그것은 자신이 이미 결혼한 몸이라는 표시입니다. 이처럼 나비들도 짝짓기 과정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니 놀랍지 않나요?  짝짓기 중인 호랑나비 암컷은 수컷의 무게까지 감당하며 나뭇잎에 힘겹게 매달립니다. 그러면서 수컷의 유전자를 자신의 뱃속에 있는 정자낭에 차곡차곡 쌓아 둡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알을 낳을 때 이것을 하나하나 꺼내어 알 속에 넣으며 수정할 것입니다.

 

5) 냄새까지 맡는 호랑나비

 

짝짓기를 마친 호랑나비 암컷이 알을 낳기 위해 찾는 식물은 대개 향이 매우 진한 나무들입니다. 귤나무, 탱자나무, 산초나무, 황벽나무 등과 같이 향이 진한 식물을 가리켜 식물학자들은 운향과(芸香科) 식물이라고 합니다. 귤나무의 어린 새싹을 손끝으로 문지르면 금세 향긋한 냄새가 주변에 퍼질 겁니다. 만약 여러분 집에 귤나무가 있다면 여름날 바깥에다 내놓아 보세요. 운이 좋으면 호랑나비가 알을 낳으러 올지도 모릅니다.  호랑나비 암컷은 알 낳을 이파리를 세심하게 살핍니다. 먼저 앞다리로 두세 번 톡톡 건드려 봅니다. 그리고는 앞다리종아리마디에 있는 억센 털로 연약한 잎 표면을 찌릅니다. 그러면 운향과 식물 특유의 독특한 향이 납니다. 냄새 입자는 곧 앞다리종아리마디에 있는 후각 기관으로 스며듭니다.  냄새를 통해 애벌레가 먹을 만한 식물이라고 판단되면, 호랑나비 암컷은 이파리에 노란 알 한 개를 낳습니다. 촉촉한 알은 접착제로 붙이기라도 한 것처럼 이파리에 착 달라붙습니다. 그리고는 서서히 알 표면이 단단해집니다.  알에서 갓 깨어난 애벌레는 곧바로 식물의 잎을 먹지 않습니다. 사람 아기가 밥을 먹기 전에 이유식을 먹듯이, 곤충의 아기들도 이유식을 합니다. 호랑나비 애벌레의 이유식은 바로 자신의 알껍데기랍니다. 애벌레가 알껍데기를 갉아먹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흔적을 없앰으로써 자신을 천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앞서 말한 대로 이유식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식물의 거친 섬유질을 소화하기 위해 미리 부드러운 수프를 먹어 두는 것이지요.  애벌레의 시기가 끝나면 이제 번데기로 탈바꿈할 시간입니다. 5령의 애벌레는 맞춤한 자리를 찾아 어슬렁거리다가 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번데기로 변합니다. 마치 속옷을 벗듯이 얇은 껍질을 아래로 밀어 내리면서 서서히 번데기로 탈바꿈을 한답니다.  이제는 날씨가 좋아지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날씨 조건만 맞아 준다면 2주가 조금 못 되어 예쁜 호랑나비가 태어날 테니까요. 오랜 시간 동안 애벌레와 번데기로 지내면서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것은 멋진 나비가 되어 사랑 비행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멋진 날개만큼이나 멋진 사랑이 또 그들을 기다리고 있겠지요. 시간이 멈추지 않는 한 그들의 아름다운 로맨스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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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나비

 

 

태극무늬가 아주 선명하다. 나는태극무늬호랑나비'라고 부르고 싶다.

 

 

산호랑나비

 

 

 

 

 

모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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