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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 꽃

철쭉에 대하여...(2)

백수.白水 2015. 4. 28. 06:07

 

지난 420일이 곡우(穀雨)로 봄비가 내려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말인데, 이곳 경기북부지역은 대체로 절기에 따라 농사가 잘 맞아 돌아가는 편이다. 곡우를 전후하여 모든 농작물이 잠이 깨고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것, 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이미 다 못자리를 마련했다. 이때쯤이면 임진강섭에선 물쑥을 꺾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고 살진 숭어와 잉어가 산란을 위해 강을 타고 올라와 기운차게 튀어 올랐다가 철썩철썩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56일이 입하(立夏). 이때가 되어야 서리 걱정에서 자유로워진다. 고추를 비롯한 각종 모종을 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밭농사가 시작된다. 조그마한 밭뙈기지만 그래도 농사라고 때가 다가오니 꾸만하다. ‘꾸만하다는 말은 하기 싫다, 귀찮다는 뜻으로 옛날 시골에서 어른들이 쓰던 정겨운 말인데 꿈만 같다는 말과 같은 의미 일듯하다. 입하가 되면 봄은 퇴색한다.

 

지금이 바로 봄이 무르익어 깊어지는 시기, 산야에 피어난 꽃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여린 듯 고운 봄꽃은 사람으로 치면 20, 30십대 청춘의 모습이다. 입하까지 한 일주일 남아 아주 여유롭다. 님 본 듯이 꽃 본 듯이 강 길을 걷고 산길을 오른다.

 

 

 

 

 

금낭화

 

 

꽃잔디

 

 

 

 

 

애기똥풀, 꽃잎이 4개다. 피보나치수열을 벗어났다.

 

 

조팝나무, 우리 고향에선 싸리나무라고 했는데... 분류학상 같은 장미이지만 싸리나무는 콩이고, 조팝나무는 장미라 하네...

 

 

꽃가루가 바람에 쉽게 날리도록 늘어진 참나무 수꽃

 

 

露蜂房(노봉방, 말벌의 집)

 

 

 

 

性平 味苦醎 無毒(一云微毒) 紫金砂 卽蜂房蔕也. 樹上大黃蜂窠也 治大小便不通 熬硏 用之(總錄). 人家者 力慢不堪用 不若山林中得 風露氣者 佳 七月七日 或十一月十二月採 熬乾 硏用.  主驚癎瘈瘲 療 癰腫 不消 及 乳癰 痔痛 惡瘡 土蜂房 治癰腫不消 醋調塗之(本草).

 

 

성질이 평()하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자금사(紫金砂)란 바로 말벌집의 꼭지이다. 대소변이 막혔을 때 볶아 가루내어 쓴다[총록]. 나무 위에 붙어 있는 크고 누런 벌집을 말한다. 마을에 있는 것은 약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쓰지 못한다. 산 속에서 바람과 이슬을 맞은 것이 좋다. 음력 7월이나 11, 12월에 뜯어다가 볶아서 말린 다음 가루 내어 쓴다. 땅벌집은 옹종이 삭아지지 않을 때 식초에 개어 바른다[본초]. 경간(驚癎), 계종, 옹종(癰腫)이 낫지 않는 것과 유옹(乳癰), 이빨이 쏘는 것을 치료한다.

 

 

 

각시붓꽃

 

 

 

 

 

 

철쭉은 우리말 이름이다. 한자인 躑躅(척촉)에서 온 말이 아니라, 우리말 철쭉을 한자로 척촉(躑躅)이라 취음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상기코자 2014. 04. 30일 올렸던 글을 아래에 복사한다.

 

 

 

와 야생(野生

)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달래꽃을 참꽃이라고 하고, 먹지 못하는 꽃인 철쭉을 개꽃이라 이른다. 식용으로 쓰는 옻을 참옻이라하고 야생하는 옻나무를 개옻이라 하는데 개옻은 주로 산에서 볼 수 있으며 참옻에 비해 옻 성분이 약해 덜 위험하다.

 

마찬가지로 개살구는 살구보다 맛이 시고 떫으며, 보릿겨 따위를 반죽하여 아무렇게나 반대기를 지어 찐 떡이 개떡이다,

 

행실이 형편없는 사람을 개망나니라 부르고 개차반이라고도 한다. 교도소에서는 바깥사회에서 힘깨나 쓰던 사람을 범털이라 하고 별 볼일 없었던 사람을 개털이라 한다.

 

이러한 사례에 비춰본다면 못난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언짢은 일에 개를 붙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野生이라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쓸모없고 형편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야생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강하고 아름답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가 바로 야생. 그 꽃을 개꽃이나 돌꽃으로 부르며 그 열매도 개복숭아나 돌복숭아로 부르는 것이다.

 

 

 

철쭉

 

 

진달래는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으로 단일품종이며 참꽃 또는 두견화(杜鵑花)라 부르지만, 철쭉은 같은 진달래과의 꽃으로 개꽃이라 부르며 품종이 무척 다양하다.

 

철쭉의 종류는 여러 가지 있지만 크게 나누면

  1) 진달래꽃과 비슷한 연분홍색의 자산홍(紫山紅)  2) 색깔이 붉고 진하며 화려하고 고상한 映山紅(영산홍)  3)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하얀 꽃을 피우는 백영산(白映山)  4) 꽃잎이 여려 겹인 겹철쭉 등 4가지로 구분한다.

 

영산홍은 일찍이 조선 세종 때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하는데,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보면 꽃이 진달래보다는 늦게 피고 철쭉보다는 일찍 핀다고 했으며 지금은 세계적으로 수백 품종이 개발되어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하지만 향기가 전혀 없는 것이 철쭉류의 특징이다.

 

우리나라 남부에서 오래전부터 재배하고 있는 영산홍은 키가 일본산 것보다 월등히 크고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수술의 수도 710개로 나타나고 있어 일본산 영산홍과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일본산영산홍과 우리나라산 산철쭉 사이에 이루어진 자연잡종이 아닌가 생각되는 품종이다.

 

 

 

 

 

 

척촉(躑躅)과 철쭉 꽃 <陳泰夏(진태하 인제대학교 석좌교수>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철쭉꽃 축제를 열듯이 이 땅의 봄을 으뜸으로 상징하는 꽃은 진달래와 철쭉이라고 할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진달래와 철쭉꽃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

 

크게 다른 점은 진달래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만 피는데 대하여, 철쭉꽃은 잎이 나온 뒤에 꽃이 핀다. 또한 철쭉꽃 안에는 검은 점들이 돋아나 있지만, 진달래꽃은 검은 점이 없고, 철쭉꽃 받침에는 끈끈한 액이 있고 진달래는 없으며, 진달래에는 독이 없어서 꽃을 먹을 수 있지만, 철쭉꽃에는 독이 있어서 먹을 수 없다.

 

중국에서 진달래는 두견화(杜鵑花)라고 하면서도 우리말의 진달래를 음역하여 金達萊(진다라이)라고도 일컫는다. 철쭉은 躑躅(척촉)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도 三國遺事(삼국유사) 수로부인(水路夫人) 조에 傍有石嶂 如屛臨海 高千丈 上有躑躅花盛開.”[방유석장 여병림해 고천장 상유척촉화성개] <옆에 바위 절벽이 있어, 병풍처럼 바닷가에 임하여, 높이가 길이나 되는데, 꼭대기에 철쭉꽃이 만발해 있었다.)란 기록을 비롯하여 躑躅(척촉)이란 한자어도 쓰여 왔다.

 

이처럼 한·중 양국에서 쓰이고 있는 躑躅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躑躅(발족)의 부수자라는 것은 본래 식물과 관계 없는 한자어임을 알 수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머뭇거릴 촉)은 실려 있지만 (머뭇거릴 척)은 실려 있지 않다. 강희자전(康熙字典)에 의하면 (머뭇거릴 척)과 같은 글자라 하였고, 躑躅行不進也’(주저하다)의 뜻으로 풀이하였다. 순자(荀子)에서는 躑躅以足擊地也’(척촉은 발로 땅을 차는 것이다.“라고 풀이하였다.

 

이로써 보면, 순자(荀子)BC 3세기경에 편찬되었으니까 척촉(躑躅)이라는 말이 쓰인지는 오래되었지만, 본래 발로 땅을 차다.’의 뜻으로 쓰였던 말인데, (), () 대에 이르러 두견화(杜鵑花)의 별칭으로 쓰였다. 대만에서 필자가 직접 본 것으로는 한국의 진달래와 같은 꽃은 없고, 철쭉을 杜鵑花라고 일컬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진달래 곧 杜鵑花와 철쭉꽃을 명확히 구별하여 일컫는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달래철쭉은 전연 다른 꽃이기 때문에 우리말의 철쭉이 중국에 유입되자 부득이 비슷한 음으로 음역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식물과는 관계도 없는 躑躅(척촉)으로서 철쭉을 취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에는 부득이 중국에서 쓰고 있는 躑躅(척촉)으로서 표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철쭉꽃의 분포산지가 한국을 비롯하여 만주 일대인 것으로 보아도 우리말의 철쭉이 중국에 유입되어 躑躅으로 역음되었음을 반증할 수 있다.

 

종래의 우리나라 학자 중에는 중국어의 躑躅에서 우리말의 철쭉이 생긴 것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것도 일종의 사대사상의 편견에서 나오는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먼 훗날 진달래도 오늘날 중국에서 쓰고 있는 金達萊에서 온 한자어라고 주장할 사람이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우리는 언제부터 동이계어(東夷系語)로서 역사 오랜 우리말도 대부분 중국어에서 연원된 것으로 경시하는 풍조가 생겼는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우리말이 오히려 고대 중국어의 연원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아야 할 것이다.

 

 

주해(註解)

 

 

[머뭇거릴 척] 머뭇거리다. 땅 밟고 서다. 차다. 철쭉꽃. 발에 묻은 때.    躅 [머뭇거릴 촉, 자취 탁] 머뭇거리다. 밟다. 자취 ()

 

 

 

한자는 무조건 중국민족이 만든 것을 우리가 빌어다 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철쭉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쓰던 말인데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비슷한 음인 躑躅(척촉)으로 음역(音譯)하여 적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에는 부득이 중국에서 쓰고 있는 躑躅(척촉)으로서 표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진태하-따라서 躑躅의 뜻을 풀어 그 연원을 찾고자한다면 우매한 짓이다.

 

 

 

金達萊의 음역은 [진다라이]라는 것과 관련지어 생각나는 지명이 있다.

 

내 고향인 錦山郡의 시대별 지명변천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백제> 進乃郡(진내군) 進乃乙郡(진내을군)  <신라 경덕왕> 進禮郡으로 개칭.  <고려 성종> 進禮縣으로 개칭.   <고려 현종> 錦溪郡으로 승격.  <고려 충렬왕> 錦州郡으로 승격.  <조선 태종> 錦山郡으로 개칭.

 

 

 

여기서 나는 進乃進乃乙 進禮를 긴내(長川)의 음차표기로 보고 있는데 고려 현종에 와서 갑자기 자 계통의 지명으로 바뀌게 된다. 왜 바꾸었을까. 자와 자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을까?

 

그동안 많은 자료를 찾고 鄕土사료를 검토해 보았으나 그 사유를 찾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집히는 대목은 [jìn][jǐn]의 중국어발음이 같다는 것과

 

또 하나 乃乙 를 내()의 음차표기로 본다면 내() 대신 시내()로 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긴 내(長川)나 긴 시내(長川)’는 같은 말이니 긴 시내에서 進乃[jìn nǎi]시내의 뒷를 취하고, 錦溪 [jǐn xī]시내의 앞를 취한 것이 아닐까 생각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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