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하늘에 초승달이 아주 곱고 시원한 밤입니다.
강한 햇볕과 초여름 산들바람에 열매가 익어갑니다.
적당히 땀 흘리고 오년도 넘은 버찌 술 몇 잔으로
기분 좋은 하루가 어두워집니다.
그리운 손자 녀석과 통화를 했습니다.
자식 키우면서 잘하라고 윽박지르고 나무라기만 했지
정도 못주고 무뚝뚝하기만 했던 잘못을
이제 손자에게 보상하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귀전원거 했습니다.
소설가 박범신의 귀거래사가 내 마음같이 마음 찡하게 다가옵니다.
“뜨겁게 활동했고, 주위에서 열심히 살았다고 평가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저는 항상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회한이 남아 있어요. 앞으로 10년 내가 좋아하는 문학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존재론적 고독이랄까.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와요.
이 나이에 유명해지고 싶다든가, 돈을 벌어야겠다는 세속적인 욕망은 100% 접었습니다.
나를 추리고 나갈 수 있는 길이 이것(소설)밖에 없어서입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명예욕도 금전적인 욕심도 없습니다.
내가 주는 만큼 마음을 알아주고 되돌려주는 자연의 섭리.
자연에 묻혀 사는 오늘 하루가 좋습니다.
스치는 인연에 가슴을 데이고
덜컹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사랑의 상처는 사랑이 아니고는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늘따라 개구리가 요란하게 비를 부릅니다.
가지
몇일 있으면 참외도 땁니다.
단호박
수박
강남콩
봄에 먹는 고소나물에 꽃이 피었습니다.
봄나물인 참나물도 꽃을 피우고
곰보배추도 꽃을 피웠습니다.
도라지가 보라빛 꽃을 피웠습니다.
고구마
땅콩
방울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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