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페이스북을 떠나는 사람들

백수.白水 2011. 7. 3. 08:44

 

몇 해 전에는 기상청이 엉뚱한 오보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더니만 요즘의 예보는 신통하게도 잘 들어맞는다.

날이 갠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서 감자와 마늘을 캐고, 들깨모를 메우고, 도라지와 콩밭에서

무성하게 자라난 풀을 뽑았는데, 오늘은 다시 새벽부터 주룩주룩 장맛비가 내리고, 부연 비안개가 세상을 뒤덮었다.

빗소리가 참 좋다. 기분이 팥 앙금처럼 스물 스물 차분하게 내려앉는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나는 오기택의 굵고 맑은 목소리‘우중의 여인’을 흥얼거린다. 
 

장대같이 쏟아지는 밤비를 헤치고 나의 창문을 두드리며 흐느끼는 여인아

만나지 말자고 맹세한말 잊었는가 그대로 울지 말고 돌아 가다오

그대로 돌아 가다오 깨무는 그 입술을 보이지를 말고서


바람 불고 비오는 밤 어둠을 헤치고 우산도 없이 걸어가는 나의 젊은 여인아

사랑의 슬픔은 젊은 한 때 있는 사연 눈물을 거두고서 돌아 가려마

그대로 돌아 가려마 비개인 뒷날에는 밝은 태양 비치고


오늘이 다음 블로그와 만난 지 205일째란다.

내가 블로그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때는 2010년 10월 3일 네이버 블로그다.

그 동안 문서화일 형태로 사방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이참에 찾기 쉽도록 블로그에 정리도 하고

시골생활에 익숙해졌으니 소소한 일상을 글로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두 달 동안 이삿짐을 모두 정리했고 틈틈이 글도 꽤 많이 써 올렸다.

하찮은 글에 생각보다 많은 방문이 있었고 8명의 이웃이 생겼지만 소통은 거의 없는 마이웨이...

그러다가 작년 12월 15일,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생기면서 옛집은 그대로 두고 다음에 새집을 마련하게 되었다.


내가 블로그를 관리하는 것은

첫째, 인터넷 세상에서 접하는 좋은 자료, 한번 보고 바로 머릿속에 다 집어  넣을 수 없으니

스크랩해 올려놨다가 자주 읽어 보자는 취지요

둘째는 농사일지 대신에 소소한 일상을 일기처럼 적어보자는 뜻이 었고

셋째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해서다.


이 공간에서 그동안 18명의 친구가 생겼다. 요즘 친구들과의 깊이 있는 소통이 좋다.

때로는 방문자와 댓글의 숫자에 신경을 쓰기도 했지만 이내 평상심을 되찾았다.

친구 간에 전화를 걸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하지 않던가.

‘아 난데 잘 있었냐?  별일 없고?  우리 언제 한번 보자.’

나는 이런 식의 체면치례와 형식을 싫어한다.


사람에 따라 그 성품과 인간성의 차이만큼이나 블로그 운영방식이 다양하다.

소통을 위해서 댓글을 허용했다면 나는 그것을 답 글을 쓰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 들인다.

많은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닌데도, 성의 있게 답 글을 써 주는 분도 있다.

그런데 일부 잘나간다는 블로그를 보면, 상여나갈 때 장대에 매달린 만장처럼

댓글은 수 없이 나부끼는데 일체 답 글을 쓰지 않는 무례함을 보이고,

어떤 사람은 군데군데 곶감 빼먹듯 마음에 드는 댓글에만 답을 다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답글을 일체 쓰지 않고 떠돌이 개 처럼 댓글 중

마음에 드는 블로그만 찾아다니며 꼬리를 치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러 댓글 중에서 자기만은 간택이나 점지를 받아야만 한다는 듯,

불빛을 향해서 달려드는 부나비처럼 들끓는 것을 보면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간다.

자기만 친한 척 혀 짧은 소리로, 때로는 늘어진 소리로 아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 

편지에 답장이 없고 부재중전화에 답이 없어도 '자존심' 이런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내가 전화를 했는데 남편이 되짚어서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봐라. 가만히 있겠는가?  

 

답 글쓰기를 버거워하는 유명 블방이라면 관객은 그저 전시회를 둘러보듯 그저 감상이나 하고 나오면 안 될까?

‘잘 보고 갑니다.’이런 트윗터식의 성의도 없는 댓글이 과연 필요할까?

인터넷잡지를 표방한 ‘사울의 칼’이라는 블로그를 보면 그 많은 사람이 드나들어도

댓글은 서너 건인데 방문자가 글쓴이를 그 만큼 아낀다는 것 아니겠는가?

SNS상의 공간에서 느끼는 피로감.

방문자나 댓글의 숫자를 과시하는 것 보다 한 건이라도 진정한 소통이 더 소중함을 느낀다. 

 

페이스북 피로 때문에 페이스북 떠나는 사람 는다

 

[ 페이스북 때문에 피곤해 ]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페이스북 피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구글에서 ‘dele’까지만 입력하면 ‘delete facebook(페이스북 삭제)’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나온다. CNN은 이를 근거로 페이스북을 떠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페이스북측은 5월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 수가 700만명 줄었다고 밝혔지만 계정을 삭제한 회원수에 대해선 함구했다.


페이스북 피로의 원인은 다양하다. 페이스북에 연결된 친구가 늘면서 사용자들은 중요하거나 진솔한 내용 대신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를 쓰게 된다. 이러다보니 비슷한 내용의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조슈아 데로사는 “사람들이 아이들 사진을 자꾸 올리는데 나는 다른 이들의 아이 사진을 봐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이 현실에서의 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타주의 한 남성은 “어머니가 페이스북을 관뒀다. 이유는 자녀들과 더 많은 전화통화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의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원가입 탈퇴까지는 아니지만 사용시간을 줄이는 사용자도 많다. IT매니저 데이비드 콜은 “페이스북은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지만 현실의 경험을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 쿠키 지구촌/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


페이스북을 떠나는 사람들


‘페이스북 5001명 친구, 너무 많나요?’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이런 제목 아래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변 사람과의 직접적 소통은 적어지는 대신 타인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5001명의 친구’란 페이스북 친구의 한도가 5000명인 것을 감안한 표현이다. 그런데 친구 5000명의 게시글을 다 읽고 댓글을 달아주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까.


소킨, “빠르지만 깊이 없다”며 탈퇴


내가 페이스북 세상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현실적인 것이었다. 유학 중인 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해서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딸아이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직장동료의 뜻밖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소식이 끊겼던 동창과 연락이 닿기도 했다. 어느덧 컴퓨터를 켜자마자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중독을 살짝 걱정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네트워크 세상에 대한 찬탄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딸의 담벼락에 들어가려는데 접속이 되지 않았다. 그때 날아든 문자! “친구 삭제했으니 이젠 들어오지 마.”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는 것 같아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두어 번 댓글을 달았더니 나를 삭제시켰단다. 그렇지 않아도 페이스북 관리가 힘들게 느껴지던 참이었다. 엄선한다고 해왔지만 친구가 100명을 넘어서려 하고 있었다. 친구 신청을 해온 사람 가운데 누구는 거절하고 누구는 받아들이면 거절당한 쪽에서 섭섭하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신기하던 글 사진도 식상해졌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신문 읽고 책 뒤적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게 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가입자 7억 명 언저리에서 페이스북 탈퇴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통계사이트인 인사이드페이스북에 따르면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페이스북을 탈퇴한 사람은 모두 700만 명에 이른다. 페이스북 탄생 비화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시나리오를 쓴 에런 소킨, 그리고 머리는 좋은데 감성지수는 낮은 컴퓨터 천재(마크 저커버그) 역을 맡은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도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빠른 것은 인정하지만 깊이가 없다”고 소킨은 말했다. 4월 영국에서는 최고의 시간낭비 애플리케이션으로 페이스북이 선정됐다.


문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 옥스퍼드대 교수는 침팬지 등 영장류의 사교성을 연구하다가 대뇌의 신피질이 클수록 교류하는 친구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1992년 인간의 신피질 크기를 고려할 때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친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50명이라고 발표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이럴진대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는 SNS 속 친구들과는 더할 것이다. ‘친구’라지만 클릭 한 번이면 삭제 목록에 들어가 버리는 관계다.


클릭 한 번에 버리는 ‘친구’도 친구?


어느 국회의원이 휴대전화번호부 명단이 수천 명이라고 자랑했다는데 그중의 몇 명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을지 궁금하다. 기술의 진보가 소통의 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소통 도구의 진화와 소통의 질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 마니아로 유명한 한 재벌 2세를 팔로잉하던 친구는 “(남다른 메시지를 줄 것 같던) 재벌 2세의 끊임없는 개새끼(애견) 얘기에 실망했다”며 팔로잉을 그만두었다. 관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관계에도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만인의 친구는 누구의 친구도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만 SNS 시대일수록 절실한 것은 관계의 확장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 같다.

< 오늘과 내일/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


SNS 친구가 적다고요? 위축될 필요 없습니다.

 

트위터 하세요? 팔로어(트위터에서 내 트윗을 받아보는 사람)는 몇 명인가요? 페이스북 하세요?

페이스북 친구는 많으신지요? 예전에 싸이월드가 유행일 때도 일촌 수는 얼마 되지 않으셨다고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시대입니다.

 

이 시대에 온라인 친구 수가 갖는 의미는 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수는 마치 현실세계의 친구 수와 같아서 온라인 친구가 많으면 술자리에도 더 많이 초대받고, 파티에도 더 자주 불려갑니다. 때로는 존경받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적 영향력도 발휘하게 됩니다. 그래서 팔로어도, 페이스북 친구도, 싸이월드 일촌도 적은 사람들은 점점 위축됩니다. 짐짓 “SNS 같은 건 시간낭비”라는 말도 해보고, “난 가까운 사람들하고만 SNS를 하기 때문에 팔로어가 적은 건 당연해”라고 자기 위안도 하지만 사실 초라합니다. 너무 많은 댓글과 멘션과 담벼락 메시지로 정신없는 온라인 세계의 슈퍼스타들 앞에서 나는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최근 나온 연구 결과는 페이스북 친구나 트위터 팔로어가 많다고 부러워할 것만은 아니라는 걸 입증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버몬트대의 연구진은 SNS 사용자를 면밀히 추적했습니다.  그랬더니 SNS를 통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인지 욕구’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인지 욕구란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인지 욕구가 높은 사람일수록 논쟁이 벌어졌을 때 논리 자체에 관심을 둡니다.

올바른 주장을 펴는 사람을 지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죠. 반면 인지 욕구가 낮은 이는 논쟁 참여자의 주변 요소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논리보다는 잘생긴 사람, 신뢰할 만한 목소리를 가진 쪽의 주장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연구진은 SNS 사용자에 대한 관찰을 통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이 많은 사용자일수록 인지 욕구가 낮다는 통계적 상관관계를 발견합니다. 바꿔 말하면 SNS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일수록 인지 욕구가 높아 생각이 깊고 고민이 많다는 겁니다.

 

또 SNS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대체로 ‘멀티태스커(multi-tasker)’였습니다. 한 번에 여러 일을 하고, 인터넷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로 하여금 한 가지 일에 천착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인지 욕구가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 SNS는 최근 들어 새로운 문명의 이기(利器)로 묘사됩니다. 기존 매체보다 빠르게 새 소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경청할 만한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전해주는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오사마 빈라덴 사살 소식도 트위터가 가장 먼저 전했죠.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우리의 생각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친구들의 재잘거림(tweet)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 노트북 뚜껑을 닫고, 전화기 전원을 끈 채 책 속으로 빠져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침 책 읽기도 좋은 봄날이니까요.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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