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수술에 달라 붙은 꿀벌
하얀나비
메뚜기
수꽃
암꽃
금년장마는 남북의 세력이 자주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며 그 전선이 중,남부를 오르내립니다.
남쪽지방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데 이곳은 아침부터 날이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갠다는 신호는 곤충들이 먼저 전합니다.
하늘에선 고추잠자리가 맴을 돌고, 하얀 나비는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며 하늘거립니다.
꿀벌이 옥수수 밭에 까맣게 떼로 날아와 수꽃에 달라붙어 꿀을 취하고
윙윙거리는 날개 짓소리에 귀가 먹먹해집니다.
이런 모습은 어릴 때부터 아주 익숙한지라 날이 맑은 거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아내는 손자 녀석이 보고 싶다며 새벽에 일어나 급히 보따리를 꾸리더니
서둘러 이른 아침을 먹고는 천안으로 2박3일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나는 장마를 대비해야 하므로 집에서 당직을 서야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떠나고 싶을 때 보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겠다고 들고 일어 날것이 뻔합니다.
손자 생후3년 3개월 됐는데 말은 제대로 구사합니다.
그런데 전화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나서 말 몇 마디하고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후딱 끊어버리니 매번 감질이 납니다.
이놈, 오줌은 가리는데 대변은 아직도 기저귀에다 쌉니다.
기미가 오면 주섬주섬 외출복차림 정식으로 챙겨 입고는
제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후, 벽을 잡고 볼일을 본다하네요.
내가 지난번 만났을 때 ‘너 아직도 기저귀에다가 똥을 싸느냐고,
너 언제까지 그럴 거냐고’ 했더니 미안한 줄은 알고 난감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래서 장난으로 ‘그래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 펑펑 싸라. 학교 들어가서도
기저귀에다 똥을 싸면 안 된다’고 했더니 밝은 표정 큰 소리로 ‘네’ 그러더라고요.
그런 후부터 제집에서 에미가 고쳐주려고 할 때마다 항변을 한답니다.
‘할아버지가 학교 갈 때까지 그냥기저귀에다 펑펑 싸라고 했어’라고
다음 달에 둘째가 태어납니다.
얼마 전부터 놀이학교에 보내고 영어도 가르친다하는데 조기교육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합니다.
중소도시인데도 백만 원 가까이 부담되는가본데 과연 그렇게 해야 되는 건지?
그리고 반값등록금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는데 기어코 대학간판을 따야만 하는 것인지?
유아교육과 대학교육. 그 자체가 문제인가? 아니면 그 소요비용이 문제인가?
우리사회가 고민하며 풀어내야할 난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여튼 영어교육이 효과를 나타내는 건지, 제 외할머니가 유아원에 대신 데리고 갔더니
우리 엄마가 아니고‘내 엄마는 어디 갔어요? 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하기야 나도 my mother를 내 엄마로 해석합니다.
어제 오후 늦게부터 20리터 들이 농약 통 걸머메고 세 번을 오르내리며
고추와 콩 그리고 들깨 밭에 소독을 했습니다.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바로 소독을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추에 탄저병이 오고 말지요.
저녁밥을 먹자마자 쓰러져 잠이 들었더니 이렇게 일찍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우리 3반사람 들이 아침7시에 모여 도로 옆 제초작업을 하는 날입니다.
점심에 개를 잡아 천렵을 한다하니 몸보신 좀 해야겠습니다.
아, 이제 졸립니다. 다시 한숨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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