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블루베리 심기

백수.白水 2017. 3. 6. 19:15

앞으로 몇 차례의 꽃샘추위가 있겠지만 우수경칩(驚蟄)이 지나고 나니 봄기운 완연하다.

푹 쉬면서 겨울을 났더니만 요즘엔 일하기도 귀찮고 사진 찍어 올리기도 낯설으니 이거 큰일이네.

얼른 마음을 추슬러야하는데...

작년에 토목공사를 급히 해놓고 집을 지은 후 겨울을 나고 보니 주변이 황량하고 어수선하여 마음이 늘 심란하다. 

농사지을 밭뙈기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본격적인 농사준비는 아직 이르고 우선 경지정리와 과일나무 심기 등의 가벼운 일로 몸 풀기를 시작한다.



봄이 왔는데도 우물가에 빼놓은 상수도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곳은 경기북부지방보다 온난하여 땅에서 아래로 한 뼘 정도만 어는 지라 봄이 되면 금방 풀리고

혹여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뜨거운 물 두어 바가지만 땅에 부어주면 된다는데... 

가마솥에서 물을 끊여 부어도 감감무소식이다.

다음날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배관이 드러날 때까지 녹은 흙을 파내고, 구덩이가 다 잠기도록 뜨거운 물을 부어 놓았더니 그때서야 뚫렸다.

 

고장 시 땅파기에 좋으라고 수도파이프를 모래로 채우고, 지표면에 콘크리트마감대신 잔디를 심어놓은 것이 화근이었다빗물이 계속 배관이 깔린 땅속까지 파고 들어가서 꽝꽝 얼어붙었고

또 하나는 배관이 돌로 쌓은 축대와 너무 가까워서 돌 틈으로 찬바람이 숭숭 들어왔던 것이다.


깊이 파낸 후 축대 쪽에 황토를 채워 차단벽을 만들어주고, 지표면도 빗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마감할 계획이다.



묘목을 심을 때 필수적으로 피트모스(peat moss, 泥炭蘚)를 넣어 주어야한다[peat = 토탄(土炭). moss = 이끼]

여기서 피트모스(peat moss)란 토탄(土炭)보다 탄화도가 낮은 초탄(草炭)을 말한다.

곧 습지()에서 죽은 습생식물의 잔재가 과습한 조건에서 분해가 억제되어 퇴적된 것으로 식물조직이 명료하게 잔존하는 토양이다.

피트모스는 전량 수입으로 1포대에 2만원씩 4포대를 구입하고, 같이 섞어줄 상토 3포대를 샀다. 

보통 묘목 34주당 한 포대의 피스모스를 권장한다.




앞마당을 둘러 블루베리를 심을 계획이다.

몸에 좋다고 너도나도 심다보니 지금은 블루베리 과일값이 많이 내렸고, 묘목가격도 많이 내렸지만 이런 정도의 묘목이라면 시장에서 1주당 15,000원에 거래되는데...

우리 동네이장과 함께 농장에 가서 15주에 100,000원을 주고 가져왔다

나는 트럭이 없다. 이장이 멀리 고덕면의 농장과 홍성에 있는 영농자재마트까지 함께 다니며 고생을 했다.



처음에는 구덩이를 깊이파고 심을 생각이었지만 알고 보니 블루베리는 뿌리를 깊이 박는 심근성(深根性)식물이 아니라 뿌리가 지표면 가까이에서 퍼지는 천근성(淺根性)식물이란다.

또한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배수가 잘 되지 않으면 제대로 크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 맞추려면 두둑을 만들어주는 것이 유리하다.

이랑(1.2m, 높이35cm)을 만들기 위해 줄을 띄웠다.



먼저 구덩이에 피트모스를 깔고 물을 흠뻑 채운 후, 묘목을 심고 다시 피트모스를 채운다.

 



피트모스에 물이 흠뻑 배어들도록 주어야한다.




구덩이를 흙으로 완전히 덮지 말고 일부 남겨둬야 한다.



토목공사를 할 때 마사토(磨沙土)로 밭을 돋우었더니 거름기가 없어서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



밭 흙을 덤프트럭으로 2차 받아서 깔고 있는 중이다.



이제 퇴비거름을 뿌린 후에 트랙터를 불러서 로터리를 치고 고랑을 내면 된다.



비닐하우스 뒤쪽 경사지의 머위 밭에도 흙을 좀 채워주었다경사지와 비닐하우스 사이의 땅에는 취나물을 키울 것이고.


아랫동네인 대치리에서 보는 가야산과 원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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