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밭을 고르고,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백수.白水 2017. 3. 21. 06:38

요즘은 계속되는 미세먼지 때문에 온 세상이 하루 종일 뿌옇다.

그렀잖아도 중국의 비겁하고 치졸한 사드보복에 울화통이 터지는데,

설상가상, 요놈의 미세먼지는 양회(兩會)가 끝나면서 북경인근의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라 하니 어찌할 도리도 없고... 

참으로 고약한 노릇이다.

 

오늘이 벌써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 아닌가.

7시가 되기도 전에 날이 밝아오는 것은 농사철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하늘의 신호다.

그래도 아직은 본격적인 농사철이 아니라서인지 

이웃집들은 며칠 전에 감자를 심고 나더니 유유히 관광을 다니며 여유를 즐긴다.

 

그러나 나는 작년에 대충 토목작업을 하고 서둘러 집을 지은 관계로 

토지기반을 정비하고 주변을 정리를 해야 할 곳이 많아 

3월이 시작되면서부터 부지런히 일에 매달렸다.


 


토지이용은 진출입통로 60주택지 129평과 

축대로 구분된 밭 166(105, 61) 등 도합 355평이다. 




진출입통로가 필요이상으로 넓다.

왼쪽 경계석을 따라서 영산홍을 쭉 심을 계획이고

자갈이 깔린 곳은 땅이 다녀진 후 나중에 폭5m정도로 포장을 해야겠다.




자갈밭 오른쪽(굽은 곳 포함)에는 흙을 한차 받아 돋워서 정원을 만들고 과실수와 꽃을 심을 것이다.

입구 왼쪽 도로변에 황금측백 6그루를 심었다.




집 뒤쪽 윗집과의 경계축대위에 황금측백 8그루를 심었다.



황금측백나무 뒤쪽의 나무들은 윗집에서 심은 가시오가피.



아내의 요청으로 문에서 가까운 동쪽 축대 위에 쪽파를 심었다.

한쪽을 뽑아먹고 나면 반쪽은 대파를 심을 것이다.

합성목재자투리를 보관해뒀다가 둘레를 에웠다




우물(왼쪽)과 장독대(오른쪽)사이의 상수도배관이 꽁꽁 얼어서 녹이느라고 무진 애를 먹었다.

깊이 파보니, 큰 돌을 채우고 시멘트로 마감한 장독대 아래로 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축대가 가까워서 찬 공기가 돌 틈으로 쉽게 관통하는 바람에 

상수도 파이프가 찬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듯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고장이 났을 때 땅을 쉽게 파기 위해서 모래로 채우고 

지표면을 시멘트콘크리트를 바르지 않고 잔디를 덮었기 때문에 

빗물이 계속 들어가서 얼어붙은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다시 흙을 다 파내고, 진흙을 파다가 이겨서 돌 틈을 모두 막아주고

축대 쪽에 진흙으로 방벽을 쌓은 후 모래를 채웠다.

모래위에 다시 진흙층을 만들고

그 위에 시멘트사이딩 널판을 올린 후 시멘트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신경 써서 야무지게 했으니 앞으로 별탈이 없을 것이다.


시골생활을 하려면 웬만한 도구는 다 있어야 되고

소소하게 생기는 잔 고장을 직접 고칠 수 있어야 갑갑함이 덜하다.

스스로 생각해도 내 손기술이 많이 발전했음을 느낀다.




주택 앞 잔디밭에 블루베리(15)를 심었다.



밭에 가축분뇨거름(닭똥)을 펴고



옛 시절에 쌀에서 뉘를 골라내듯 돌을 골라내고



트랙터를 불러 로터리를 치고 펜션과의 경계에 황금측백을 심었다.

각종나무는 홍성에 있는 산림조합의 나무시장에서 구입했는데 황금측백은 주당 5,000원이다.

살구나무, 감나무(대봉), 단감나무, 밤나무도 심었다.



대나무밭과의 경계에는 가시오가피 5주를 심고 

두릅나무 25(주당3,500)를 심었다.

나무가 벌어서 많이 수확을 하면 선물할거라며 아내가 많이 심으란다.




비닐하우스와 진출입통로를 정리하면서 많은 것들을 끌어내려 축대아래 밭에 쌓았다.



건축자재자투리는 가마솥에 불을 땔 때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공사기간 중에 너저분하게 꽉차있던 비닐하우스를 정리하여 많은 공간을 확보했다.

빈자리는 5월초쯤에 참외를 심을 예정이고

늦가을에는 시금치를 심어 겨울에도 뜯어 먹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비닐하우스 앞쪽에 감자와 초석잠을 한 골씩 심었다.




요것이 초석잠(草石蠶)이다.

뇌기능을 활성화 시켜 노인성 치매, 뇌경색,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동맥경화, 간경화 도움이 된다고...



비닐하우스 뒤쪽에는 취나물씨를 뿌린후 차광막으로 덮었고




복토를 한 비탈진 뚝은 머윗대가 많이 올라오는 곳으로

두릅도 올라오고 엄나무도 자란다.

가죽나무(참죽) 두 그루 심었다.



우물에서 사방이 다 닿을 수 있도록 길게 물 호스를 연결해 두었다.




집에서 길러보니 콩나물이 아주 잘 자란다.


우선 급한 일은 거의 끝냈다.

밭작물은 4월중하순경에 심으면 될 것 같고

주문해놓은 흙이 도착하는 대로 출입통로에 정원을 만들고

과일나무와 꽃나무를 심으면 된다.

면적이 넓지 않아서 정비를 끝내고나면 앞으로는 크게 손댈 일도 없다.

주말에는 서울에서 친구들이 내려와서 일박하고 서해안에 나갈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