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이요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매연보다는 덜 하지만,
거의 매일 안개처럼 들어차면서 숨통을 조이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해가 갈수록 더욱 짙어지는 것 같다.
네 탓도 있고 내 탓도 있지만 금수강산은 이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고,
봄철의 산행은 호사요 들판에 나가서 일하는 것조차 겁나는 세상이다.
거의 매일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어제는 강풍이 휘몰아치고 폭우에 우박까지 쏟아지더니만
험상궂은 하늘이 천지간의 부유물을 모두 날려 보냈는지 오늘은 모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봄날이다.
정말 얼마만인지... 기억을 더듬어 계산하기도 어렵다.
오늘밤은 파란하늘에 별들이 총총하고 북두칠성은 북쪽하늘가운데에서 초롱초롱하다.
오랜만의 나들이. 거리로 보면 수덕산과 내포신도시(충남도청)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용봉저수지에서 용봉산과 수암산이 연결되는 능선 길을 조금 걷기로 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이다.
저수지가 예산군 덕산면 둔리에 위치하므로 ‘둔리저수지’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용봉산의 이름을 따서 ‘용봉저수지’로도 부르고 있다.
낚시를 할 수 있는 저수지가운데로 들어 가보면 흙탕물인데 하늘빛이 내려앉아 파란호수가 되었다.
어릴 때 부르던 ‘과수원길’이라는 동요가 있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이 노랫말에서 ‘아카시아 꽃’은 잘못된 것이고 ‘아까시 꽃’이 맞다. 일부 사전에서 '아까시나무'를 '아카시'라고 적고 있는데, 아까시보다 이름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이름이다.
2012년 봄에 아까시꽃을 올렸더니 한 친구가 ‘바쁜 농사철 들일 나간 애기 엄마의 젖이 불어 흘러넘치는 오월.
아까시꽃은 마치 갓난아기 젖 주려고 하얗게 몽글몽글 젖을 짜내고 있는듯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렇다. 아까시꽃은 엄마의 젖(母乳)빛을 닮았다. 백색우유(牛乳)빛이 아니라 멀리서 보는 밤꽃색깔에 가깝다.
땅비싸리
등나무꽃
수덕산 정상
이건 밀
이건 보리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에 최근에 임도(林道)가 생겼다.
능선에서 보는 수덕산 – 가야산 – 원효봉 (왼쪽으로부터)
능선에서 보는 내포신도시
댕댕이덩굴
팥배나무에 열매가 달렸다.
여기가 가루실고개로 왼쪽으로 내려서면 가루실(둔리저수지),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내포신도시.
애기똥풀
가죽나무
수선화종류로 보이는데...가까이서보면 줄기가 거칠고 억세지만 멀리서 보니 꽃이 아름답다.
우리집 사막처럼 거친 밭에 작물을 심어 가꾸고 있는데 이제 조금씩 자리가 잡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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