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창경궁에서 맞는 정월대보름

백수.白水 2018. 3. 4. 10:18

 

아침이면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고 가슴중앙부위에 압박감이 뻑뻑하게 밀려오면서 잠을 깬다.

식후에 활동을 시작하거나 심한 운동을 하면 싸한 느낌이 오고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서 숨쉬기가 불편한 상태가 되고 통증은 목이나 어깨 쪽으로 퍼진다. 심할 때는 목소리가변하고 기운이 쭉 빠진다.

하던 일을 멈추고 한참동안 진정해야만 통증이 사라진다.

 

흉통(胸痛)!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던 옛날에는 가슴앓이라고 했다.

23일간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서 3개월여 간헐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가슴앓이를 다 쓸어내리고 어제 퇴원했다.

 

결과적으로 보니 원인은 협심증과 역류성식도염이 동시에 발병했기 때문이었다.

협심증 때문에 역류성식도염이 왔을까?

아니면 역류성식도염 때문에 협심증증상이 나타나는 걸까?

역류성식도염을 다스리면 협심증증상(사실은 두 질병의 증상이 구별하기 어려울정도로 비슷하다)이 사라지지 않을까...

이리저리 궁리하고 기대하며 역류성식도염을 다스렸는데 두 질병 간에 인과관계는 없다는 것이 주치의의 소견이다.

 

2.1일 핵의학검사(spect)에서 이상소견이 나와 조영술로 검사치하기로 했는데 대기환자가 워낙 밀려서 한 달 뒤인 3.1일에야 입원을 하게 되었다.

원인은 2014.7월에 좁아진 관상동맥(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세 가닥의 혈관)중 한곳을 풍선술로 확장해줬는데 다시 좁아져서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흉통을 유발했던 것, 그곳에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넣어 넓혀주는 시술을 받았다.

막혔던 구멍이 뚫리니 금세 통증이 사라졌다.

 

시절이 곤궁하면 예술도 죽는다고 병을 안고 있는 시절에는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하기 마련이다.

겨울잠을 자던 생물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이 내일이다.

침잠하며 움츠렸던 몸과 마음의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이제 길을 나서야겠다.

 

 

 

새벽녘, 창경궁을 지나 멀리 북악산 위로 열나흘둥근달이 지면서 정원대보름의 하루가 열리고 있다.

 

 

 

정중앙 삼각형모양의 인왕산과 그 오른쪽으로 두 번째 봉긋하게 제일 높은 봉우리가 북악산이다.

 

 

 

남산

 

 

 

북악산 오른쪽의 높은 봉우리 보현봉

 

 

 

보현봉과 오른쪽의 굴뚝사이에 인수봉도 있는데 날이 흐릿하여 분간이 잘 안 된다.

 

 

 

그림 / 퍼그먼트 / 지호준

 

 

 

사진 / 백두산

 

 

 

2013. 10.23일 낙산에서 찍음

 

 

 

2013. 10.23일 낙산에서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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