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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제. 웅이엄마

백수.白水 2018. 3. 18. 20:39



가야산의 한 지맥이 남서쪽으로 흘러 한티고개 뒷산- 해미터널로 내려가며 예산군(덕산면)과 서산시(해미면)의 경계를 이룬다.


금북정맥을 걷는 사람들은 광천리의 나분들고개(160m)에서 이 산줄기를 타고 뒷산 - 한티고개 - 가야봉(678m) - 석문봉(653m) - 일락산 - 개심사삼거리 - 보원사삼거리 - 서산운산면 보원사지로 이어지는 산행을 하게 된다.


뒷산(449m)은 지도에 표기되는 제법 높은 산으로, 우리 마을의 뒷산(背後)인 동시에 서산해미의 대곡리(한티마을)의 배후가 되기도 한다.




3.17()은 음력2월초하루로 매년 우리 마을의 우물제()를 지내는 날이다.

우물은 마을의 제일꼭대기 뒷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발원지쯤으로 여겨지는 샘이라고 보면 되는데, 지금은 간이상수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뚜껑을 덮었고 물은 상수도 저수탱크로 흘러들어가도록 되어있다.

    


 

온 동네사람들이 나와서 돼지머리에 떡과 과일을 차려놓고 술을 올리며 액운이 없어지고 물이 콸콸 잘 나오도록 해달라고 신령에게 비는 고사를 지냈다.


절하는 사람마다 돼지주둥이에 돈 봉투를 물리는 것은 어느 제사에서나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이고...

작년에는 가뭄과 기계고장으로 몇 차례 단수와 제한급수가 있었는데 금년에는 끊김이 없었으면 좋겠다.




웅이엄마(http://blog.daum.net/ybm0913/4510: 웅이 엄마의 "한잔의 눈물")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왔는데 몸은 쇠약해지고 병색은 더욱 깊어졌다.


작년12월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앞으로 2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살아 있다며 웃는다.

처음부터 항암치료는 받지 않았고 도시에서 살다가 이곳 가야산계곡으로 내려와 식이요법으로 버티고 있는데, 요즘은 가슴에서 배 쪽까지 이어지는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견디기가 힘들다고.


아직은 스스로 차를 몰고 돌아다니며 급한 볼일을 보고, 여러 가지 좋다는 것은 다해먹으며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안 되면 죽는 길뿐이 더 있느냐며 담담하게 말하는데 얼마나 가슴이 짠한지...


긍정의 힘으로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한다.


그 몸을 해가지고 오빠네 농장에서 싣고 왔다며 20리터들이 비닐봉지에 꾹꾹 눌러 담은 쪽파를 들고 들어왔다. 무게가 15kg은 됨직한데 말이다.



본격적인 농사는 4월 하순께나 시작될 것이다. 물주기 편하도록 밭에 있는 부추를 우물가로 옮겼다.



웅이엄마가 가져온 쪽파, 상품으로 출하할 수 있는 상태인데 너무 많아서 일부는 다듬어 냉장보관하고 나머지는 모두 밭에 심었다. 이대로 밭에 뒀다가 5월 하순경에 캐서 씨앗으로 사용해도 된다.



이쪽 거부터 먼저 뽑아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