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날을 기다리며 마냥 앉아있을 수도 없어 집에서 20Km의 거리에 있는 가장 가까운 바다 천수만의 궁리포구를 찾았다. 산골생활이 지루하고 심심할 때면 자주 찾는 곳, 겨울 잠바를 입고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써야할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고 세찬바람이 부는 날이다.
궁리항에서 – 속동전망대 – 어사포구 – 남당항방조제 끝까지... 바다에 면한 길을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어느 임의 표현대로 가멍 쉬멍 갯벌에도 들어가고 전망대에도 오르면서 걸으면서 바닷바람을 맞았다.
홍성팔경 궁리포구 ▼
오전 12시쯤의 간조(干潮)때라서 멀리까지 갯벌이 드러나고 하늘마저 흙빛으로 변해 우중충한 날이다.
고깃배는 갯바닥에 제 배를 붙인 채 멈춰 앉았고 나다니는 사람도 날아오르는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다.
사진 가운데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충청도 서해에서 가장 높은 오서산이다.
스산하고 쓸쓸한 바다에는 몸이 밀릴 정도로 세차게 찬바람이 쌩쌩 불어온다.
보통은 망망대해 수평선너머로 미지의 세계를 그리워하고 파랗게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에 환호하게 되지만, 오늘은 묘하게도 폐허처럼 변해버린 거친 바다에서 갑갑하던 속이 풀어지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궁리포구
정주영 현대건설회장시절에 축조된 천수만 A지구 방조제와 배수갑문이 보인다.
모세의 기적 신비한 바닷길이 아니라 양식장으로 드나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길이다.
궁리포구에서 남쪽으로 속동전망대가 보이는 풍경
속동전망대 ▼
파스텔톤의 그림 같은...
바닷물이 차올라 출렁거릴 때는 항해하는 모습이 연출되겠다.
우리 동네는 아직 이런 정도는 아닌데 바닷가라서 봄이 일찍 찾아들었다. 작은개불알꽃
어사포구 ▼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잘 만들어 놓은 수도(水道)
여기도 양식장으로 가는 인공바닷길이 있다.
자연산굴을 많이 캐다가 씻는다. 지금은 알이 차고 부풀어서 맛있는 철이 아니다.
저 앞의 모퉁이를 돌아서 한참을 더 가야 남당항이다.
사진 왼쪽 모퉁이너머로 보령화력발전소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수평선처럼 들어선 산들이 안면도.
남당항(南塘港) ▼
대하, 새조개, 전어 등이 풍부한 어장으로 조선 영조 때 학자 한원진이 낙향하여 이 곳에 살게 되면서 그의 호를 따라 남당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남당리방파제 끝까지 들어가서 조망하는 주변풍경이 일품이다.
방파제에서 보는 남당리.
방파제로 쑥 들어가면 터가 넓은 만큼 주차공간도 넓으며 해양경찰서 홍성파출소가 있다.
날이 좋지 않은데도 낚시하는 사람이 조금 보였고..
안면도
끌어당겨본 안면도의 죽도가 코앞이다.
보령화력발전소도 당겨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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