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에서 만나게 되는 신비하고 괴이한 지형과 바위들에 대한 개념과 생성과정이 궁금할 때가 많다. 대략적인 내용을 추려서 정리하기로 하자.
▼풍화지형(風化地形)이란?
풍화작용으로 암석표면에 형성되는 작고 미세한 기복의 오목(凹型)한 미세지형(微地形)을 말한다.
땅속의 화강암이 풍화과정에서 미처 풍화되지 않은 암괴(핵석, 核石)가 노출되어
-. 동글동글한 석탑처럼 쌓이거나, 흔들바위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토르(tor)
-. 바위 밑 부분이나 측면에 암굴형태(감실모양)로 구멍이 파이는 것을 타포니(tafoni)
-. 바위상층부평면에 돌우물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나마(gnamma)라고 한다.
풍화혈(風化穴)의 종류는 나마(gnamma)·솔루션 팬(solution pan)·포트홀(pothole)·타포니(tafoni)·그루브(groove) 등이 있다.
풍화혈. 2016.1.28일 제주도 산방굴사로 가는 길에서
▼나마(gnamma)
화학적 풍화작용에 의해 기반암표면에 접시모양으로 움푹 패인 와지(窪地, 웅덩이)를 말한다.
화강암의 표면에 잘 형성되며 주로 벽면이나 사면상에 형성되는 나마는 땅속에서 초기형태가 만들어지는데, 이후 지표에 모습을 드러내면 요지에 물이 고여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광물조각들이 하나 둘 씩 분리 파괴되어 구멍이 점차 확대된다.
특히 바닷가에서는 염분과 식물체가 분비하는 유기산으로 인해 풍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과거에는 화학적 풍화작용인 용식에 의해 만들어진 팬 모양을 구멍이라는 뜻으로 솔루션 팬(solution pan, 용식와지溶蝕洼池)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한랭지역에서는 물의 동결과 융해작용에 의한 물리적풍해에 의해서도 형성되고, 반 건조지역에서는 식물의 성장에 의한 생물 풍화에 의해서도 만들어지므로 성인에 관계없이 형태적인 의미만을 강조하여 나마라는 용어로 쓰인다. 나마는 산의 정상에도 바닷가에도 만들어진다.
2016.12.16일 용봉산 병풍바위능선에서
▼포트홀(pothole)
포트홀 생성과정 동영상보기 ▼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51670&docId=2448628&categoryId=51671
마식작용(磨蝕,corrasion)이란 물, 바람, 얼음 따위에 운반되는 자잘한 물질이 바위를 깎아 내는 일을 말한다.
포트홀은 하천침식작용 중 유수로 운반된 자갈이나 모래가 하상기반암을 침식시키는 마식작용으로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다.
주로 급류를 이루는 곳이나 폭포 바로 밑에 형성된 요지(凹地)로 돌개구멍이라고도 한다.
물에 의해 운반되던 자갈 등이 하상의 요지에 들어가 와류(渦流)와 함께 선회하면서 기반암을 마모시켜 발달하는 것으로, 주로화강암과 같은 암석에서 잘 발달한다.
전형적으로 발달한 포트홀은 구멍의 폭에 비해 깊이가 깊은 항아리 모양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서로 이웃한 포트홀이 더욱 진전되어 서로 만나게 되면 하상은 결국 낮아지게 된다.
한탄강 포천의 화적연에서 포트홀
2013.11.27일
해안에서 파도의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마린포트홀(marine pothole)이라고 하여 구분한다.
▼타포니(tafoni)
풍화작용으로 암벽에 벌집처럼 생긴 구멍형태의 지형이다.
암석에 선택적 풍화가 촉진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집단적으로 발달하는 경향이 크다.
이는 역암(礫岩, 자갈돌: 자갈이 점토·모래 등과 섞여 물속에 퇴적하여 굳어진 암석)으로 이루어진 암벽이 겨울철동결과 융해를 반복하면서 자갈성분의 암석이 수직적인 암벽에서 잘 떨어져 나가 크고 작은 구멍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마이산 암벽에서 전형적인 타포니 지형을 찾아볼 수 있다.
바위측면에 암굴형태(감실모양)로 구멍이 파인 타포니, 2018.3.11일 수덕사 우측 산줄기(右白虎)에서.
자연이 만든 감실이다. 2016.11.09.일 덕숭산 수덕사 옆 산줄기에서.
▼그루브(groove)
빙하는 유수처럼 기반암의 침식작용을 동반한다.
즉 유수운동이나 빙하의 이동은 기반암에서 암편을 뜯어내는 굴식과 암석을 도구로 하여 기반암에 마식을 가하는데 마식은 기반암을 매끈하게 하고 굴식은 거칠게 한다.
빙하의 기저부에 얼어붙은 채로 활동성운동에 의하여 운반되는 암편은 좁고 긴 홈을 파는데 이것을 그루브라 한다.
이것은 빙기에 있었던 빙상의 이동방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화강암의 급경사면에서는 유수가 흐르는 곳에 형성되기도 한다.
북한산 여성봉, 암석표면의 절리를 따라 풍화침식되어 개울처럼 길게 물길이 생겼다. 그루브.
▼핵석(核石, 돌알, core stone)
直交(직교)하는 수직절리와 수평절리에 의하여 기반암이 일련의 블록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화학적 풍화작용이 절리면을 따라 선택적으로 행해지게 된다.
이때 풍화작용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은 블록의 모서리이며, 풍화작용이 가속화됨에 따라 블록들은 둥글둥글한 암괴나 거력(巨礫)으로 변하게 되고 주변부는 입상 붕괴되어 결국 토양입자로 변한다.
이와 같이 구상풍화(球狀風化)를 받은 둥글둥글한 암괴를 핵석이라고 하며,
풍화로 생긴 잔재토(殘滓土)를 부식암석이나 saprolite(새프롤라이트)라고 한다.
크고 뚜렷한 핵석은 강화도일대에서 많이 발견된다.
이러한 핵석은 우리 동네 곳곳에 많이 나와 있다.
▼토르(tor,탑바위)
땅속 화강암이 풍화를 받는 과정에서 미처 풍화되지 않은 암괴
즉 핵석이 노출되어 동글동글한 석탑처럼 쌓이거나 흔들바위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토르(tor)라 한다.
2014.09.10. 양주 불곡산에서
▼마식(磨蝕 abrasion, corrassion)
넓은 의미로는 하천, 빙하, 바람, 파랑 등이 운반하는 암설에 의해 암반(岩盤)이 연마되어 마멸되어 가는 침식작용을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하천유수에 의해 운반되는 암설에 의해 계곡의 벽이나 하천 바닥의 하상(河床, river bed)을 깎아 마멸시키는 침식작용을 가리킨다.
마식작용은 유수(流水)보다는 유수에 의해 운반되는 암설(岩屑: 풍화 작용으로 생긴 바위 부스러기)
에 의한 연마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와류(渦流)가 잘 일어나는 곳에서는 소용돌이(渦)와 함께 회전하는 역(礫)이 마치 드릴(drill)과 같은 역할을 하여 원형 또는 타원형의 구혈(pothole)과 폭호(瀑壺, plunge pool)를 형성한다.
▼박리(剝離, exfoliation)
기반암에서 암괴가 양파껍질처럼 떨어져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지표면의 암석은 낮에는 일사에 의하여 가열되고 밤에는 복사에 의하여 냉각되므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그런데 암석은 열전도율이 낮으므로 가열의 효과는 표층에 집중된다.
따라서 가열로 팽창하는 표층은 압력을 받으며 압력이 일정한 한계를 넘으면 암석 표면에 붕괴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성암과 변성암은 비열이 서로 다른 광물입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열에 의해 암석이 팽창할 때는 구성광물들간에도 내적 압력이 발생한다.
만일에 이러한 압력이 어떤 임계 한도를 초과하면 암석은 마치 양파 껍질 벗겨지듯 표면이 평행하게 쪼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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