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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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태국-라오스

메콩강! 흘러 내린다. 더빙문안

백수.白水 2019. 9. 5. 15:20

 

메콩강! 흘러 내린다.

 

 

등마루 칼날처럼 솟아 골짜기를 가르고,

골마다 따로 물줄기 흘러내리니 산자분수령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 계곡이 되고, 개울이 되고,

냇물이 되고, 강물로 하나 되어, 바다로 흘러가나니 산분수합이다.

 

메콩강발원지인 티벳의 물은 몇 날에 걸쳐 예로 왔으며,

앞으로 얼마를 더 흘러가야 남중국해 큰 바다에 이르는가.

 

바늘의 실이 구슬을 꿰듯

운남, 미얀마, 라오스, 타이, 크메르, 베트남을 꿰뚫어

쉼 없이 내달리는 4,200km의 길고 긴 여정.

강물은 아득한 세월을 유유히 역사로 흐른다.

 

무릇 가로막히면 불통이나니,

산곡이 나뉘고 갈려 여러 종족이 생겨났지만 강물의 사명은 수합이다.

물이 하나 되면서 비로소 통하게 되었다.

 

강은 사람과 물산이 모이는 물길시장이 생기고 도시가 만들어지고

언어, 풍습, 문화가 어우러졌다.

 

메콩강 국경의 밤!!

국경을 넘나들던 쪽배도.. 여객선도..배낭을 걸머멘 유랑객들도..

새처럼 선착장으로 모여들어 둥지를 틀고 이내 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강물마저 잠이 덜 깬 어스름 새벽.

강 건너 태국 땅은 교교월색한데,

강안마을의 조명등.. 배를 밝힌 등불.. 무념무상 내 심사도

모두 강물에 내려앉아 별이 되었다.

 

날 밝으면 다시 흐르리라.

강물도 흐르고.. 배도 흐르고.. 나 또한 흘러가리라.

 

하류로 가면서 강폭이 좁아지는 곳이 나온다.

폴짝 건너뛸 수 있을 것만 같은 거리, 얼핏 보아 50m나 될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으니 물속은 틀림없이 깊으리라.

 

사람들은 강을 경계로 삼고 국경을 그었지만

메콩강에는 그어놓은 금이 없다철조망도 경비초소도 보이지 않는다.

 

배가 오르내리면서 이쪽과 저쪽에서 몇 사람씩 내리고 태운다.

강가에 멱을 감는 애들이 보인다.

고삐 없이 자유로이 풀을 뜯는 소떼가 보인다.

때때로 염소가 나오고 닭이 나오고 돼지도 보인다.

급할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과 짐승들.

여기 사람들은 동물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를 허했다.

 

목가적인 풍경 속 자유로운 영혼들.

띄엄띄엄 산으로 난 오솔길이 보인다.

나무에 가렸지만 산속에 고산족마을이 있다는 증거,

그렇다고 산속의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은 보이지는 않는다.

오솔길로 내려와 고기를 잡고쪽배를 타고 강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것이다.

강은 삶의 젖줄이요사람과 물산이 통하는 물길이다.

 

메콩강!  쉬지 말고 흘러라.

루앙프라방에서 만나고, 비엔티안에서 또 보자.

빡세에서 다시 보고, 캄보디아 국경지대인 씨판돈에서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