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루살이

백수.白水 2011. 8. 29. 22:50

 

 

 

어제는 막바지 더위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더니 오늘 밤도 푹 찐다.

저녁 식사 후 호젓한 밤길을 걸어 심씨네 집으로 마실가는 길.

수은등에 달려드는 하루살이가 치열하게 마지막 삶을 불태운다.


소야 사랑한다. 그 집 아주머니’가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유모어 한마디 했다.

어제 초등학생인 외손자가 놀러왔는데 강에 나가 참게 한 마리를 잡아들고 와서는

‘할머니 제가 참게를 잡았어요’라고 신이 나서 자랑을 하더란다.

그래서 ‘얘야 네가 잡은 걸 보니 그 참게 눈이 삐었나보다’고 했더니

손자가 하는 말 ‘아니에요. 할머니 이것 보세요.

참게가 이렇게 두 눈 똑바로 뜨고 있잖아요.’


몇 사람이 마당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하는데

이미 술에 취한 심씨는 더 마신다고 연신 집안을 드나들고

의례 이런 곳의 화제는 매번 울타리도 없이 이리저리 휙휙 넘나들며 중구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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