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밤 밤 마실 길.

백수.白水 2011. 9. 2. 21:39

오늘이 팔월 초닷새.

6일만 있으면 가을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백로(白露)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그리고 열 밤만 자면 팔월한가위 추석이 온다.

저녁식사 후 매일 밤바람 맞으며 마실 길에 나선다.

오늘은 서늘한 공기에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야 될 정도.

서쪽하늘에 조각달(상현달)이 밝게 빛나고

밤하늘엔 온통 찬란한 별들의 향연.

내가 알고 있는 별자리 북두칠성과 북극성

그리고 카시오피아가 또렷하다.

가로등은 띄엄띄엄 어둠을 밝히고

멀리 임진강 쪽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도

쥐죽은 듯 조용해진 농가의 전등불도 모두 별이 되었다.


팔십이 훨씬 넘은 노부부의 점방불은 언제 꺼질지

할아버지 노상방뇨하다 내게 들키자, 흠찔.

어르신 괜찮은데요. 시원하시겠습니다.


소슬한 가을밤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이 가을에 얼마나 가을을, 가을바람을 타야할까?

가을바람은 언제나 그리움을 몰고 온다.

 

기술부족으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니 밤의 모습이 이대로다.

보이는대로 찍었을 뿐이다.

 

팔월 초닷새 서쪽하늘에 떠오른 조각달

 

농가의 불빛

수은가로등

 

우리동네 유일한 점방 '풍년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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