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배운 말 중에 ‘이름을 졌다’는 말처럼 맛깔스럽고 정겨운 말이 없다.
여러 가지 해야 할일, 그 목록 중에서 일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지워버렸다는 말인데 얼마나 후련하고 홀가분한 일인가.
북에서 밀려오는 찬기운이 가을을 막바지로 밀어내니 한해 농사도 마무리를 서둘러야할 때다.
오늘은 독하게 마음먹고 마늘심기와 흰콩바심을 이름져버렸다.
어제 북한산 등산을 다녀와 피곤한데도 쪽 낸 마늘을 저녁9시에 종자소독용약을 탄 물에 담근(침지소독)후
한 시간 후에 건져놓았고 오늘 아침 7시쯤 갈아놓았던 밭이랑에 마늘심기용 비닐을 깔고 마늘을 심었다.
마늘 2,000개를 아내와 둘이서 한구멍에 한쪽씩 꽂아 넣고 나니 오후2시가 넘어버렸다. 100% 성공하면 내년 6월에 20접 수확을 할 수 있는데 욕심 버리고 그저 소박하게 15접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마늘재배 방법을 올린디.
1. 마늘 심는 시기는 중부지방 10월중순(연천군의 경우 10월 하순 까지임)이 적당합니다. 적기보다 빨리 파종하면 벌마늘이나 통터짐 마늘이 많이 발생하고 너무 늦으면 월동기간 동해를 받아 빈 포기가 발생된다.
2. 마늘종구(종자)는 10a당 70접 정도 소요됩니다.
3. 씨 마늘은 껍질을 벗긴 다음 베노람수화제 500배액에 침지소독하거나 마늘 1kg당 약제 4g의 비율로 습분 처리하여 심는다.
3. 마늘 심는 간격은 8-10센치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만 요즘 농자재 판매하는 곳에 가시면 마늘재배용 필름(구멍이 뚫린 흰 멀칭비닐 )이 있으므로 구입하여 사용하시면 아주 편리함.
4. 마늘 심을 땅에 산성땅이 많으므로 석회를 썩어서 중성으로 맞춰 주어야합니다
5. 마늘은 백합과의 식물이므로 뿌리가 많이 퍼지지 않으므로 완숙퇴비를 1평정도당 10- 15kg정도. 복합비료10평당 3kg정도뿌린 후 땅을 잘썩어 주어 퇴비. 비료. 살충제가 적절하게 배합되도록 한 다음 비닐을 씌워 약2일정도 지난다음 마늘을 멀칭비닐의 구멍에다 살며시 땅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깊이는 5-7cm 정도가 적당)
6. 마늘은 토박한 땅에서는 수량이 증대하지 않습니다. 파종하기 전 마늘을 벤레이트 등에 소독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파종 후 가뭄현상이 나타나면 비닐위에다 조리개로 물주기를 하시면 효과 있습니다.
7.기비(복합비료 9-18-7)를 50%하고 추비는 3~4월까지 3회 요소와 염화가리를 시용하고 가끔 보조 영양제를 주면 주먹 만한 마늘이 수확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늘 비대는 마지막기간에 급비대함을 잊지 마세요.
5월이후는 비료를 주면 벌마늘이 된답니다. 비료는 4월까지만 주시고요
8. 마늘은 6월중에 수확합니다. 봄에는 마늘의 쫑이 올라올 때 뽑아주어야 마늘이 굵어집니다. 그리고 마늘은 초봄에 요소비료를 웃거름으로 시용하는 정도이므로 다수확은 과다한 웃거름에 의한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주아마늘 심는 방법)
마늘의 총포(이를 주아라 하기도)는 일반 마늘제배농가에서는 마늘의 종이 올라오자마자 마늘의 줄기에 바늘이나 송곳으로 찔러서 마늘의 종 대궁이의 중간을 잘라서 뽑아버리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면 마늘의 알맹이로 갈 영양분이 총포 쪽으로 이동하여 구가자라지 않으므로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주아를 받아서 종자마늘로 육성하려면 마늘의 종을 제거해서는 아니 되며 수확도 늦게 하여 총포가 충분하게 여물도록 해야 하며 수확 후 마늘의 줄기가 완전하게 마른 후 남도마늘과 같이 총포알맹이가 예닐곱 개미만인 경우는 분리하지 말고 원형그대로 대궁이만 제거하고 양파자루에 넣어 보관하였다가 심을 때에도 그대로 심으면 수확하기가 편하고 대서마늘과 같이 수십에서 100여개가 넘는 것은 비비셔 부수어 정선하여 양파자루에 넣어 매달아 보관하였다가 심는데 다른 마늘과 같이 가을에 심을 필요 없이 이듬해 2월 해동하기 시작할 무렵 심는 것이 좋으며 이러한 마늘은 수확하기가 매우 힘들므로 벼 육묘상자에 파종하거나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파종하고 복토하면 수확할 때 아주 편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거의 모두 통마늘이 되어 다음에 쪽으로 분리 하지 않고 심을 수 있으나 일반마늘 심는 시기에 심을 경우는 쪽 분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서 분리하여 심으려면 귀찮은 일로 되어 버린다.
정리하면 “이듬해 2월. 벼 육묘상자나 부직포 이용방법”을 기억하기 바람. 또 다른 방법은 보통마늘보다 7-10일 일찍(10월 20일 경) 주아를 쪼개어 10x5cm의 간격으로 망이나 부직포 위에 심고, 종자 두께의 2-3배의 흙을 덮는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말려서 쌓아놓은 흰콩을 털기 시작했다. 그다지 길지도 않은 골, 10고랑을 심었는데 의외로 콩이 실하고 많이 매달렸다. 그렇다고 탈곡기를 부를만한 량도 아니라서 오늘 못 끝내면 내일 더 털 요량으로 재래식으로 도리깨질을 하기로 했다. 도리깨질, 그거 보통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이웃집 이사장이 도와주러 들어온다. 지난번 들깨 털 때 내가 도리깨질을 해줬더니 부르지 않았는데도 자진해서 품앗이, 품을 갚으러 와줬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혼자 겁을 먹고 있었는데 쉽게 끝냈다. 선풍기에 날려서 고르고 자루에 담아서 달아보니 50Kg. 한가마는 안되고 6말이 조금 넘는다. 참 오지다. 메주 쑤고, 두부 해먹고, 여름날 콩국수해 먹기에 부족함이 조금도 없다.
일 마무리하고 저녁을 먹었다. 아내도, 이웃집 이사장도 술은 입에도 못대니 나 혼자
소주 한병. 쪽쪽 빨아 댕겼다. 좀 피곤해도 맘이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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