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나이보다도 훨씬 젊으셨던 56세에 喪妻를 하시고,
몇 년 후 계모 두 분이 들어오셨으나 몇 년씩 사시다가 결국은 헤어지셨다.
그 후 다시 혼자되어 큰형님 댁에서 그리고 장손인 큰조카 집에서 십여 년 의탁하시다가
75세가 되던 해인 1986년부터 서울 우리 집에서 지내시게 되었다.
노후에 혼자가 된다는 것,
그것은 인생의 3대불행중 하나라는데 그 외로움을 나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노인회에서 주관한 관광을 다녀오셨는데 돌아가신 후 발견한 遺作.
아직은 내가 그래도 젊지만 이 나이에도 푸른 잎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고
찬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지는 것을 보노라면 人生無常의 서글픔을 느끼는데...
20여년을 홀로사시며 느끼셨을 허전한 일상.
가을여행을 하시며 저며 오는 외로움에 얼마나 가슴이 시리셨을까?
지금이라면 내가 헤아리고 많이 보듬어드릴 수 있는데,
不孝父母死後悔(불효부모사후회)
이 가을날 아버지의 가을詩를 다시 읽으며 추억한다.
낙엽이 지기 전에...
名山大刹 紀行記
年 老 之 行 過 數 步 (연로지행 과수보)
鐵 馬 驥 而 騰 千 里 (철마기이 등천리)
虹 雲 風 影 連 身 紅 (홍운풍영 연신홍)
躍 進 籠 鳥 飛 天 心 (약진롱조 비천심)
白 羊 偏 殿 風 霜 耐 (백양편전 풍상내)
內 藏 絶 景 盡 圖 文 (내장절경 진도문)
滿 野 黃 穀 見 爲 飽 (만야황곡 견위포)
母 岳 金 像 萬 古 元 (모악금상 만고원)
<丁卯菊秋 湖南寺刹 萬頃平野 觀光 松雲所感 >
명산대찰 기행기
나이 들어 늙어지고 몇 발짝 내딛기가 힘이 들어
기차에 몸을 싣고 천리마처럼 힘차게 내 달린다.
창밖 형형색색 단풍이 잇따라 다가오며 내 몸을 붉게 물들이니
비약하는 새처럼 나도 저 높은 하늘을 맘껏 날고 싶구나.
백양사 한편의 전각은 모진세월 만고풍상을 잘도 견뎌냈다.
내장절경을 어찌 글과 그림으로 다 표현 할 수 있겠는가.
만경평야 누렇게 익은 벼는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모악산 금산사 불상은 만고에 으뜸이로다.
< 1987년 국화꽃 피는 가을 松雲 >
過 (지날과) 지나다/ 왕래하다/ 지나치다/ 넘치다/ 옮기다
驥 (천리마기) 千里馬/ 駿馬 騰 (오를등) 오르다/ 뛰다/ 날다/
疾走 하다/ 힘차게 달리다/ 타다
偏 (치우칠편) 쏠리다,기울다,곁,가, 한쪽(편),시골, 궁벽한 곳
虹 (무지개홍) 盡 (다할진) 다하다. 극치, 최고에 달하다, 모든, 전부의,~만, 다만 ~뿐
殿 (전각전) 전각(殿閣), 궁궐(宮闕) 큰 집,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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