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10장>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專氣致柔 能嬰兒乎 滌除玄覽 能無疵乎
재영백포일 능무리호 전기치유 능영아호 척제현람 능무자호
愛民治國 能無爲乎 天門開闔 能爲雌乎 明白四達 能無知乎
애민치국 능무위호 천문개합 능위자호 명백사달 능무지호
生之畜之 生而不有 長而不宰 是謂玄德
생지축지 생이불유 장이부재 시위현덕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재영백포일 능무리호
載(재): 싣다, 오르다, 세우다, 가득하다, 쌓다, 더하다. 떠받들다(대)
營(영): 경영하다, 꾀하다, 오락가락하다, 현혹하다(眩惑), 陣營, 주택.
抱(포): 안다, 품다, 둘러싸다, 받들다, 되돌리다, 품, 가슴. 마음, 생각.
魂(혼): 넋. 魄(백): 넋. 魂魄(혼백)은 넋, 영혼. 혼은 사람이 하늘로부터 받는 陽적인 것으로 정신적인 활동을 하고, 백은 땅으로부터 받는 陰적인 것으로 육체의 생명을 주관함.
[참고] 魄은 흔히 魂과 합성되어 魂魄이라는 말로 쓰인다. 魂魄에 대비되는 말이 精神이다. 혼의 대비어가 神이고 백의 대비어가 精이다. 고대로부터 동양에서는 생명력을 肉的인 것과 靈的인 것의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했다. 이때 육적인 생명력을 精이라 이름하고 하고 영적인 생명력을 神이라 불렀다. 이두가지가 하나로 합성된 정신이 바로 살아있는 生命體의 生命力인 것이다. 그리고 이 생명체가 죽게 되면 두 가지 생명력이 각각 靈化되어 분리되는데 肉的인 生命力인 精의 靈化體가 魄이고 靈的인 生命力인 神의 靈化體가 魂이다. 이 혼을 다른 말로 鬼神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은 精과 神이 氣의 흐름에 의해 결합된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이 기의 흐름이 정지되어 백과 혼으로 나누어진 다음 魄은 땅으로 돌아가고 魂은 하늘로 올라가며 氣는 사방으로 흩어진다고 보았다. 생명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다.
그런데 이 혼과 백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무엇이냐 하면 백은 육신의 생명력이기 때문에 물과 음심에서 생명력을 얻고, 신은 정신적인 생명력이어서 대기의 호흡에서 생명력을 얻는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백은 땅에서 나는 곡식과 물을 떠나지 못하고 죽은 후에도 그 땅으로 돌아가기에 土着性과 血緣性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혼은 신의 영화체로서 죽으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어서 토착성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애국심이나 동포애나 兄弟之情 같은 것은 백에만 있는 것이지 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질이다. 따라서 혼은 全人類的이고, 全世界的인 존재여서 국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으로서의 고유성과 토착성, 民族性은 한국의 백에 깃들어있고 이것을 한국인의 얼 또는 넋이라 한다. 당연하게 애국심이라는 것도 백(얼,넋)에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도덕경/이경숙>
[풀이] 營魄(영백)은 오락가락하는 넋(정신이나 마음)이니 요즘 말로 흔들리는 영혼쯤으로 생각한다. 抱一(포일)은 하나로 되돌리다 는 말이다. 혼미한 마음을 다잡아 세워 흩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
專氣致柔 能嬰兒乎
전기치유 능영아호
專(전): 오로지, 한곬으로, 마음대로, 모이다(단)
嬰(영): 어린아이, 갓난아이, 연약하다(軟弱)
兒(아): 아이, 젊은 남자(男子)의 애칭, 연약하다(軟弱)
[풀이] 氣를 모아 부드럽게 하여 어린아이처럼 될 수 있겠는가?
滌除玄覽 能無疵乎
척제현람 능무자호
滌(척): 씻다, 닦다, 청소하다, (짐승을 기르는)우리, 물 이름 (조)
除(제): 덜다, 없애다, 버리다, 나누다, 다스리다, 섬돌(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
覽(람): 보다, 바라보다, 전망하다, 받다, 받아들이다.
疵(자): 허물, 흠, 결점, 흉, 재앙(災殃
[풀이] 玄覽(현람)을 대부분‘흐린 거울’로 풀고 있으나 ‘사물의 진상을 꿰뚫어 앎.’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봐야 한다. 굳이 풀자면‘현묘함을 본다.’가 되는 것이고...마음을 닦고 다스리면 玄覽하니(현묘함을 볼 수 있으니) 허물이 있겠는가?
愛民治國 能無爲乎
애민치국 능무위호
[풀이]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을 無爲로 할 수 있습니까?
天門開闔 能爲雌乎
천문개합 능위자호
闔(합): 문짝, 하늘문, 온통, 전부의(全部), 어찌 아니하다, 닫다,
雌(자): 암컷, 암새, 약하다, 쇠약해지다, 패배하다, 지다.
자웅은 易에서 나온 말로서, 자(雌)는 밤은 나타내고 웅(雄)은 낮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웅을 겨루다’는 낮과 밤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 비유해 막상막하의 비등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승부, 우열, 강약 따위를 겨루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문장이 난해하다. 다른 번역들을 보자.
-.열리고 닫히는 하늘문과 같은 암컷이 되겠는가?
-.보고, 듣고, 말하고, 침묵하는 등 감각기관이 활동하면서 여성적인 허정을 지킬 수 있는가?
-.숨을 들이 쉬고 내쉼에 있어 암컷처럼 고요히 할 수 있는가?
-.하늘의 문이 열렸다 닫혔다하며 자연이 변화함에 따라 암놈처럼 수동적이어야 한다.
-.하늘의 여닫힘이 된다하더라도 능히 여인처럼 저절로 작동되는 수동적인 상태입니까?
-.성인의 도를 행함에 있어 배필 없이 할 수 있습니까?
-.하늘문이 열리고 닫힘에 암컷으로 머물 수 있는가?
[풀이] <6장>에 천지지간(우주= 道)은 텅 비어 있으나 신묘(神)하고 영원히 없어지지(死) 않는 것이니 이를 일러 玄牝이라 했다. 그리고 玄牝之門 是謂天地根(玄牝을 일러 天地의 근본이라 한다)이라 했다. 그러므로 天門이란 우주(天地)의 근본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開闔(개합)은 열고 닫음이니, 天門開闔은 하늘이 열리고 닫히고, 낮이 가면 밤이 오고... 우주의 순환을 이르는 것으로 본다.
천지(우주)가 순환하는 것처럼 낮이 지나면 밤이 되는데 그렇게 弱해질 수 있겠는가?
明白四達 能無知乎
명백사달 능무지호
[풀이] 사리에 통달하여 밝음이 사방에 미쳐도 無知(알지 못하는 것처럼= 無爲) 할 수 있습니까?
生之畜之 生而不有 長而不宰 是謂玄德
생지축지 생이불유 장이부재 시위현덕
宰(재): 재상(宰相), 우두머리, 벼슬아치, 주재자, 주관하다, 다스리다
[풀이] 천지(우주, 도)는 만물을 낳고 기릅니다. 그러나 만물을 낳고도 소유하지 않는다. 만물을 키우되 지배하지도 않는다. 이를 일러 신묘한 덕, 곧 玄德이라 한다.
玄德이란 속 깊이 간직하여 드러내지 않는 덕이요. 만물을 성성하게 하는 우주의 덕, 곧 天德인 것이다.
<정리> 10장은 德에 대해 말한다.
혼미한 마음을 다잡아 세워 흩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
氣를 모아 부드럽게 하여 어린아이처럼 될 수 있겠는가?
마음을 닦고 다스리면 현묘함을 볼 수 있으니 어디 허물이 있겠는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을 無爲로 할 수 있겠는가?
천지(우주)가 순환으로 낮이 지나면 밤이 되는데 그렇게 弱해질 수 있겠는가?
사리에 통달하여 밝음이 사방에 미쳐도 無知(알지 못하는 것처럼= 無爲) 할 수 있겠는가?
천지(우주, 도)는 만물을 낳고 기른다. 그러나 만물을 낳고도 소유하지 않는다. 만물을 키우되 지배하지도 않는다. 이를 일러 신묘한 덕, 곧 玄德이라 한다.
玄德이란 깊이 간직하여 드러내지 않는 덕이요, 만물을 성성하게 하는 우주의 덕, 곧 天德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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