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백수.白水 2011. 3. 20. 07:27

봄편지로 쓴 글을 모아 올린다.

 

봄,

바람,

봄바람,

흙바람.

바람이 심란합니다.

흙먼지 뒤집어 쓴 뿌연 보름달이 슬퍼 보입니다.

구정물 뒤집어 쓴 생쥐처럼 후줄근하기도 하고

대체로 이런 일이 없었는데,

중간에 잠을 깨어 장사익님의 노래를 들었네요.

내가 올린 234곡에 검색하니 다 나와요.

봄비에서부터 쭈욱..... 


오늘 낮에 흙비가 내린다니

저녁엔 다시 밝은 달을 볼 수 있겠지요.

밝은 달은,

오늘도 내일도 항상 그대로인데.....

달과 사람!

그 사이에 끼어든 흙먼지.

그 흙먼지가 사람기분을 좌우하게 되는 거네요.


 

서해를 건너 뛴 뿌연 모래바람이

안개처럼 온 천지를 가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고이 잠든 지금은 새벽 여섯시

앞산에 장끼가 꿕..꿕.. 몇 차례 우니

우리 집 장 닭이 뒤따라 울고

닭울음소리에 놀란 한 씨네 발바리가 앙칼지게 짖어댑니다.

군데군데 가로등 불빛만 달무리처럼 희미하고

사람도 새도 개도 다시 잠을 청하는 듯

이내 동네가 고요에 빠져듭니다.

비가 기다려집니다.

흙비라도 좋습니다.

봄비면 됩니다.


 

아 드디어 비가 내립니다.

봄비에 놀란 기러기 떼,

기럭기럭 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네요.

장롱 위에 쌓인 십년 묵은 먼지처럼

마당에 서있는 검정색 애마에 내려 앉았던

흙먼지가 싹 쓸려 내립니다.

 

오늘은 찌푸렸던 하늘의 심기도

착 가라앉은 이내 기분도

조금은 가실듯합니다.

오늘은 어디로 튀어야 할까?

먼저 장사익님의 애끓는 목소리로 봄비를 들어야할까 봐요.

건넌방에 고이 잠든 마누라 9시까지 잠 깨지 않게 볼륨을 줄이고...


장사익 / 봄비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 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없이 흐르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마음마저 울려주네 봄비야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없이 내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마음마저 울려주네 봄비야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없이 내려

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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