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가 겨울양식을 모으듯, 늦가을에 시나브로 주워 모아 까말려 둔 도토리가 거진 두 말가웃(20kg)이나 된다. 콩 바심도 끝나고 김장도 끝나 손은 한가해졌고, 말리는 과정에서 녹말가루가 쉬지 않을 정도로 날도 적당히 추워졌기에 앙금내리는 작업을 했다.
말린 도토리살은 보통 한 사날정도 물에 담가놓아야 한다. 옛날에는 다들 집에서 맷돌로 탔지만 지금은 방앗간이나 집에서 가정용분쇄기로 탄다. 그러나 방앗간이나 남의 집에서 타더라도 量이 많으면 집으로 운반해 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겨울에 짬짬이 두부도 만들어먹어야 하는지라 이참에 콩과 도토리전용 분쇄기를 샀다. 인터넷쇼핑몰에 올라온 가격은 만만치 않으니 알음알음 잘 알아보고 사야한다.
도토리를 갈아 두세 번 걸러 짜내야 하는데 일이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걸러낸 물에 맑은 물을 가득 부어 휘저어 놓으면 사날쯤 후에 밑바닥에 보드라운 녹말앙금이 가라앉는다. 이 앙금을 말려서 부스러뜨린 것이 도토리녹말가루다.
『귀농의 현실은 냉엄하지만, 인생 2막 삶의 목표를 ‘성공 귀농’이 아닌 ‘행복 귀농’에 둔다면 결코 갈 수 없는 길은 아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고, 그것 때문에 인생이 온통 달라지는 기쁨을 맛보고자 한다면... 돈, 명예, 편리함 등 도시적 가치를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 되어 무욕, 안식, 느림을 추구하는, 당신과 가족의 참행복 찾기다. <박인호 농부·전원 칼럼니스트>』
꽃보다 아름답다. 노박덩굴의 열매
어제부터 제대로 얼음이 얼었다.
이것을 ‘도토리살’이라고 한다.
분쇄기
[3일후 추가등록사진] 바닥에 가라앉은 앙금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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