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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산행

감악산 정상에서...

백수.白水 2011. 5. 24. 20:41

 

나는 1987년부터 13년간을 북한산아래 방학동에 살며 집에서부터 걸어서 북한산과 도봉산을 올라 다녔고,

2002년부터 5년간은 여의나루에 살며 한강구경과 나들이를 원 없이했다.

그러다가 2007년에 자리 잡은 곳이 감악산아래 동네, 앞으로 임진강이 흐르는 감악산산촌마을,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부터 걸어서 산이든 강이든 나들이할 수 있으니 큰 산 큰 강과의 인연의 끈을 잡고 사는 셈이다.


금년 봄에 계획은 거창하게도 한 달에 두 번은 감악산정상을 오르리라 마음먹었지만 풍요속의 빈곤인가

매번 왜 그리도 겁이 나는지, 오늘에야 처음으로 길을 나섰다.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산촌체험마을까지 차로 이동했다.

해발675m지만 체험마을부터 정상까지는 2.8Km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네. 평생을 걷고 뛰고 달리며 살아왔는데, 4년간 농사지으며 근력도 엄청 키웠는데,

금년 초부터 둘레 길과 임진강변을  많이 걸었는데, 걷는 근육과 산을 올라가는 근육은 따로 있는 듯,

처음부터 헉헉거리며 걷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중간쯤 올랐는데, 같이 출발했던 친구 정상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온다.

오늘은 너무 무리하지 말고 그만 내려가자며 마누라가 몇 차례나 슬슬 꾀를 부리기에 나도 유혹을 느꼈지만,

그래도 대범한척 이정도 산도 오르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힘들고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내겠느냐고

헛소리하며 기어이 1시간 30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에구, 창피해...


그런데 하산 길에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요즈음 비가 자주와 골프연습장에서 너무 열심히 휘두른 탓인지 왼쪽새끼발가락에 티눈이 생겼다.

기이한 일이다. 티에도 씨앗처럼 눈이 있어 자라다니...그걸 제거한다고 며칠 전부터 티눈고약을 붙였는데

퉁퉁 불어 발을 압박하니 통증이 온다. 신발 끈 풀고, 막대기집고 내려오니 한 시간도 넘게 걸렸다.

요만한 일도 불편하고 아픈데 장애우 들의 심정은 어떨까?

남의 가슴에 가시가 아니라 대못을 박고, 칼을 휘둘러 상처를 내고....

그래놓고도 의기양양 해야 할 일인가. 모든 일 역지사지라 깊이 생각하며 살 일이다.

중성산(칠중산)아래 콩 요리전문식당에 가서 시원한 콩국수로 늦은 점심식사하며

오늘도 나 혼자 막걸리 한 병을 비웠다.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암억제물질이 다른 술의 16배가 들어있다니 건강을 위해 마실 뿐이다.

 

 

 

감악산아래 산촌체험마을의 콘도. 성수기에는 방을 구할 수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곳 주차장에 차를 놓고 올라가면 되는데 이 코스가 가장 편한 것 같다.

 

 

 

 

팔각정에서 내려다 본 맨 오른 쪽 동네가 우리마을이고,  임진강 너머가 연천군 백학면이다. 성냥갑 보다도 작은 저 집에 살면서 희노애락을 느끼고,  그것도 모자라  컴퓨터 안으로 더욱 빨려 들어가 속을 상하다니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왼쪽 집단취락이 적성면 소재지이고, 그 오른 쪽으로 보이는 두개의 봉우리 중 앞의 산이 칠중산성이 있는 중성산이다.

 

 임진강의 상류인 전곡 쪽을 보고 찍었다.

 

감악산(紺岳山)은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는 산이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라고 하였다. 이 일대는 광활한 평야지대로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다.

원래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의 4개 사찰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1970년 옛 운계사 터에 재 창건한 범륜사만 남아 있다. 장군봉 아래는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관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었다는 임꺽정굴이 있다.

6·25전쟁 때는 격전지로 유명해서 설마리 계곡에 영국군 전적비와 대한의열단 전적비가 남아 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의정부 북쪽 회천에서 양주시 남면을 지나 설마리를 거쳐 감악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높이 20여 미터에 달하는 운계폭포가 나온다. 폭포 뒤로 범륜사가 있고 그 뒤로 전형적인 암산의 모습을 띤 감악산이 보인다.

범륜사에서 감악산으로 오르는 길은 오른쪽 능선을 타고 임꺽정봉, 장군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와 남쪽에서 계곡 길을 거쳐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임진강 하류의 넓은 평야지대를 바라보면서 북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도 있다.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과 북한산이 보인다

 

감악산비(紺岳山碑, Gamaksanbi)

감악산 정상에 우뚝서 있는 이 고비는 기단부, 비신, 개석을 갖춘 화강암 석비로 이 비에는 전혀 글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몰자비』라 부르기도 하고 『설인귀비』『빗돌대왕비』등으로 구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비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속전에 의한 기록만이 존재하고 있다

소재지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객현리 산 25이며 높이 170㎝, 폭 70~79㎝, 두께 19㎝이며 석재는 화강석이다.

대체로 설인귀설과 진흥왕 순수비설로 대립요약되고 있다. 광무 3년 (1899) 발행 적성군지와 속전에 의하면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 고장 출신이고 산신으로 봉해져 해마다 봄, 가을로 향과 축을 내려 제향되어 왔으며 따라서 그의 사적이 뚜렷하여 사적비를 건립할 만하다는 것이 설인귀 사적비로 추정하는 근거이다. 한편 1982년 동국대감악산고비 조사단에서는 2차에 걸친 조사결과 이 비의 비 문이 마멸되어 판독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그 형태가 옛스럽고 북한산비와 전체적인 외형이 흡사하다는 점, 또 적성은 삼국시대의 전략적 요지로서 특히 신라 진흥왕 세력이 미쳤던 곳이라는 점 등 고비의 양식과 위치로 미루어 순수비로 추정했던 것이다

감악산 정상에 서 있는 이 고비는 글자가 모두 마멸되어 봉전 몰자비라고도 불리며 설인귀비, 빗돌대왕(비뜰대왕비) 등으로 속전 되어 온다. 적성현읍지에 의하면 감악산 묘가에 있다. 전설에 설인귀의 사적비라고 하지만 세월이 오래되어 글자가 없어졌으므로 고증할 수 없다고 했다

감악산비에 얽힌 진흥왕순수비와 설인귀신화에 대한 상세한 역사기록은 나의 네이버블로그

임진강/감악산과 설인귀신화라는 글을 참고하시기 바람,

 

 

나도 그 때 그 자리에서 폼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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