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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의 가을

백수.白水 2014. 8. 31. 21:02

 

 

임진강 두지나루(고려시대의 장단나루)

 

드높은 가을하늘을 두고 파랗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푸르다'고 해야 할까?  늘 고민이다.

산과 들과 나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파랗다푸르다중에서 어떤 표현을 써야할까...?

국립국어원에서는 둘 다 가능한 표현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청색과 녹색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푸르다'라는 형용사로 표현해 왔습니다.

<훈몽자회>의 예를 들어 보면 '''프를 쳥'으로, '''프를 록'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푸르다''(blue)''(green)'을 모두 나타냈기 때문에 '푸른 하늘(의 의미로 사용)',

 '푸른 산(의 의미로 사용)'이라고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파랗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옛 문헌들을 살펴보면 '파랗다'에도 ''''의 의미가 모두 있습니다.

그래서 '파란 하늘(의 의미로 사용)', '파란 잔디(의 의미로 사용)'가 모두 가능한 것입니다.

 

이 말을 영어로 옮긴다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의 언어 관습에 따라 'blue''green'을 선택해서 쓰시면 되겠습니다.

 

나는 습관적으로 한자와 영어로는 하늘을 [= blue]로, 나무와 잔디는 [= green]으로 쓰고 있지만,

한글로는 때와 경우에 따라서 아직도 뒤죽박죽, 왔다갔다 늘 다르다.

 

가을하늘은 높고 강물이 깊다. 파랗다! 푸르다! 하늘이 파랗고 강물도 파랗다. 하늘에서 뭉게구름이 강물 속으로 내려와 물따라 흐른다. 강물 따라 구름 따라 황포돛배도 흐르고 세월도 흐른다.

 

두지나루를 출발한 황포돛배는 임진강중류 고랑포쪽으로 내려가다가, 옛 고구려보루인 호로고루성을 눈앞에 두고 되돌아온다. 수심이 낮아서 더 이상 아래로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금년에 철거된 ()장남교를 놓을 당시(1995)의 수심은 7m였다고 한다. 그러나 20107월 임진강 최상류에 군남댐(총 저수량 7100t)이 조성된 후 물 흐름이 약해지면서 수심 변화가 두드러졌고, 지속적인 퇴적으로 인해 최근에는 수심이 1m로 급격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수심이 7m였던 임진강의 옛 모습을...

이 일대는 임진강 푸른 물이 장단석벽을 휘돌아 나가는 곳으로 주변풍경이 장관이다.

이 곳의 장단석벽은 송도팔경(松都八景)의 하나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왕과 선현들이 자주 찾아와 절경을 감상하고 시문을 남긴 곳으로도 유명하다.

임진강 고랑포 일대는 이 석벽 외에도 고호팔경(皐湖八景)절경들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황포돛배는 한국전쟁 전까지 경기도 파주시 두지나루에서 서울의 마포나루까지 오갔던 조선시대 명물(名物)로

소금·새우젓·생선과 인삼··쌀을 그득그득 실어 날랐다고 한다.

 

강은 굽이굽어 억겁의 세월을 흐르면서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고, 물길로 갈린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나루터에는 흘러온 세월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나루터는 옛날부터 교통의 요지로 세월이 흐르면서 시멘트다리가 놓이기 시작했고, 요즘은 옛 다리를 부수고 다시 최신공법으로 웅장하게 새 다리를 놓는 곳이 많다.

 

이곳의 나루를 예전에는 장단나루라고 했다. 태조 왕건도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았다.

장단나루는 고려시대 사람의 왕래가 가장 빈번했던 교통로였다.

고려 목종이 도망하다 피살된 곳도, 무신정권의 최충헌 형제들이 싸움을 벌인 곳도 이곳이다.

이성계는 왜구를 정벌하는 싸움에 나서기 전에 이곳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공민왕을 비롯한 여러 왕이 뱃놀이를 즐기던 곳이기도 하다.

 

선착장 언덕을 조금 오르면 멀리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

어제는 국사봉에 올라서 북녘땅을 끌어 당겨보았다.

 

 

동영상 http://blog.naver.com/ybm0913/2201092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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