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반지 끼고, 꽃시계 차고

백수.白水 2011. 6. 10. 15:54

 

지난주에 올라왔던 손자 우빈(宇斌)이, 이제 만3년 2개월.

일요일 제집으로 내려갔는데 화요일 날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해운대에 왔는데요. 바다가 엄청 넓어요.’라며 자랑이다.

큰며느리가 둘째 손자를 가져 배가 남산만한데 산달이 8월,

이번에도 아들이라 하니 이 할아버지의 기쁨은 두 배다.

출산하면 한동안 나들이를 못하니 미리 추억여행을 떠난 거다.


손자 녀석 이곳에만 오면 신이 나서 밭으로, 닭장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 집안에 있을 틈이 없다.

밭에 심어놓은 곡식과 채소의 이름을 가르쳐주고

들꽃과 나무와 새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도 이 할아버지의 몫이다.

좀 더 크면 한자도 가르치고 간간히 역사이야기도 해줘야하고...

클로버 꽃으로 추억의 꽃시계와 꽃반지를 만들어 주었다.

이런 것들이 시골농촌과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남겠지.


뱃속의 둘째 손자 이름은 무럭무럭 자라라고 우선 ‘무럭’이다.

잠정적으로는, 부르기 싶게‘하빈’이라고 결정했는데

의미 있는 한자를 골라 붙여야지.

‘할아버지! 무럭이 나오면 전화할게요.’라며 큰소리다.

벌써 큰놈이 보고 싶고, 작은 손자도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무엇으로, 무슨 재미로 사는가?

손자만나고 통화하는 재미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