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어디인가?

백수.白水 2011. 2. 26. 18:13

 

2004년 2월에 개봉된 영화. 김하늘 강동원 주연의“그녀를 믿지 마세요.”

그 영화는 이렇게 전개된다. 깜찍한 외모, 순수한 미소, 유려한 말솜씨..100% 완벽美를 자랑하는 그녀, 영주. 하지만 그녀 본색은 고단수 사기경력으로 별을 달고 있는 터프걸. 영주는 가석방 심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가볍게 통과한다. 출감하자마자 영주는 유일한 혈육인 언니결혼선물로 준비해둔 목공예 기러기 한 쌍을 들고 부산행 기차에 오르는데.


한편, 용강마을 약사인 희철 역시 여친에게 프로포즈할 반지를 들고 부산으로 가던 중 영주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영주에게 치한으로 오인 받아 죽도록 맞는 것도 모자라 낯선 남자에게 반지까지 소매치기 당한 희철. 가석방 중인 영주는 도둑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다시 반지를 찾아주려 하지만 이 와중에 그녀의 짐 가방과 희철의 반지가 뒤바뀌고 만다.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 하에 용강마을에 들어선 영주. 하지만 한번 꼬인 것이 어디 쉽게 풀리랴. 희철의 가족들은 반지를 가지고 나타난 영주를 희철의 애인으로 오인하고 진실을 밝히기엔 뒤가 꺼림직한 그녀는 결국 약혼녀 연기에 돌입하고 만다.


여친에게 프로포즈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희철은 영주의 의도치 않은 사기극에 분노하지만 이미 한발 늦은 상태. 희철은 가족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순진한 여인을 버린 파렴치한으로 찍히고 마침내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이제 영주와 희철,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애정빙자 사기극. 이 여자를 사기죄로 고발합니다!  어머머머... 난 사랑이었어!!!


 

주인공 희철의 집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앞집이다. 머리가 좀 띵하고 가슴이 답답해서 슬슬 어스렁거리며 앞집에 찾아갔다. 그 집에는 지금 40대 초반의 조각가 유창섭씨와 그 보다 십 여살 어린 아내가 산다. 결혼 한지 이년 정도 됐는데 아내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번역 일을 한다. 나야 세속에 푸욱 물들어 찌든 사람이지만 그 부부 참으로 순진무구하다. 동면하는 곰 두 마리처럼 작품에 몰두하며 칩거하니, 겨울잠을 깨우며 불러내는 역할은 이 동네에서 내가 유일하다. 

 

사진 속의 작품은 고철로 보이지만 2002년 대학로에 전시했던 작품으로 그 당시 3,000만원에 팔라는 제의를 거절한 작품이란다. 내가 보면 낡아 버린 철선 같기도 하여 작품명을 물으니“어디인가?”라며 작품에 대한 시를 썼고  TV에도 방영이 됐단다. 어떤 의미를, 무엇을 형상화한 거냐고 물으니 그저 느끼는 대로 생각하면 된단다. 나는 무엇일까? 궁금한데 말이다. 내가 무식하게 때려잡자면 “그대 지금 어디인가? 내가 이제 배타고 찾으러 간다? 가 맞을 것 같기도 한데.... 

예술에 맞고 틀리고가 어디 있나. 한심하게,,,,,틀리는게 맞는거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

강의 끝은 어디인가?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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