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유월의 태양아래 땅이 말라 푸석거립니다.
연약한 잎이 타들어 갑니다.
푸른 이파리도 고개가 수그러듭니다.
닭과 오리가 할딱거립니다.
마음도 메말라 작은 바람에도 흙먼지가 날립니다.
마음이라는 놈은 한번 말라버리면 언제 촉촉해질지 모릅니다.
마음이라는 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 있어서
누가 불러내, 꺼내서 적셔주기 전에는 혼자 촉촉해지질 않습니다.
물을 뿌리고 비를 맞추고 그러고도 한참을 지나야 보드라워집니다.
아, 이 까칠함.
눅눅한 것도 까칠 거리는 것도 참아내기가 불편합니다.
변덕이 아니라 순환입니다.
까칠함과 눅눅함을 왔다 갔다 했으면 좋겠습니다.
[석여공님의 시를 흉내 내고, 확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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