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30(일)
며칠전 서산 팔봉산에서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던 가로림만의 그림같은 정경(情景)이 자꾸 눈에 밟힌다.
일요일이라서 관광객들로 혼잡스러울 테지만 그쯤이야 쾌히 감수해도 될 정도로 청명한 날.
항아리의 목처럼 생긴 가로림만의 어귀 황금목(黃金項)에 있는 황금산(黃金山, 156m)으로 갔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대산반도의 북서쪽 끝단에 솟아 있는 작은 산으로 집에서 56km, 한 시간쯤 걸린다.
한 4km쯤 걷고 놀고 3시간 남짓 걸렸다.
황금산(黃金山)은 ‘항금산(亢金山)’이라 불렸는데 이 일대에 금이 발견되면서 황금산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지명유래집에 “황금은 평범한 금이고 항금은 고귀한 금을 뜻하므로 마을의 옛 선비들은 고집스럽게 '항금산'으로 표기하였다고 한다.”는 유래와 함께 항금산(項金山)으로 기록된 사례도 전한다.
그러나 항(亢)자가 높다는 의미로 쓰이기는 하지만 항금(亢金)이란 말은 듣느니 처음이고,
황금은 평범하고 항금은 고귀하다는 말도 이해하기 어렵다.
亢(항)이나 項(항)에는 ‘목, 목덜미’의 뜻도 있다.
목은 어떤 것이 갑자기 잘록해진 부분이다.
몸통과 머리를 연결하는 목이 그렇고, 발목과 손목 팔목이 그러하다.
혹시 황금산이 가로림만의 좁은 목 부분에 위치한 섬이라서 ‘목에 있는 금(金)산’이라는 뜻으로 항(亢, 項)자를 끌어다 쓰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산의 앞바다를 일명 황금목(黃金項)으로 부르고 있지 않은가.
여하튼 서쪽해변에 옛날 금을 캐던 큰 동굴 2개(굴금, 끝굴)가 있는 것으로 보아 항금산이나 황금산이나 금과 관련된 이름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황금산은 원래 섬이었지만 독곶리와 사빈(沙濱, 모래톱)이 연결되면서 육계도(陸繫島)가 되었으며, 1988년 삼성종합화학이 생기면서 육지와 완전히 연결되었다.
황금산 “몽돌해변과 코끼리 바위가 유명한 산”
황금산은 해발 156m로 작고 나지막한 산이지만 해송과 야생화가 아름다운 완만한 숲길과 산을 넘으면 나타나는 몽돌로 이루어진 해안이 유명하다. 전설속에 황룡이 연평도 근해로 간 조기떼를 몰고와 고기가 많이 잡히는 바다라 하여 황금바다라 불리었고 매월4월1일 고기를 부르는 祭를 지내고 있다. 산을 넘으면 코끼리바위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해안절벽을 볼수있으며 썰물 때에는 황금산 둘레로 해안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안내문>
등산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지만 정상에서 조망도 트이지 않고 아기자기한 맛도 별로 없다.
압권은 ‘끝골’에서 시작되는 해변 트래킹으로 나는 로프절벽까지 걸었는데 물때를 잘 맞춰야한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맨손으로 암벽을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황금산의 낙조가 끝내준다는데...
갯벌이 드러난 가로림만의 황금목(黃金項)
황금산사(黃金山祀)
임경업 사당과 황금산당제
황금산 뒤쪽 바다는 물이 깊고 물살이 급한 위험한 해역이다. 이른바 항금목 또는 항금항이라 칭하였다.
이곳을 지나는 배들의 안전운항을 기원한 사당이다. 그 염원을 담아 언제부터인지 황금산 산신과 '임경업'장군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안내문>
간조로 드러난 몽돌해빈(海濱)에 내려서니 생각지도 못했던 절경이 쭈욱 펼쳐진다.
玉돌의 사촌쯤 되어 보이는... 차돌처럼 단단해 보이는 이 바윗돌이 황금산의 기반암인 규암(硅巖)이다.
규암은 사암(沙巖)이 변성작용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구멍이나 빈틈이 없이 매우 단단하여 다른 암석에 비해 풍화와 침식에 잘 견디고, 깨진 표면이 평탄하다. 주상절리형상으로 갈라지고 있다.
코끼리바위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물이 빠져나가고 기묘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떠한가? 만물상이며 소우주가 아닌가.
만조 때 굴 껍질이 붙어 있는 곳까지 물이 차오른다.
로프절벽위에 사람들이 보인다.
저 멀리 바위섬
굴 껍질이 미끄럼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손을 베일 염려가 크다.
바다코끼리와 거북?
주상절리와 판상절리가 동시에 진행되는듯하다.
몽돌은 기반암에서 분리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각이 많이 져있다.
황금산 몽돌해빈의 명물인 코끼리 바위! 이 바위는 침식풍화를 거치며 형성된 해안터널이다.
밀물 때는 코끼리의 코 아랫부분까지 물이 차오른다.
황금산의 서쪽해안은 높은 파도와 조류의 영향으로 침식풍화를 거친 해식애(海蝕崖, 해안절벽)·파식대(波蝕臺, 평탄한 암석대지)·해식동(海蝕洞, 해안동굴)·해안터널(sea arch, 자연다리)·돌기둥(sea stack) 등 해안암석지대가 무척 발달되어 있다.
반대편에서 본 코끼리바위
소나무토막하나, 몽돌위에서 몸을 굴려 반질거린다.
직벽에 가까운 암벽을 맨손으로 오른다. 여자들은 안전 줄을 맺지만 어떤 남자는 안전 줄도 없이 그냥 오른다. 꼭대기에서 줄을 타고 건너편 바위로 내려온다.
굴금해빈으로
돌에 금가루가 붙어 있는 듯 반짝거리기에 찍었는데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보이는 곳이 굴금이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접근 할 수가 없었다.
굴은 길이10m, 높이 20m로 들어가면 황금색이 누렇게 빛을 발하고 있다고 한다.
갯바닥이 드러났던 황금목에 바닷물이 차오른다. 맨 처음사진과 비교해 보라. 둘 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황금목은 간조 때에는 유속이 빠르고 파도가 높아서 험한 뱃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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