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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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람과 사람들 - 은퇴농장 이야기 "여기 하숙생 구합니다."

백수.白水 2017. 9. 24. 15:02


며칠 전인 920()

맑고 파란하늘에 끌려 홀로 여행길에 나섰다.

먼저 홍성광천에 있는 수목원그림이 있는 정원을 둘러본 다음,

보령오천항에서 가까운 충청수영 해안경관전망대에 올랐는데

바다와 어우러진 산과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경관에 매료되어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오후1, 대천역에서 연안여객선을 타고 삽시도로 들어갔다.

대략40분쯤 걸리는 거리, 초반에는 하얀 물거품을 쫓아 날아오르는 갈매기 떼를 유인하느라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다가, 한참 후 배안으로 들어가고 나니 뱃전이 조용하다.

 

바람이 거세다.

아무도 없는 뱃전으로 혼자 나갔다.

파란하늘을 바다삼아 유영하는 흰 구름.

눈부신 햇살이 잔물결에 부서지며 별처럼 흩어진 바다.

가을빛으로 물든 긴 섬은 한 마리의 용이 되어 서해로 헤엄쳐나간다. 장관이다.

 

초로의 할머니 한분이 나오신다.

둘이서 먼 바다 흰 구름을 바라보며 좋다고 참 좋다고 몇 마디 주고받았다.

배에서 내리니 섬 구경을 하러온 사람은 우리 두 사람뿐.

홍성에서 기차를 타고 혼자서 섬 여행을 오셨다니... 낭만가득 소녀감성을 지니신 분이다.

    

동쪽해안 길을 따라서 둘이 걷다가 산모퉁이쯤에서

나는 빠른 걸음으로 밤섬선착장으로 향했고,

할머니는 해변백사장을 거닐고 가까운 곳을 천천히 구경하기로 했다.

 

육지로 나오는 배는 17:30.

선착장에 도착해보니 여유시간이 많다.

 

시골로 내려와 공동생활을 하며 홀로서기를 하셨다고...

부부가 같이 살다가 늙어서 한사람이 먼저 가고 홀로 남았을 때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담담하게 풀어 놓으신다.

금년 설 무렵 KBS 1TV‘사람과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당신들의 생활이 소개되었다고...


잡다하게 시시콜콜하지도 않고 자기과시도 없이 차분하고 진솔하다.

고운풍모를 지녔고 고상한 품격이 느껴지는 여인이다.

배를 타고 나오는 동안, 그리고 대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시겠다는 걸 내차로 모시고 광천역까지 가는 동안 꽤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안연환 할머니!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전화번호를 적어주시면서 혹여 아내가 오해하지 않을까 염려하신다.

그럴 리가요. 기회가 되면 놀러가야겠다.

매주 금요일 온천탕에 오신다하니 그곳으로 가도 되고...

 

집에 와서 TV다시보기를 하니 잘 나온다.

용량이 커서 동영상을 올릴 수 없으니 번거롭지만 TV다시보기(1,100원)를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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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zee_bong/220938120178




은퇴농장의 어르신 하숙생분들.

며칠 전 퇴근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TV를 보는데 KBS 1TV에서 '사람과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이 하더라구요.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를 무겁지 않게 바라보는 다큐프로그램인데 보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고 말았습니다.
수신료의 가치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실현하는 듯 합니다. 제가 본 편은 은퇴농장에 계신 어르신들 이야기였는데 감동적이라 소개할 까 해요.




은퇴했다고 삶마저 은퇴한게 아니야.



은퇴농장에 계신 분들을 잠깐 소개할까요.
위쪽에 계신 분은 만화를 좋아하시는 은퇴농장 최고령이자 가장 오랜 입주민이기도 하신 이문민(93) 할아버지.
그리고 아래는 그의 단짝 미국에서 30년 살다가 한국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한 허병선(83) 할아버지.




은퇴농장 하숙생 중 여성은 단 두분!
위는 입주 2주차인 새내기 하숙생이자 곱디곱은 소녀감성의 안연환(73) 할머니.
대장암을 앓고 대수술만 5번을 하신 인공항문을 권총찼다고 유쾌하게 말씀하시는 김정희(77) 할머니.

                                                
 






(위) 은퇴농장 어르신분들의 용돈벌이를 책임지는 작업반장 김기태(87) 할아버지.
(가운데) 은퇴농장 공식 한의사 역할을 하시는 이재영(68) 할아버지와

(아래) 은퇴농장 막둥이이자 운동을 좋아하시는 임광빈(66)

할아버지까지 오랜세월을 지내오신 분들답게 각자 이야기도 다르고 캐릭터도 분명하신 우리 어르신들!



그리고 그 어르신들을 돌보시는 은퇴 농장 주인 김영철(65)님 까지! 과연 이 분들의 은퇴농장 이야기는 어떨까요?




성격도 다르고 살아온 이야기는 달라도 은퇴농장에 들어온 이유는 다 같다.



'자식들에게 부담되기 싫어...'


자식들이 살기 힘들어진 세상, 청춘을 다 바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이 불편합니다.
부담 주기 싫고 잘못한 거 없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그런 이유가 반.






'외롭더라구...'
자식들에게 부담되기 싫으신 이유가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외로움입니다.
은퇴농장에 계시는 어르신들 대부분 배우자분들과 사별을 하신 분들입니다.

황혼의 부부로 영원한 동반자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반쪽을 잃은 어르신들에겐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있었죠. 외로운 사람끼리 모인 곳 은퇴 농장에 들어온 것입니다.




은퇴농장의 하루. 하숙생은 느리게, 주인장은 빠르게





농장주인 김영철 할아버지는 바쁩니다. 어르신들 음식도 내딸과 함께 준비하시죠.




어르신들 태우고 읍내도 자주 나가세요.

새차도 3~4년이면 14만킬로를 타니 이건 거의 전국을 다니는 영업용 차량과 맞먹는 수준이죠.



어르신들 모시고 시장에서 장도 보시고 찜질방도 다니시면서 외롭지 않게 추억도 만들죠.
사진엔 없지만 농장주인이니까 어르신들에게 일감도 주면서 농사도 지으시고 정말 바쁜 하루이지만 결코 자신을 닥달하지 않아요. 평생을 쉼없이 달려오신 분들과 함께 있기에 은퇴 후 까지 달리는 삶은 너무 각박하니까요.




그래서 주인장이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요. 그럼 주인장 이야기 볼까요?





은퇴농장의 시작





막내딸과 함께 살고계시는 은퇴농장 주인 김영철 할아버지.

손자 보는 재미도 그의 일과에선 빠지지 않는 한 부분입니다.





은퇴농장은 무려 30년전에 처음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원룸 형태로 1인 1가구로 운영되지만 예전에는 방하나에 어르신 두분을이 사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갈등도 생기고 해서 현재의 주거형태로 바꾸셨다고 해요. 은퇴농장을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는 바로 김영철 할아버지의 아내분 덕이었죠. 자식과 사는 걸 미안해 하시던 어머니를 보며 홀로 사는 어르신분들과 사는 공동체 시설을 꿈꿨다고 합니다. 그렇게 30년 동안 김영철님과 아내분은 은퇴 농장을 운영하였죠.





하지만, 올 해 겨울 오랜 몇 년간의 암투병 끝에 아내분은 하늘나라로 가셨고 농장주인 김영철 할아버지도 은퇴농장의 어르신들 처럼 홀로 남게 되었죠. 30년 전에는 아내분과 함께 젊은이었지만 지금은 하숙생 어르신과 비슷한 연령대이고 상황도 닮아가는 것이죠.



손이 컸던 아내분덕에 지금도 음식 양은 줄이지 않는다고 해요. 행여나 어르신들 식사 모자라게 하실까봐 항상 넉넉하게 하신다며 눈가가 촉촉 해 지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더군요. 나 역시 늙을 것이고 은퇴를 고민할것이며 외로이 홀로 세상에 남겨졌을 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부모님 생각나는 날





내가 아기일 때 어머니가 똥기저귀도 갈아줬고 음식을 맥여줬으며 용돈을 줬고 내가 이렇게 크도록 키워주셨다.
다시 아기가 되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내가 못할 쏘냐. 하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 않겠지만 지금의 마음은 그렇다.
언제까지 희생만 하는 삶이 어머니의 삶은 아니지 않는가.



                          

       

내가 불편해서 독립하는 자식. 자식 불편할가봐 출가하는 부모님




                               


 (위) 암으로 떠난 보낸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술로만 보내신 임광빈 할아버지는 은퇴농장에서 다시 웃음을 찾았다.

(아래)은퇴 후 남편분과 전원생활을 했지만 남편분이 떠나시곤 허허벌판에서 묵언수행을 하신 안연환 할머니는 은퇴농장에서 수다쟁이가 되었다.





연금통장이 가장 효자인 요즘, 은퇴 후 용돈벌이라도 하기가 힘든게 지금시대인데 은퇴 농장 어르신들은 물론 월세와 관리비, 식비 등으로 80만원이 넘는 돈을 농장에 내십니다. 대신에 농장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죠. 농장일을 돕는 것인데 느린 어르신 손이지만 농장주인 분께서 노동 값은 톡톡히 쳐 주시더군요. 




출근이라는 말이 어색하신 어르신들. 눈치보이는 용돈이 아닌 월급이 감격스러운 어르신들.
몇 년 혹은 수십년만의 월급봉투를 받아본 어르신들에게 은퇴농장은 몸은 노쇠하였지만 마음만큼은 젊었던 시절로 되돌려주는 듯 합니다.



사람과 사람들 - 여기 하숙생 구합니다 : 은퇴농장 하숙생분들의 이야기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 그동안 키워주신 것을 빚이라 생각하고 빚갚는 심정으로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집도 직접 구하고 생활비, 공과금, 어머니 옷, 화장품 등등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가 않아 사실 좀 힘들지만 어머니는 저에게 삶의 원동력입니다. 제가 많은 걸 포기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어도 원망은 한 적은 없었습니다. 어머니 역시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기때문이죠.

더 이상 그런 삶을 살지 않길 바라지만 아직 자식들이 덜컸나 봅니다. 아들 밥 차려준다고 새벽에 졸린 눈 비비시며 일어나시고 시집 간 딸내미들 자식 돌봐주러 먼길을 다니시는걸 보니 아직 자식들은 몸만 컸지 엄마손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아직도 빚을 갚으면서도 빚을 지고 있네요. 부모님 그리고 내가 늙었을 때를 고민케 하는 '사람과 사람들 - 여기 하숙생 구합니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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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사람과 사람들  -  은퇴농장 이야기 "여기 하숙생 구합니다."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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