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호주

10. 여름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백수.白水 2017. 12. 25. 05:47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

 

 

 

호주10일째: 2017.12.24.(크리스마스전날)

 

여름날에 맞는 크리스마스가 생경하기는 하지만 호주에서는 4일간의 연휴가 주어지는 부활절과 함께 우리의 설과 추석처럼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한다.

상점 같은 큰 건물은 물론 가정집에도 성탄절을 축하하는 장식을 두르거나 설치한 곳이 많은 것을 보면 그 열기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지금껏 성탄문화를 어색해하며 하루 쉬는 날 정도로만 여겨오던 내가 생전처음으로 어느 가정의 성탄축하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아들네가족이 초대를 받은 것이고 우리부부는 마침 호주에 들어왔으니 같이 간 것이 맞다.

아들네와 부모자식처럼 잘 지내고 있는 그레이엄과 마리아 부부의 초대다.

 

 

 

문밖으로 나와서 반겨주는 그레이엄. 주정부고위관리출신으로 70세가 넘었는데 과거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며 박사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나하고는 5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레이엄은 언변이 좋고 쾌활하며 농담을 잘한다.

 

 

 

가운데는 부인 마리아. 대학교수출신으로 일본말을 잘하며 나와 한자로 필담이 가능하다.

현모양처(賢母良妻)형으로 어질고 덕성스런 풍모를 지녔다.

아들네와 만난 지가 10여년, 사업상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마리아는 바쁜 며느리를 대신해 일주일에 두 번씩 손녀를 돌봐주고 있다. 물론 무상으로...

 

 

 

둘이서 간신히 내려야 될 정도로 큰 선물을 싣고 갔다.

 

 

 

그레이엄부부, 우리집식구6, 그레이엄의 막내손녀, 베트남에서 유학 와서 이집에서 4년인가 살다가 박사과정을 마친 후 오늘새벽에 떠날 의사부부(남편은 사정이 있어 며칠 전에 미리 출국)와 아들 빡, 박사과정을 지도해준 여교수부부 등 13명이 모였다.

 

 

 

 

베트남에서 온 산부인과 의사, 그레이엄 외손녀, 손녀딸 유진!

 

 

 

선물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뜯어 확인한다.

 

 

 

조촐하게 다과를 차려놓고 정겹게 담소를 한다. 그리고 그레이엄부부가 의미를 설명하며 각각의 사람들에게 따로 따로 맞춤형 선물을 전하며 덕담을 한다.

 

 

 

참석한 사람들도 그동안의 후의에 감사를 표하며 답례로 선물을 전하고.. 어린애들은 정성스레 쓴 크리스마스카드를 전하기도 한다.

 

 

 

허례허식 형식적이 아닌, 진실한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뜻 깊은 자리.

우리아들네식구들을 자식과 딸 손녀처럼 얼마나 정성으로 아껴주시는지 사랑이 가득 느껴진다.

두 분을 호주아버지와 호주어머니로 생각하며 지극하게 모시라고 늘 당부하는데 고마움 마음을 담아 날잡아 내가 한턱 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