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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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22년 추석(秋夕)과 구구절절(九九節節)

백수.白水 2022. 9. 11. 05:44

대부분 추분(秋分)가까운 9.20일 전후로 추석이 오는데

금년에는 10여일쯤 빨리 추석을 맞는다.

장마와 초강력태풍이 지나갔고

아침이면 흰 이슬이 초목의 잎사귀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백로(白露)가 엊그제,

이제 가을하늘은 청명하고 한낮의 따끈한 햇볕과 조석으로 선선해진 바람에 만물의 결실이 시작되는 시절로 접어들었다.

추석연휴가 4일이나 되다보니 평시에도 하루하루가 노는 날인 은퇴자의 마음은 더없이 여유롭다.

 

 

[추석전날 구구절절(九九節節)]

추석전날 동네방송스피커로 쓰이는 디지털시계가 2022년 9월9일 9시9분임을 알린다.

퍼뜩 떠오른 생각, 그렇지... 양력이지만 말을 만들자면 이게 바로 구구절(九九節)이구나.

아니지...  9가 4번 중첩(重疊)되니 이건 구구절절(九九節節)이라고 해야겠구나.

 

옛 명절의 하나로 중양절(重陽節)이 있다.

중양(重陽)이란 음력으로 양수(陽數)가 겹치는 날 곧 1월1일(설), 3월3일(삼짇날), 5월5일(단오), 7월7일(칠석), 9월9일(중양절)을 이르는 말로, 이중에서 특별히 9월9일(음력)을 중양절이라 한다.

다른 말로 중구일(重九日) 또는 구구절(九九節)로도 부른다.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초저녁사진 왼쪽 수덕산 위로 떠오른 금성(샛별)

 

 

동쪽하늘로 떠오른 달!  얼마나 신비롭고 황홀하던지...

 

 

감히 내 스마트폰으로는 실경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동영상▲)  9.9일 후주에 사는 삼둥이 손녀들 2번째 생일.

 

 

[추석날]

 

 

아파트에서 키워보라고 상추 몇 포기 심어 보낸다.

 

 

고구마를 캤는데 금년에는 흉작.

 

 

큰손자 중학교2학년, 작은손자 초등학교5학년

 

 

이번 추석 달은 100년 만에 가장 밝은 달이라는데....

 

 

잠깐 동안 동쪽하늘에 떴다가 얼마 후에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수해복구]

 

 

지난 56일간 강력한 태풍 한남로가 몰고 온 강풍과 비바람에

8.28일 날 김장용으로 심어놓았던 배추 중에서 많은 것들이

이파리가 부스러지고 줄기가 잘려나가는 큰피해를 입었다.

 

9.7일 날. 상한 것들을 뽑아내고 급하게

여분으로 심어놓았던 모종 중에서 상태가 좋은 것을 골라 옮겨 심고,

며칠간 물을 주고 관리하면서 살아나기를 기대했지만

옮겨 심은 것들은 하나같이 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다 말라버린다.

어떤 사람들은 심어서 수확되는 것만 먹으면 된다고 대범하게 얘기하지만

어디 그렇게 되는 것인가꼭 필요한 수량이 있는 것이지...

 

추석날 오후가 되면서 다급해졌다.

덕산장은 어제였고.. 종묘상은 연휴라서 문을 열지도 않았을 테고..

모종을 구할 방법이 참으로 난감하다.

 

장날 노점에서 채소와 모종을 파는  아주머니한테 전화했더니

어제 장날을 마지막으로 배추모종은 다 없어지고 마감했단다.

혹시 삽교읍 어디에 가면 있을지도 모르겠단다.

급하게 차를 몰고 삽교로 갔더니 그쪽도

리고 다른 몇 곳도 추석전날인 9.9일부로 모든 끝났다고...

 

 

허탕 치는 셈치고 장날인 서산해미장으로 달려갔다.

상인들에게 물어보며 여러 대여섯 곳을 돌아다녔지만

모두 문이 닫혔고 간판 전화번호는 100% 불통이다.

 

 

고전 끝에 기운은 빠지고...마지막으로 어느 아주머니가 알려준 곳을 찾아갔다.

그곳간판은 휴대전호로 금방 연결이 된다

지금 어디냐고 묻는다.  멀리서 왔는데 가게앞에 있다고...

배추모종있냐고 물으니  5분 내로 달려오셨다.

 

구세주를 만난 것힘들게 배추모종1판을 구해왔다.

대략 9.10일쯤이면 배추모종판매가 모두 끝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빈자리 싹 채웠다.

 

 

태풍에 쓰러진 대추나무와 감나무를 일으켜 세웠다.

아내와 아들 손자는 위에서 나무를 밀고 나는 개울 쪽으로 내려가서 밧줄을 당긴다.

 

 

아내가 위에서 감나무를 밀고 내가 아래에서 밧줄을 당기는 과정에서

삵은 줄이 뚝 끊기며 내 등이 배수로(시멘트구조물)를 향한 채 주저앉았고

뒤로 엎어질 찰나...내가 어떻게 순간적으로 땅에서 엉덩이를 들고

몸을 틀어 건너편으로 뛰어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수로 깊이가 1m가 넘고 건너뛸 폭 역시 1m가 넘는 위험한 곳이라서

평소에는 절대 건너뛰지 못하는 곳이다.

아내가 그 순간을 지켜보았다. 길을 걷다가 낙상해도 크게 다칠 나이에 천운(天運)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낼모레 밧줄 단단한 걸로 사다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