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나무가 구름과 별을 만나듯.....

백수.白水 2011. 3. 13. 06:13

숲이 바람과 햇살을 만나듯

들이 노을과 새들과 만나듯

나무가 구름과 별을 만나듯

서로 사랑하여라.

<황중환>

 

나는 아침신문을 받으면 대충대충 넘기며 제목 정도만 확인한다.

시사성 뉴스는 tv가 빠르므로 그때그때 걸리는 대로 보고,

저녁 식사까지 끝나고 하루일이 마무리되면 생각나는 책 골라 몇 페이지 읽기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만사 들여다보며 신문을 정독하게 된다.

마음에 와닿는 글이 많아, 내가 스크랩해 놓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글은 퍼 올린다.

인터넷 검색은 궁금한 것 모르는 것 실시간으로 검색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내가 퍼서 올린다는 것은 내 마음을 움직인 글인데,

다른 이들도 시선이 끌리면 같이 읽어 보자는 취지고.....


내가 남들처럼 몇 날 며칠을 고심해가며, 갈고 다듬고, 그래서 주옥같은 글을 만들지 않고

그저 설익은 생각과 서투른 필치로 그 때 그 때의 생각을 쓰는 것은

깊고 길게 생각해봤자 내 머릿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쓰는 것은 어차피 이 공간이 품위 있게 의견을 제시하는 독자 투고도 아니고

내가 만든 나의 공간에서 주변잡사를 그저 일기처럼 올리는 것이다.


가면과 익명 뒤에 숨지 않고 맨얼굴 드러내며 주변사람 실명으로 까발리는 것은

가급적 가식없이 진솔하게 내 생각을 쓰자는 의지의 표현이고....


공감하고 느낌이 가는 구석이 한 구절이라도 있으면 서로 댓글과 답글로 의견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실례와 결례도 많이 하게 되는데

의도적으로 상대를 비방하거나 폄훼할 생각은 애시 당초 없다는 것은 내 천성이고....

 

내 원래 고결하고 내공 가득한 사람이 아닐진대....

세상사 유유상종이라 하지 않던가.

그네들 난척하며 거들먹거리며 끼리끼리 노는 물은 따로 있는 것이고,

내가 남들처럼 근사하게 행동해봐야 금방 뽀록날건  뻔한 일이다.

나는 그저 이렇게 살고, 걸으며 생각하고, 글을 쓸 일이다.

 

 

21세기가 된 오늘날, 현대인에게 과거의 문방사우는 낡고 고루한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인의 문방사우는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와 스마트폰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집중과 인내보다 속도와 즉흥성을 중시합니다.

느린 건 용납되지 않고 여백으로 남겨지는 것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의미나 깊이보다 재미와 순간적 자극을 원하므로 사유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여백과 여유, 깊이와 의미가 스러진 곳에 정신은 뿌리를 내리지 못합니다.

부박하게 명멸하는 정신은 중심이 깨어지고, 중심이 깨어진 정신은 허황하게 부유하고 분열합니다.

이렇게 찬란한 디지털 문명의 낙원에 어째서 정신질환자와 우울증 환자와 자살자가 늘어나는 걸까요.

문방사우와 벗하는 일은 21세기라서 더욱 새롭습니다.

그것은 즉흥성보다 근원성으로, 육체성보다 정신성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감싸 안습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먹을 갈고 천진한 마음으로 붓을 들어보세요.

너무 쏟아내고 너무 토해 내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 이제는 차분하게 자리 잡고 앉아

문방사우와 함께 오랫동안 잊고 지낸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박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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