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나의 이야기

공동선(共同善)

백수.白水 2011. 3. 15. 17:08

2011.3.15(화) 농사일지

정부에서 구제역발생지역에 상수도를 무상으로 공급하는데 오늘 집 앞에 수도계량기 설치작업까지 완전히 끝냈다.

바람이, 봄바람이 거세다.

마늘밭에 쳐놓은 보온비닐이 훌러덩 뒤집혀 버렸다.

원래 이번 추위가 지나면 다음 주에나 걷을 생각이었는데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오늘 비닐을 걷어내고 정리 작업을 마쳤다.

파란 싹이 5cm정도로 올라와 있다.

현재 상태로 볼 때 발아율이 좋아서 잘될 것 같은 예감인데 제대로 되면 30접을 캘 수 있다.

바람에 처마 앞에 쳐놓은 방풍 망이 들썩거려 촘촘하게 철사로 동여맸고,

앞집 조각하는 친구가 찾아와 금년에 닭을 기르겠다고 이것저것 묻기에 차한잔하면서 노하우 몽땅 넘겨줬다.

봄바람이 불면 동네처녀 바람나기 십상이다.

딸내미 기분 잘 맞춰줘야 하는 시기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 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입분이도 금순이도 담봇짐 쌌다네


석유 등잔 사랑방에 동네방네 총각 맥 풀렸네

올 가을 풍년가에 장가들라 하였건만 신부감이 서울로

도망갔대니 복돌이도 삼용이도 담봇짐 쌌다네


서울이란 요술쟁이 찾아갈 곳 못 되드라

샛 빨간 그 입술에 웃음 파는 에레나야 헛 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 달래주는 복돌이에 입분이는 울었네“


우리 작은누나 처녀 때 설움과 압박, 구속에서 벗어나 친구와 작당하고 대전으로 도망을 갔다.

우리 아버지 어떻게 수소문했는지 공장에서 일하던 누나를 한 달도 되기 전에 잡아오셨더라.

우리 어머니는 딸의 머리칼을 잘라 뒷간(화장실)에 매달아 놓으면 다시는 줄행랑치지 않는다는

무당의 비방을 받아들여 누나 머리칼을 뒷간에 매달아 놓으셨다.


일본열도지진공포. 빨리 잦아들어야 하는데 첩첩산중, 설상가상으로 원자로가 또 폭발했다 이제 핵쓰나미다.

몇 일전에 내가 생체의 되돌림 현상을 얘기한 적이 있다.

대자연 스스로의 자연스런 자연현상이지만 자연 앞에서 한낱 티끌에 불과한

우리 인간이 겪기에는 너무 참혹하고 잔인한 공포다.

일본인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를 전하며 그래도 살아야 되니 힘내라고 응원한다.


“세상에 어려움에 빠진 이웃나라에 위로는 못해줄망정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말을 할 수 있지

  말은 마알 마음의 알갱이라잖아

  생각이 맑고 고요하다면 말도 맑고 고요하겠지“<황중환>


방송에서 일본 돕기 성금모금을 중계하더라.

어떤 노인양반이 소감을 말하는데 ‘앞으로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리 국민들 그런 생각 갖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나. 그러나 말도 때가 있다.

장례식장에 부조금 들고 가서 상주에게 앞으로 행동 똑바로 하라고 충고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나 어려움에 빠졌으니 도와주려는 마음이 우러난 것이고 단순하게 평소의 생각을 얘기한

순박한 노인네를 탓할 수는 없다. 생각은 순수한 거다.


넘어진 놈 짓밟는 것 아니다.

아무리 밉더라도 팔 부러진 놈 쫓아가 다리까지 부러트릴 일도 없다.

권투도 상대가 쓰러지면 일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싸운다.

비겁하게 쓰러진 놈한테 뭐라고 험담하는 거 아니다.

정정당당해야 한다.


내가 지난번 우려했던 대로 그분 또 한건했다.

“일본은 다신주의 국가여서 집집마다 섬기는 신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독교의 하나님도 수많은 신들 중 하나로 생각해서 잘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이런 것에서부터 돌이키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도 내안에 하나님이 있고, 내안에 부처님도 있다. 공동선 아닌가.

나는 주권자의 한 사람인 촌부로서 그리고 하나님도 부처님도 믿는 사람으로서 내 생각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다.


종교는 정치의 경계선을 넘지 마라.

정치도 종교에 기대어 편하게 표 얻을 생각 버려라.

정치집단 간에도, 종교 간에도, 그리고 정치와 종교 간에도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공동선 아닌가.

우리 다 같이 다시 한 번 생각할 일이다.


내가 일부 종파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100% 공감하는 사설을 퍼 옮긴다.


[사설]지율 스님은 천성산 도롱뇽 알 보고 무슨 생각할까

봄이 오는 경남 양산시 천성산 자연습지에서 도롱뇽 알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KTX 천성산 터널이 완공돼 하루 50차례가량 고속열차가 드나들고 있지만 천성산 습지 군데군데 도롱뇽 알이 눈에 띈다는 양산시 관계자의 전언이다. 터널 공사가 끝난 지는 이미 3년이 지났고 고속열차가 다닌 지도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현재로서는 늪의 수량이 줄거나 열차 왕래로 진동이 심해 도롱뇽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몇 해 전 천성산 내원사에 거처하던 지율 스님이 터널 공사에 반대해 도롱뇽 살리기를 내걸고 오래 단식을 했다. 2003년 단식 때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공사가 중단됐다. 2004년 그는 환경단체와 함께 낸 이른바 ‘도롱뇽 소송’ 1심에서 지자 다시 단식에 들어갔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수석이 찾아가 무릎 꿇고 사정해 겨우 단식을 풀었고 공사가 또 중단됐다. 2005년에는 100일간 단식을 벌여 장관 의원들이 줄줄이 찾아가 만류했다. 그 후 다시 한번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될 때마다 환경영향평가가 새로 실시됐고 그때마다 천성산 자연습지는 터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잦은 공사 중단으로 6개월간 공사가 지연됐다. KTX의 개통이 늦어짐으로써 부산 시민이 입은 사회경제적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발지상주의도 금물(禁物)이지만 환경근본주의도 위험하다. 지율 스님은 “산(천성산)이 울고 있다고 느꼈고, 산이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그래서 당연히 뭇 생명에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고 글을 썼다. 감성의 언어로 호소하는 것도 좋지만 과학적인 환경평가를 통해 내려진 결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도롱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번 봄에 천성산 습지를 찾아가 보기 바란다. 환경근본주의 같은 독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과 불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천성산 환경논쟁이 남긴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