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전원거(歸田園居) .... 시골에 돌아와 살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옮겨 온 글 370

한 마리 키워볼까 칠면조.

그의 벼슬은 입을 가렸다. 닭벼슬처럼 하늘로 치솟은 것도 아니고 부리 앞에 귓볼처럼 늘어진 것이 제 아랫것들과 구분하는 턱벼슬도 아니면서. 그의 벼슬은 늘거나 준다. 놀라운 처세술이다. 하마트면 소리내어 웃을 뻔 했는데 우스꽝스럽게시리 부리 앞을 가린 벼슬이 다 뭐람. 하고. 저리 불편한 자리에 하필이면 벼슬이 붙어가지고 당상관 벼슬을 했나. 생원 벼슬을 했나. 어떻게 먹이를 취할까. 벼슬이 아무리 높아도 수염 때문에 구겨질 체면은 없어도 되는가. 코의 연장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숨 쉬는 구멍이 없다해도 부리 앞에 늘어진 저 벼슬은 코이기도 하면서 가장 예민한 촉수이기도 하다. 부리 앞에 늘어진 그의 벼슬은 일종의 안테나다. 쪼그려 앉아 한참을 들여다본 후애 내린 결론이다. 낙향처사라도 경계심이 발동되..

옮겨 온 글 2017.04.15